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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임투티 Dec 02. 2016

본업과 취미 사이

지금 이순간 내 마음이 가는대로 살으리랏다

요 몇주간 본업에 충실했다. 

마케터에게 있어 광고와 런칭이벤트는 꽃 중의 꽃. 그 화려한 서막을 위해 달리고 또 달렸다. 잠을 못자는 건 둘째치고 식사할 시간까지 없어 뜻하지 않게 오키로나 빠져버렸다. 놀라야할 순간에 나도 모르게 기쁨. 


이 몸무게 오랜만이야. 근 20년만인거 같은데.

여자란.



어쨌든 그렇게 본업에 충실했다. 그리고 아주 성공적으로 잘 되어주어 다행이었다. 그치만 왠지 빡빡하게 살아가는 이 생활 때문에 잠시 잊고 있었다. 내 식물들. 오랜만에 블로그를 들어가보니 '이제 판매안하시나요' 란 댓글들이 하나 둘 남겨져 있는걸 보면 참 오랜 시간 취미 생활을 내려두었구나 싶었다.





흔히들 마케팅 아무나한다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않는다. 마케터는 분석, 기획, 숫자 등 어느하나 몰라서는 안되는데다가 창의력까지 필요한 부분이 있어 아주 머리 아픈 직업중에 하나이다. 전공이 이렇다보니 조금 더 팔이 안으로 굽어 편을 들기는 한다지만, 간혹 아무나 마케팅하지 할때면 부글부글 끓어오른다.


그만큼 나는 내 본업을 아끼고 좋아한다. 물론 평생하고 싶진 않다. 몸이 상하는게 너무 쉽게 느껴지기 때문에. 게다가 잘하고 싶은 욕심이 앞서 몸이 혹사당해도 그냥 그렇게 산다. 그래서인지 아주 길게 평생 하기보다는 지금 이 순간을 최선을 다해 최고가 되기 위해 살아야겠다고 늘 다짐하곤 한다.

요즘은 차 없이는 못살정도다. 바쁜데다가 늦게 끝나기까지하니 차가 필수인듯 하다. 

차를 타고 달리다보면 아주 기분이 좋다. 하늘이 예쁠 때는 이렇게 사진을 남기곤 하고, 저녁엔 재즈를 들으며 나만의 재즈바를 만들어 강변북로를 달린다.


본업에서 가장 좋아하는 일 중 하나. 개인적으로 마케터로 살아가면서 영상 욕심이 아주 매우 무척이나 높다. 영상만큼은 정말 잘 찍고 싶은 생각이 든다.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 촬영이지만 제법 기분 좋은 아침이었다.


광고주는 편히 앉아 논다고 하지만, 그래도 그림 하나하나 놓치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한다. 결과는 아주 만족스럽게 그림이 예쁘게 나온 듯 하다. 콘티만 보던 불안한 가슴을 잠시 쓸어내렸다.


갑자기 묵직한 기분.

이 많은 사람들이 다 우리 영상을 위해 모여주었다니. 잘하자 다짐한다.


그리고 런칭쇼.

밤샘 작업을 진행했다. 예상했던대로 밤샘이다. 밤새면 어떠하리. 잘만 하자싶었는데 다행히도 내가 원하는대로 흘러가주었다. 이렇게 성장해가는구나. 그리고는 런칭쇼가 끝나자마자 해외 출장이 있었다. 바빠도 이렇게 바쁠수가 없다. 

꿈만 꾸던 중국 방문. 여행은 꽤 많이 다녀봤지만 꼭 가고 싶던 중국을 드디어 방문하게 되었다. 너무 멋진 상해의 야경은 피곤해도 좋을 정도였다. 너무 피곤해 죽을 지경이었지만, 출장은 두번도 더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몇주간 너무 고생했어 내 발. 3만원도 안주고 샀던 신발인거 같은데 진짜 너무 잘 걸어주고 고생해주었다. 


너무 바빠 혼이 빠져나갈 지경이지만 지금의 내 본업을 사랑하는 이유는, 마케터에도 정확히 따지자면 기획과 전략/광고/오프라인/온라인 등 다양한 마케팅 분야가 있는데 어느 하나의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총괄하고 있어 해야할일이 산더미 같아도 배워야할 게 많아 즐거운듯 하다. 성장할 수 있다는 건 늘 신나는 일이기도 하지만, 지금의 나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니깐.



요 몇일. 서른살 꽃농부는 잠시 안녕이었다.

회사에서 밤샘작업을 많이 하다보니 눈에 띈 나의 모네의 정원. 아주 작은 식물이었는데 어느새 혼자서 쑥쑥 커 있었다. 집에 있는녀석들은 돌아보지도 못했는데, 혼자 잘 커주고 있는게 고마웠다.


미안해. 본업에 잠시 충실하느라 취미를 즐기지 못했어.






이렇게 바쁘게 지내는동안 어느새 12월이 되어버렸다. 이제 서른한살의 꿈을 쓱쓱 적어보는데 기분이 이상하다. 20대에도 매번 이렇게 한 해의 목표를 정하곤 했는데, 왠지 덜컥 겁이 나는 건 이제 정말로 서른이 되었다는 이야기일지도. 쉽게 도전하지 못하고, 포기하는 법을 배워 어쩌면 그래서 겁이 나는지도 모른다.


그치만 뭐. 서른두살이 보면 '임마 넌 아직 어려' 라고 할정도로 젊은 나이일지도 몰라. 

마케터도 서른살 꽃농부도 둘다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 잠시 사로잡혔지만, 아직은 젊으니까. 할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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