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이야기
이스라엘 유대 광야에 사는 베두인들은 오천여 명의 가족이 각기 다른 텐트에서 무리지어 살아간다. 장막에는 으레 칼과 수금, 커피 그리고 박제된 뱀이 장식되어 있다.
베두인들은 손님이 찾아오면 커피를 반 잔 조금 넘게 채워주며 환대한다. 하지만 삼일 후에도 장막에 손님이 머물고 있으면 “이제 그만 돌아가라.”는 의미로 컵 안 가득 커피를 따라준다. 아이들은 글을 배우지 않는 대신 저녁마다 아버지가 불러주는 노래를 통해 이야기를 배운다. 그러는 동안 장막으로 모여드는 뱀이나 전갈은 그 집의 고양이가 내쫓는다.
베두인들은 옛날 웃시야라는 왕이 파 놓았던 우물을 사용한다. 우물은 보통 걸어서 다섯 시간 간격으로 찾아볼 수 있고 각 우물에는 그것을 관리하는 가족의 이름이 적혀있다. 물을 깃는 일은 주로 여인들의 몫인데 동네마다 우물 위에 커다란 돌을 얹어놓아 혼자서는 물을 떠갈 수 없게 했다.
우물의 깊이는 수십 미터 아래까지 내려간다. 덕분에 웬만한 건기에도 물은 마르지 않는다. 간혹 물이 말라버린 우물은 감옥으로 사용한다.
조금 무시무시한 이야기지만, 만일 당신이 광야를 지나가다가 한쪽 팔 없는 사람을 만난다면 그는 언젠가 베두인의 물을 훔쳐 마셨던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우물은 광야에서 생명과도 같아서 허락 없이 남의 우물 물을 마셨다가는 오른팔이 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우물의 물은 깨끗하지만 끓이지 않고 마실 수는 없다. 물을 끓이기 위해서는 불이 필요한데 척박한 광야의 특성상 장작을 쉽게 구할 수 없어 말린 당나귀 똥으로 불을 지핀다. 당나귀 똥은 오래 타고 역한 냄새도 나지 않아 좋다.
광야를 누비는 베두인은 낯선 사람이 광야에 발을 들여놓는 첫 순간부터 그를 포착해낸다고 한다. 그러니 주변에 아무도 없다고 해서 함부로 우물을 건드려서는 안 된다.
깊이 박혀있는 베두인의 두 눈은 광야의 빛나는 돌 처럼 반짝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