농사꾼이 된 아기 고양이 ‘맹수’
약 2주 전에 우리 농가에 맹수가 한 마리 침입했습니다.
이 맹수는 우리 가족을 벌벌 떨게 했습니다.
설사 다칠까, 설사 추울까, 설사 밥이라도 굶을까 우리를 걱정으로 떨게 했습니다.
이름은 ‘맹수’로 지었습니다. 만날 때마다 우리 가족은
맹-하!
로 인사합니다. 맹수 하이!!
맹수가 언제 태어났는지, 성별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길고양이가 저희 비닐하우스 옆에다 새끼를 낳았기 때문이에요. 처음 발견한 아빠가 짬밥을 주었더니 터를 잡고 새끼를 낳았나 봅니다.
새끼를 몇 마리 낳았는지는 모르지만, 맹수 한 마리만 저희 곁을 맴돌았어요. 처음엔 피하다가 사료를 사서 주었더니 그때부터 우리를 따르기 시작하더니
이젠 계속 졸졸졸 따라다닙니다. 농사짓는 내내 같이 농사를 지어줍니다.
저희를 기쁘게 해 주니 식물도 잘 자라고 행복한 농사를 짓게 해 주니, 고양이도 농사를 짓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절대 정 주지 말자. 사람 손 타면 맹수가 위험해!
라고 말은 했지만 , 정을 안 줄래야 안 줄 수 없는 치명적인 아이였어요.
엄청난 귀여움으로 우리의 심장을 공격했습니다.
그래서 이름도 맹수예요. 엄청난 치명적 공격을 견뎌낼 수 없었거든요.
우리가 더덕 새싹을 수확하고 있자면 맹수는 슬그머니 다가옵니다.
그리고는 저의 무릎에 누워버립니다. 도대체 이런 애교는 어디서 배운 거야라고 귀에다가 말해줍니다. 그럼 대답은 ‘냐옹-‘
또 열중하여 농사일을 하고 있자면, 또 슬그머니 다가와 손에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 버립니다. 하. 내 심장.
더덕 선별 과정에서 갑작스러운 아기 고양이의 습격으로 정신을 못 차리는 장면입니다.
요새 맹수 덕에 농사의 활력이 생겼습니다.
맹수 덕에 많이 웃으며 농사를 지으니 식물에게 웃음소리 들려주어 너무 좋습니다.
맹수가 농사를 짓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맹수가 함께한 이번 연도 작황은 어떨지 궁금합니다. 농사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니지만, 맹수와 함께하면 자신 있게 농사를 지을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맹수야, 나와 함께 농부가 되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