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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이 Sep 09. 2016

한류원조, 태권도엔 특별한 게 있다

쇼미더코리아 No3. 태권도



9월 4일은 태권도의 날. 1994년 파리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 된 날을 기념해 2006년 제정되었다. 올해 이날에는 시청광장에서 제1회 태권도세계평화축제가 열렸다. 태권도의 날을 세계인의 축제로 거듭나게 하기 위한 시도다. 메인 객석만 1500석이고 스탠딩 좌석에도 빼곡히 들어선 시민들이 함께했다. 또 미국,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등 세계 각지에서 300여명의 대표단이 참석했다.


실제로 태권도는 세계인들이 즐기는 무도 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태권도는 외국인들이 한국하면 떠올리는 대표 이미지 중 하나다. 전 세계 206개국에서 남북한을 합친 인구보다도 많은 8천만 명의 사람들이 태권도를 즐긴다. 어찌 보면 태권도는 한류의 원조다. 한국의 드라마나 음악이 해외에서 알려지기 이전부터 태권도는 많은 활약을 해왔다.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 총재는 이 자리에서 "태권도는 지난 50년간 스포츠를 넘어 세계 평화봉사사절단으로서의 역할을 해왔다. 이번 축제를 계기로 신 한류문화 확산과 세계평화에 더 많은 기여하기 위해 앞장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종주국인 태권도 종목이 지금처럼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태권도 종목의 체계적· 조직적 청사진


현대 태권도는 1972년 국기원 건립과 1973년 세계태권도연맹 창립에서 시작 됐다. 국기원에서 30개로 흩어져있던 관을 하나로 통합하고 승단심사제 도입, 사범 연수 실시, 태권도 품새 표준화, 룰 제정 등 태권도의 내용과 국내 조직을 정비했다. 세계태권도연맹에서는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최, 세계 각 대륙별 연맹 창립 등 국제화 활동에 힘을 쏟았다.


국내외 조직 기반을 닦은 태권도는 1975년 국제경기총연맹(GAISF)을 시작으로 국제국인체육회(CISM), 세계대학대회(FISU), 남아메리카게임(PANAM GAME), 아시안게임(ASIA GAME), 아프리카 게임(AFRICA GAME)에 차례로 가입하며 국제 무대에서 기반을 넓혀갔다. 1980년 모스크바 IOC총회에서 국제종목으로 승인 받은 태권도는 1988년 서울올림픽,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시범 종목으로 선보인 후, 본격적으로 세계 주류 종목에 올라서게 된다.



20년 만에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

 

태권도는 이런 여세를 몰아 세계태권도연맹을 만든 지 20년 만에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 된다. 게다가 85 대 0, IOC 집행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한 기록은 유일무이하다고 한다.

이런 기록의 배경에는 IOC 부위원장이던 김운용 씨가 있다. 그는 태권도의 중앙도장인 국기원 창설원장이자 세계태권도연맹 창설총재이기도 하다. 당시 그는 88서울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낸 공을 인정 받아 IOC 부위원장 겸 TV 분과위원장, 집행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차기 IOC위원장 0순위로 꼽히던 시절이다. 덕분에 북한 국제태권도연맹(ITF)의 방해와 경쟁종목이었던 일본의 가라테, 중국의 우슈의 견제를 물리치고 올림픽 무대에 진출할 수 있었다.


올림픽 4개 공식어 중 하나인 한국어

 

"차렷, 경례" "경고" 태권도의 국제경기는 한국어로 진행 된다. 태권도의 올림픽종목 채택은 단순히 하나의 종목이 추가 됐다는 의미가 아니다. 올림픽 공식언어에 프랑스, 영어, 일본어와 함께 한국어가 추가되었다. 또 일본의 유도에 이어 아시아에서 올림픽 정식종목을 가진 두 번째 나라가 되었다.


그리스에서 기원했고 프랑스에서 복원한 근대 올림픽은 100여년 동안 서양인들의 독무대에 가까웠다. 하계올림픽 28개 정식종목은 유럽에서 기원한 종목들이 많다.(2020년 도쿄올림픽에서는 여기에 가라테, 소프트야구 등 5개 종목이 추가 된다.)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결정되자 런던타임즈에는 "이제 동양의 스포츠를 수입하는 시대가 열렸다"는 기사가 실렸다.





 


심신의 강인함 도모

 

태권도는 한국의 전통을 계승한 무도 스포츠다. 무도는 몸의 강인함 못지않게 정신의 단련을 중시한다. 총 9단까지 승급 단계를 둔 태권도는 1단부터 시작해서 꾸준히 심사에 통과한다고 해도 9단이 되기까지 39년이 걸리는 체계를 가지고 있다. 꾸준히 무도에 정진한다면 몸뿐 아니라 정신까지 저절로 단련될 수밖에 없는 긴 시간이다.


국제태권도연맹 창설자인 최홍희 씨는 "예의, 염치, 인내, 극기, 백절불굴" 다섯 가지를 태권도의 기본정신으로 들었다. 안용규 한국체육대 교수는 "동작과 기상에 나타난 특징에서 정직, 성실, 신동, 중절, 정의정신을, 예절과 규칙에 나타난 특징에서 애국, 준법, 평등정신, 도복과 상징에 나타난 특징으로부터 평화, 조화, 합일, 박실(朴實, 소박한 실용성), 약속정신 등 15가지를 볼 수 있다"고 보았다. 국기원 교본에서는 "화랑도정신은 한민족의 정신적 기둥인 선(仙)사상을 바탕으로 불교의 호국사상과 유교의 충효사상, 도교의 무언실행이 함유되어 이룬 자주의 정신이며, 선비기질과 만인 평등사상을 품고 있으며 인격 완성을 향하여 부단히 정진하는 데 그 의미가 있"고 태권도 정신은 이를 계승했다고 밝혔다.


김운용 전IOC 부위원장은 이번 태권도세계평화축제에서 축사를 통해 태권도의 새 비전을 제시했다. "태권도는 올림픽 이념을 신봉하는 무도스포츠로서 세계평화와 우호증진은 물론 청소년 교육을 통해 심신 단련, 지도력과 봉사· 협동정신 함양, 룰 준수, 비만· 마약· 폭력· 게임중독 방지에 공헌해야 합니다. 또 초고령화 시대에 태권도를 통해 건전한 생활, 건전한 사회 건설에도 이바지할 수 있습니다."


태권도는 해외에선 우리나라를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한국에선 올림픽 대회마다 무더기로 메달을 따오는 효자종목이다. 이번 리우올림픽에서도 다섯 종목에 출전해 금 2, 동 3 등 전 종목에서 메달을 따 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을 빛냈다. 지금은 어른보다는 어린이나 청소년, 여자보다는 남자, 정신보다는 몸의 단련에 비중을 두고 있는 태권도지만 여성과 노인 등 더 넓은 계층이 향유할 수 있게 하고 정신 단련에 비중을 강화함으로써 더 큰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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