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돈 주고 사 먹어 본 적 없는 너. 더덕
이 세 가지 문장을 다 포함하고 있는 작물은 더덕이다.
더덕은 우리 일상에서 서서히 잊히고 있다. 물론 더덕 마니아층이 있지만 엄청난 소수이고,
대부분 60대 이상의 어른들이 좋아하며, MZ세대에겐 굉장히 어려운 농산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대~30대들 중 더덕을 안 먹어 본 사람이 훨씬 많다.
나의 친구들(33세, 뱀띠)은 더덕을 한 번도 안 먹어 본 그룹과 내 돈 주고 사 먹어 본 적 없는 그룹, 딱 2 부류로 나뉜다. 내가 귀농하여 더덕 농사를 짓는다고 했을 때, 지인들이 사주는 그런 찬스는 없었다.
40년 동안 더덕 농사를 지어오신 아빠와 삼촌을 보며 더덕 농가가 얼마나 힘든지 몸소 느꼈다.
농가들 중에서도 더덕 농사를 짓는 소수의 더덕 농가들은 수익이 되지 않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나라 향토작물이 없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하며 농사를 짓는다.
그래서 나는 이러한 우리 향토작물이 잊혀가는 것에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더덕 맛의 매력에 빠지면 사실 헤어져 나오기 힘들다. 비슷한 인삼과 도라지와는 차원이 다른 맛이랄까.
이런 더덕에 단점이 있다.
더덕을 먹으려면
우선 씻어야 하고, 껍질을 벗겨야 하고, 껍질을 벗기는 과정에서 나오는 더덕의 사포닌은 온 주방도구에 묻어 잘 씻어지지 않는다.
제일 중요한 건 어떤 요리를 해 먹어야 할지 모른다는 것.
참 난감하다. 생소한 농산물이라 접해보지 않았으니 어떤 요리를 해야 할지 모른다. 그래서 귀한 더덕을 선물 받았음에도 받는 사람은 당황스럽다.
"산에서 나는 고기"
예로부터 산에서 나는 고기라 불렸던 더덕은 식감이 고기처럼 질겨 두들겨 먹었으며, 고기처럼 영양분이 풍부하여 약으로도 먹었다.
그래서 우리 더덕 농장에서 만든 것이 육포를 대체하는 식물성 포 '더덕포'이다.
비건이면서 당뇨인 나는 육포도 쥐포도 먹지 못한다. 그래서 더덕 농사를 지으며 더덕포를 만들어 먹으며 맥주 안주로 즐겼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더덕 포이다.
더덕포는 육포와 쥐포를 대체하는 비건 안주이다. 농사를 지으면서 환경을 생각하다 보니 자연스레 고기와 멀어지게 되고, 주위에 함께 사는 길고양이와 길 강아지들과 함께 어찌 같이 살지 고민하게 되었다.
더덕포가 나의 퇴근 후 맥주 한 캔의 안주가 되어주니 이보다 만족스러운 삶이 없다. 부담스럽지도 건강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멋진 식물성 포이다.
더덕포를 하나 사면 더덕 농가에겐 1,000원의 수익이 돌아간다.
그냥 원물 더덕으로만 생계를 유지했던 더덕 농가의 연평균 소득은 500만 원이다. 거기에 순수익을 따진다면 마이너스인 실정이었다.
더덕 농가에게 더덕포가 희망이길 바란다. 그리고 우리나라 국민들이 더덕을 잊지 않길 바란다.
또한, 우리나라만 먹는 이 더덕이 세계에도 알려지길 굉장히 바란다.
더덕포를 체험하고 싶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