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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수 Jul 25. 2022

나는 나다 너는 나다

내 몸은 나인가?

내 몸은 나인가? 죽고싶지않아도 몸은 죽음으로 간다. 나는 살아나라고 하지만 몸은 죽음으로 간다. 콜라겐이여 왕성할지어다! 탄력이여 솟아라!라고 말해도 소용이 없다. 몸이 죽음으로 가면 나는 따라갈 수 밖에 없다.     

나는 맛있는 걸 먹는 것을 좋아한다. 식탐이 있다. 그래서 몸무게가 평균치를 많이 넘길 때가 있다. 그러면 당뇨증상이 찾아온다. 배가 고프면 온몸에 힘이 빠지고 물에 젖은 솜마냥 바닥으로 몸이 끌려들어가는 증상뿐만아니라 짜증이 과열되게 솟구쳐 주체하지 못하고 쏟아내게 된다. 그러곤 음식이 입에 들어오면 힘이 나야 하는데 오히려 늘어진다. 인슐린저항증상이다. 그러면 의사는 체중감량을 해야한다고 권고한다. 집안내력 중에 하나가 당뇨인데 당뇨는 유전영향이 절반이 넘으니 관리를 잘해야 하고 그 관리 중에 하나가 평균체중유지이다.      


그런데 내 몸이 내 뜻대로 안된다. 내 몸인데 식사량을 줄이고 운동을 해서 체중을 줄여야하는데 이게 어려워 매번 실패를 맞보고 좌절하고 다시금 시작하기를 반복한다. 그럼 훈련이 부족해서 경험치가 부족해서 그럴 수 있다고 치자! 벌써 30년 넘게 반복하고 있는데 이정도면 경험치는 차고 넘친다. 그런데도 내 몸은 내 말을 안듣는다. 건강을 위해서 과식하지말고 운동해야한다고 백날을 얘기해도 별 소용이 없다.      


이렇게 내 뜻대로 안되는데 내 몸이 나인가? 내 몸이 내가 아니라면 대체 내 몸은 누구인가? 몸을 제어하는 뇌가 주인인가? 그럼 뇌는 내가 아닌가? 뇌는 전기적 작용에 의해 움직여진다고한다. 그럼 나라고 이름표가 붙여진 몸은 전자들이 주인인 몸을 가지고 있는 외피인가? 나는 전자들에게 임대당한건가? 내 세상도 매트릭스인가? 그래서 장자가 나비가 꿈에 장자가 된 것인가? 장자가 꿈에 나비가 된 것인가?란 말을 했던 것일까?     


그럼 뒤집어서 내가 원하는대로 몸을 제어할 수 있다면 내 몸은 나인가? 그럼 다른 누군가의 몸을 내 뜻대로 제어할 수 있다면 그 누군가는 나인가? 내가 너의 눈물을 흘리게 하고 분노로 얼굴이 붉어지게 하고 두려움에 파르르 떨게 하고 기쁨으로 웃음을 짓게 한다면 너는 나인 것인가? 나는 나를 만들고자 그 많은 수고를 아끼지 않는걸까? 일심동체란 말은 수많은 나를 만들 수 있다는 얘기인가? 너는 나다!라는 명제가 참임이 성립되는건가? 그래서 사람들은 너는 나의 반쪽이란 말을 사용하는건가? 그래서 손오공의 분신술이 나오는 건가?     

몸이 나인지 아닌지는 내 의지대로 제어가 되는냐 안되느냐에 달려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제어할 수 없는 한 몸은 내가 아니다. 또한 너의 몸이라도 내 뜻대로 제어할 수 있다면 나이다. 나는 안으로 들어가 내 몸을 제어하는 힘을 키워 충분한 나를 만들 것인가? 텅빈 나를 두고 밖으로 나가 너를 나로 만들 것인가? 지금의 나는 안으로 들어가야겠다. 밖은 소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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