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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녕 Dec 24. 2023

땅을 보고 계속 올랐지 정상까지

많은 시련은 보란 듯이 I Always Win


올해 4월 24일, 

세븐틴의 <FML> 앨범 타이틀 곡인 <손오공> 뮤직비디오를 

처음 보았을 때의 소름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2020년 <Left and Right> 활동 때 처음 세븐틴을 좋아하기 시작했을 때, 

이 정도로 이 팀을 오래 좋아할 줄 몰랐다. 

취준 생활 속에서 나의 위로이자 개그맨이 되어준 세븐틴이, 

7년 재계약 이후 말 그대로 “Started From the Bottom” 서사로

웅장한 동양풍의 메가크루 곡 <손오공>을 들고 왔을 때의 경이로움. 



땅을 보고 계속 올랐지 정상까지

많은 시련은 보란 듯이 I Always Win 

강한 마음이 중요하지

미래는 도망가지 않아 내가 놓기 전까지



이 노래에서 최애 원우의 도입부를 참 좋아한다. 

사실상 <손오공>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는 부분 아닐까. 

세븐틴의 프리데뷔 프로그램이었던 <세븐틴 TV>를 아는 사람들이면, 

이 가사가 결코 픽션이 아님을 알 것이다. 

‘메로나 감옥’이라 불리던 열악한 환경의 중소 기획사 연습실에서

CCTV나 다름없던 프로그램으로 데뷔를 준비하던 팀이

7년 전원 재계약도 모자라 1년에 앨범 1600만 장을 팔아치우는 이야기는

요즘 케이팝 소재 드라마에서도 과하다고 여겨진다. 

‘하늘’도 아닌 ‘땅’을 보고 정상까지 오른 그들,

그리고 여전히 초심을 잃지 않은 세븐틴의 서사는

지금까지도 세븐틴이 새로운 팬이 몰려드는 이유 중 하나다. 


‘미래는 도망가지 않아 내가 놓기 전까지’라는 구절 역시

내가 마음을 붙잡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던 가사다.

작년에 1 지망 회사에 2차 면접까지 올라간 후 무력감에 빠진 나에게,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 대신 일상 속 작은 성취를 스스로 만들기 시작했다. 

그 작은 성취가 내가 어둠 속에서 빠져나와 배수진을 치게 도왔다. 

이 작은 변화가 어둠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던 작년과,

결과는 별로 다를지 몰라도 마음이 건강해진 올해의 차이다. 




영웅본색 Like This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는 자세

힘을 다하고 쓰러져도

포기를 모르고 날뛰는 중

마치 된 것 같아 손오공



‘힘을 다하고 쓰러져도 포기를 모르고 날뛰는 중’

이라는 가사가 멤버 승관과 참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데뷔 초부터 예능 멤버로서 팀을 알리기 위해 종횡무진했던,

동시에 메인보컬로서의 존재감도 끊임없이 고민하던 멤버였기에.

그래, 너희처럼 시간과 공간 핑계 대지 말고 그냥 움직여야 했던 건데 말이야.

내가 아무리 힘을 다하고 쓰러져도,

포기를 모르고 날뛰어야 내 꿈을 이룰 수 있지. 

내가 꺾이기를 바랐던 그 모든 이들이 틀렸다는 걸 증명할 수 있지, 안 그래?





I Luv My Team I Luv My Crew

여기까지 달리면서

I Luv My Team I Luv My Crew

계속 달릴 수 있어 더

I Luv My Team I Luv My Crew

여기까지 오르면서 

I Luv My Team 그 덕분에 우린

마치 된 것 같아 손오공



사람 때문에 상처도 받지만, 일어설 힘을 받는 존재 역시 사람이다. 

물론 요즘 같은 세상에 사람을 믿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특히 이 업계에서 세븐틴, (여자)아이들 같은 팀을 보면

경이롭다 못해 환상이라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이 업계는 사람이 망가지기 너무나 쉬운 곳이라, 

망가진 개인을 보아도 차마 개인을 탓할 수 없는 곳이다. 

그래서 팀을 사랑한다 말하고, 

여전히 눈이 맑은 슈퍼스타를 보면

아주 강한 사람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된다. 

흔히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다르게

약한 사람은 악해지기 쉽고,

강한 사람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을 지키는 사람이기에.


우지야, <같이 가요>에서 '세상이 반대로 돌아가더라도 우린 절대 길을 잃지 않고'라는 가사를 참 좋아해


진실은 때론 잔혹해 (What’s That?)

거짓은 때론 달콤해 (What’s That?)

다정함은 때론 거짓말로(What’s That?”

나쁜 것 싹 다 모아둬 

Ping 하고 불 나와



그래서 이곳에서 누군가는 잔혹한 진실보다 달콤한 거짓을 믿기도 한다. 

누군가가 속삭이는 거짓말에 주저앉고 꿈을 잃어가는 이들이 너무나 많다. 

그러나 누군가는 결국 잔혹한 진실을 내리밟고

정상까지 올라가는 좁고 힘든 길을 택한다. 

세븐틴 마마 대상 소감에서 프로듀서 우지가 언급한,

데뷔 초에 눈앞에서 듣던 그 말들. 

“너흰 안 될 거야.”라 구렁텅이 속으로 

청춘을 끌어내리려는 말들이 무엇인지 나도 안다.  


이때 승관이 비친 눈물은 마마를 보던 모두가 의미를 알았을 것이다


그래서 내가 올해 유튜브 뮤직에서 가장 많이 들은 노래가,

2023년 연말인 지금까지도 듣고 있는 노래가

<손오공> 일지도 모르겠다. 

이 노래에서는 마마 대상 소감에서

지병으로 돌아가신 어머니를 언급한 원우의 담담함, 

이 업계에서 누구보다 소중했던 친구를 보내야만 했던 승관의 눈물이 다 담겨 있으니.



Ener Energy 기 모아 아주 다 나와

Ener Energy 한방에 아주 발사 파

지금부터 다 하늘 위로 함성 발사

이 노래는 이 만화의 엔딩송이다



“이 노래는 이 마마의 엔딩송이다”라는 가사를 들을 때, 

세븐틴의 이야기를 아는 이들은 모두 소름이 돋았을 것이다.

그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엔딩을 스스로 이룬 자만이 보여줄 수 있는 자신감. 

그래서 나도 내 이야기를 이렇게 마무리할 생각은 없다.

그러기에는 너무 억울해.

최인아책방의 최인아 대표님 말대로 인생의 진리는 고진감래일지니,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정상에 올라

승리의 함성을 외치는 결말을 힘든 세상 속에서 꿈꾸어야지.

그래야 조금이라도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으니까.

그래야 조금이라도 더 행복해지고,

조금이라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덜 잃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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