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있는 카페엔 이유가 있다
사람에게는 누구에게나 첫인상이란 것이 있다.
딱 보는 순간 ‘아! 이사람이다’
혹은 ‘쎄보여...’ 아니면 ‘참하다’ 등등
그사람의 실제 모습과는 상이할 수 있지만 대체로 그 첫인상의 느낌은 비슷하게 와닿기 마련이다.
카페도 그렇다.
보는 순간 ‘편안하다’ 고 느껴지는 곳이 있고, (그리고 역시나 있는 동안 그 느낌 그대로 편안히 즐겼다)
마주치는 순간 ‘voila! 이곳이야!’ 라고 느끼는 신나는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한잔의 커피를 내리기까지
96도의 물의 온도,
쫀득하게 떨어지는 추출,
머신과 바리스타와의 호흡.
이 모든 것이 맞아떨어지면 완벽하고 멋진 커피 한잔을 맛보게 된다. 그런데, 그렇지 아니하면 어떠한가? 사람들이 카페를 방문하는 이유는 정말 완벽한 그 커피한잔이 아니라, 커피한잔이 주는 여유와 편안함을 느끼기 위함인데. 그런데 커피까지 맛있으면 금상첨화인 것이다.
커피와 카페는 조금 다르다.
(물론 예외도 있다. 너무 맛없는 집은 탈락.)
바쁜 생활 속 내게 주는 편안함.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돈절약을 실천할때 모두 시작을 ‘커피를 끊어야해. 하루 커피값만 만원이나 쓴다구’ 로 흔히들 시작할 것이다. (나 또한 백만번은 그랬다.) 그런데 잘 안된다. 이유는 커피를 마시러 가는 시간, 그러니까 그 여유타임을 위한 내가 지불하는 값인셈이다. 바쁜 직장생활 속 아침의 커피한잔은 점심시간까지 나를 끌어주는 링겔의 역할이고, 점심시간 이후의 커피는 정신없을 시간 속 잠시나마 숨을 돌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간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카페를 가는 것은 커피를 마시기 위함이 아니라 어쩌면 그 시간 속 여유를 찾으러 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
주부인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 육아에 치이다가 자유부인시간이 올때면 가장 먼저 들르는 곳도 카페가 되었다. 커피 한잔이 주는 여유는 1시간 단위를 쪼개어 쓰는 지친 육아에서 벗어나 1시간의 여유를 찾을 수 있는 시간이 되도록 마술을 부린다.
처음 말한 것과 같이 카페에는 첫인상이 있다.
그런 카페에도 진짜 ‘성격’ 이 존재한다. 첫인상이 아닌 진짜 그 카페의 성격. 위스키가 어울리는 멋진 신사, 힙하고 영한 세련된 남자, 아기자기 두손이 야물딱진 언니와 동생, 차분하고 조용한 동양사람같은 서양인. 뭐 이런 느낌들. (엄청 나쁜놈도)
카페에 들어가면 제각각의 성격이 느껴진다. 우리는 이것을 ‘브랜딩’ 이라고 부른다.
카페에 비로소 브랜딩이 입혀지는 경우 사람들에게 끌림을 받는다. 제 아무리 유명한 사람이 카페를 열어도 ‘핫플’이 되지 못하는 이유. 반면 사람들이 몰리는 곳을 가보면 그곳만의 브랜딩이 확실한 것을 볼 수 있다.
공간에 들어서는 순간,
느낄 수 있다.
카페 인테리어가 유독 중요한 이유는 그 공간이 줄 수 있는 성격때문이다. 어떤 성격을 고객들에게 느끼게 할 것인가 때문.
단지, 넓고 좁고는 이유가 될 수 없다. 나는 공간이 넓으면 그만큼 꾸미거나 해낼수 있는 곳이 많으니까 라는 생각을 늘 가졌는데 이번 카페투어를 하며 좁은 공간 속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보았다. 공간 사이즈 자체보다는 소품 하나, 디자인 하나하나 모인 전체적인 브랜딩을 통해 공간의 성격이 살아난다.
일본은 커피 문화가 상당히 많이 발전했다. 그래서 골라골라서 방문을 했드랬는데 적어도 내가 간 카페에서 대부분은 그런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따뜻함.
고풍스러움.
힙함.
레트로.
그들이 말해주는 성격.
그리고 카페 주인과 직원들은 그 성격을 꼭 닮았다. (그러기에 함께 하는거겠지?)
빵집도 다녀왔는데 이번 이야기에서는 제외. 왜냐하면 내가 다루고 싶었던건 베이커리가 아닌 카페 이야기라서. 물론 빵의 유혹을 물리치는건 쉬운일이 아니다.
카페를 차리는 많은이들이 고민하는 부분이 아마 커피와 함께+무엇무엇. 이부분일거다. 특별하지 않으면 눈에 띄지않고 특별하자면 손이 많이간다.
