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하다말고 꿈꾸기
지난 이주간 바빴다. 앞으로의 이주도 바쁠 예정이다. 꽤 오래 커피를 다루었지만, 지금은 매일 아침 커피없이 못사는 그냥 평범한 회사원이다. 런칭쇼를 코앞에 두고 있는데 워낙 민감한 문제들이 많은지라 신경쓸게 한두개가 아닌데다가 뭔가 꼬여도 베베꼬이는 일들이 많아 신경이 꽤나 쓰이더니, 최근엔 숨이 막혀오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결국 오전 근무를 쉬고서야 다시 정신차리고 나갔다지만, 매일 지끈거리는 머리때문에 두통약은 필수일 정도다.
다음주는 런칭쇼를 마치자마자 해외 출장도 잡혔다. 그래서 더 바쁠 예정이다.
하지만 이렇게 바쁘다고, 일이 많다고 꿈을 꾸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다가올 봄에 꼭 하고 싶은 모네의정원을 여는 일은 아직도 -ing 중이다. 물론 아주 천천히, 하나씩 꿈꾸고 현실화하기 꿈꾸고 현실화하기를 반복하며 고민하고 있다.
어쩌다 마음에 드는 것을 보면 유레카부터 외치게 되는 이상한 버릇이 생겼다. 집에 올 때쯤이면 무려 카톡이 500개가 넘어가 있는데다가 전화를 하도 받아 입술이 찢어지고 마를정도여서 그 카톡 하나를 누를 시간 조차 없다. 핸드폰은 들여다보기도 싫은데, 꿈을 현실화시키려면 어쩔 수 없이 다시 이리저리 웹서핑을 시작하곤 한다. 꿈이란 녀석 참 대단하다. (공부를 이렇게 했으면 박사가 됐을지도 몰라)
물론 그러다 눈이 스르르 감겨 핸드폰을 떨어트려 얼굴을 맞은 것도 이번주 내리 몇번인지 모른다.
그래도 유레카.
내 꿈의 공간과 꼭 닮은 그곳들을 발견하고 나는 또 다시 외쳤다.
세상에 마상에.
보는 순간 반해버렸다. 이렇게 예쁜 공간이. 완벽한 공간이. 정말 완벽했다. perfect!
둥근 테이블로 옹기종기모여 앉을수도. 혼자와도 하나의 긴 바 테이블에 앉을 수도 있다. 식물카페는 아니지만. (레스토랑이다) 어쨌든 온실느낌과 식물들의 어울림이 참으로 멋진 공간이다.
혹여 모두 유리여서 더운건 어찌 해결했을까 보면 통풍환풍통이 큰걸 보면 저녀석이 답인가보다. 어찌되었든 햇빛이 잘 들지만, 춥거나 더운건 어떻게 해결했을지 궁금하긴 하다.
캘리포니아를 몇번이고 방문했지만. 그땐 전혀 몰랐다. 왠지 아쉬운 기분이 엄청 몰려온다.
이거야말로 유레카.
정말 몇번을 보고 또봤는지 모르겠다.
오래된 버스가 멋스럽다.
천장의 방부목처리인듯 한데. 제법 근사하다. 아니면 투명 판넬일거란생각도 든다.
네온 사인이 강아지다. 내가 좋아하는 촌스러운 토분도 시멘트와 어우러짐이 제법이다.
유레카유레카.
두번외쳐도 모자를 공간.
인스타에 올려놓으니 자카르타에 사는 친구들이 '왔니?' 라고 하는걸 보면 굉장히 유명한 공간인듯 했다. 나는 인도네시아를 굉장히 좋아해 자주 방문했다. 발리는 일년에 서핑만 하러 두번이나 방문을 했드랬다. 족자카르타에선 사람들이 놀라울정도로 따라다녀 제법 연예인이 된 기분도 느껴보았다. 참 따뜻하고 예쁜 나라. 이 다음에 꼭 나이가 들면 가서 살고 싶을정도로 좋아하는 그 나라. 인도네시아다.
그런 자카르타인데, 왜 나는 이곳을 모르고 지나친걸까. 벤치마크를 틈타 다시 한번 가고싶은 생각이 물씬 느껴졌다. (꿈인건지, 회사가 피곤해서인지)
캘리포니아, 인도네시아.
두 군데 모두 내가 자주 갔던 곳인지라 아쉬움이 크다.이제서야 만난 유레카가 모두 내가 몇번 가본 도시에 있으니 더욱 아쉽다.
괜찮다.
휴가를 낼 이유가 생겼으니. 야근 중 잠시 요정도쯤 꿈은 꾸어도 좋다.
야외공간도 필수다. 농장이 제법 크다보니 상쾌한 공기를 마시려면 야외공간도 필수.
내가 생각하는 야외공간은 어떻게 생겼을까? 마케팅을 하다보면 기획은 되는데 생각이 그림으로 잘 안나올때가 있다. 그럴 때는 주로 구글이나 핀터레스트 등을 이용해 많이 찾아보곤 하는데. 역시. 나는 제법 능숙한 마케터가 다 된듯 했다. 그림들이 제법 짜맞추기가 되어가는 이 기분.
캬-
voila!
맞아. 이곳이야 바로 이곳. 내가 생각하는 야외의 모습은 약간 이런 느낌. 크리스마스 라이팅을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기 때문에 저런 초롱초롱 초롱불만 보면 너무 좋다. 따수운 느낌이 가득하고, 왠지 다 예쁘게만 보일 것 같은 이곳. 콜롬비아에 있는 레스토랑이라고 한다.
우리 농장에 야외공간은 저런 느낌일 것만 같았다. 추운 겨울엔 나와있기 어렵겠지만 크리스마스를 위한 공간으로 꾸밀 수 있다.
봄여름가을엔 상쾌한 농장 공기를 마시기 위해 아주 퍼.펙.트한 공간일 듯 하다.
숨막히는 몇일이 지났다. 일을 하다가 숨이 안쉬어지는건 처음이었다.
숨이 탁 트이는 농장에, 나의 공간들에 대한 꿈, 그리고 현실화시키기 위해 찾아낸 퍼즐들이 하나둘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한다. 꿈만 꾸던 것들이 하나둘 그림을 찾아간다는 것.
참 신나는 일이다.
3-4시간밖에 잠을 못자고, 밥도 못먹어 살이 쪽쪽- 빠지고 있지만. 괜찮다. 야근하다 졸면서 꿀 수 있는 꿈이라도 있어서.
이 또한 다 지나가고- 더 재밌는 세상이 열릴지어다! 우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