우리나라의 많은 카페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어느 도매 케익은 맛있지만 특징이 없다. 한마디로 되게 평범한 녀석. 평균에 있는 녀석임이 틀림없다. 케익이 아니면? 샌드위치. 샌드위치 아니면? 쿠키. 커피와 어울리는 메뉴는 한정적. 위치와 고객에 따라 정해야되는게 가장 최우선이지만 평균을 가느니 아예 특별하거나, 혹은 아예 없애는게 어쩌면 답일지도 모른다. 한국에 있는 카페중에도 사이드메뉴가 맛있어 잊혀지지 않는 카페들도 있다.
이번 카페투어가 그랬다. 아주 특별하거나 아예 없애거나. 그래서 더 좋았던 거 같다.
카페는 인테리어(interior) 도 중요하지만, 엑스테리어(exterior) 그러니까 외관도 매우 중요하다. 계속 반복적으로 이야기하지만 외관은 첫인상을 좌우하고, 인테리어는 그의 성격을 보여준다. 인테리어에는 소품 하나하나, 직원들의 의상, 서비스까지 통틀어야 한다.
일본은 커피스탠드가 잘되어있다. 너무 좁아 테이크아웃 전문점이긴 한데, 어떻게든 앉을 공간이 마련되어있고 게다가 예뻐서 사진을 찍게 만들고 싶어지는 그런 커피 스탠드가 유독 많다. 그렇게 유명해진 커피스탠드들 몇몇도 찾았다.
몇평 남짓 되지도 않는 공간. 그런데 저 안에 앉을 공간도 있는데다가, 방문한 고객들은 모두 일본 고객인데 모두 같은 포즈로 SNS용 사진을 남기는 모습이 재밌었다.
내게 궁금한건 진짜 이 곳에 커피머신, 싱크, 냉장고, 아이스기기, 핸드드립 용품까지 모두 가능한가였는데..뭐 정답은 나와있다. 가능하니 모두들 장사를 잘하고 있는게지.
테이크아웃 전문점
그러니까 커피스탠드들은 모두 SNS용 사진을 남기기 좋고, 작지만 앉을 공간들이 모두 있다는 점. 그게 가장 큰 특징이었다.
또 재밌는 건 머신들이 모두 기본 라마르조꼬. 대충은 없다.
실제로 다닌 곳은 글을 남기는 곳보다 훨씬 많지만, 조금 더 좋은 화질로 남은 카페들, ‘성격있는’ 카페들, 브랜딩 좀 아는 카페, 배울점이 있는 카페들 위주로 정리하려 한다.
개중에는 사진을 찍지말라며 쓴소리를 한 곳도 있다. SNS에 자주 등장하는 카페라 방문해 사진을 찍어도 되냐 양해를 구하고 찍기 시작했는데, 양해 구한거 아는데 나는 너무 찍으니 찍지 말라는 것이다. 기준이 뭔지 모르겠으나 내 기분이 안 좋으니 올리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고객의 마인드. 일전 내가 스타벅스 글에서도 남겼듯 한잔의 커피로 고객이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시애틀 스타벅스에서처럼. 누군가는 그곳을 커피한잔으로 행복해지길 바라며 방문할 것이다. (누가 불행해지길 원하며 카페를 가겠는가) 역으로 컴플레인을 받아보기는 처음인지라 기분이 상했고, 그런 고객1(‘나’)은 앞으로도 다시는 그곳을 방문하지 않을 것이다. 카페는 그런 곳이다. 나도 그도 왕은 아니지만 서로의 행복이 어긋나면 다신 만나지 못한다. 마치 연애처럼.
*일본은 프라이버시 존중이 강해 사진을 찍지 말아달라는 곳이 많다. 그래서 나의 경우, 어딜가든 촬영은 반드시 양해를 구하고 시작한다.
컵 한잔의 행복.
이것이 카페의 기본. 아무리 인테리어, 엑스테리어, 브랜딩, 서비스의 합이 좋아도 결국 커피 한잔이 맛이 없으면 소용이 없다. 고객은 맛있는 커피는 기억하지만, 맛없는 커피는 다시 마시러 오지 않는다.재밌는건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든 아니든간에 맛없는 커피는 누구나 구분할 수 있다는 것. 커피는 그런 음료다.
블루보틀의 창업자가 쓴 책을 우연히 읽었다.
그는 어린시절 커피의 향이 너무 좋아 부모님께 커피 한입만 달라했는데 그게 그렇게 썼다고 한다. 냄새에 비해 맛은 최악. (모두가 그러지 않았을까? 나는 카페모카로 커피를 처음 시작했다) 지금은 모두에게 커피한잔의 탄생이 얼마나 수고스럽고 멋진일인지 한잔한잔을 핸드드립으로 내려 고객에게 보여주고자 했다는 그.
누군가에겐 그냥 쓴 맛에 불과하지만, 인생의 쓴맛뒤에 달콤함이 오듯 커피한잔이 가져다주는 행복이 그 달콤함은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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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좋아하는 내게 취미였던 카페투어를 통해 나의 커리어였던 마케터(브랜딩, 리테일, 경영)의 시선, 그리고 내 인생 스토리를 소소하게 녹여보기로 했다. 그 첫 이야기를 이제 시작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