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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쟈코비 JACOBY Nov 26. 2018

나의 소중한 친구




형을 알게 된 건 내겐 행운이다.








그러니까 내가 형을 처음 만난 건,

11년 전이다.




 

마치, 호기심 많은 소년 같으면서도

왠지 모르게 편안해서

늘 곁에 두고 싶은 사람이었다.


그래서 우린 20대의

많은 시간을 함께 했다.



 

우리는 어느새

서른을 넘긴 어른으로 훌쩍 커버렸고,

힘든 하루를 보내고 집에 들어가는 길.

핸드폰 너머로

형의 따뜻한 말투를 듣고 있을 때면,

세상 포근하고 그렇게 위로될 수 없었다.




2017년 겨울.


그런 형에게 찾아온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암 선고.




그렇게

형의 아버지는

손목시계와





삐걱이는 낡은 차.




그리고

어머니를 남겨두시곤

하늘나라로 가셨다.




형이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처음 본 나는 마음이 아팠다.

처음 겪는 책임의 무게와

형이 홀로 감당해야 할 어른의 일들.


그래서 나도

형이 내게 해줬던 것처럼

따뜻한 말과 함께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하기로 했다.



 


형은 항상 본인이 소극적이라며

자신을 낮추곤 했지만,

어머니를 지켜내는 모습을 본 나는

형은 결코 소극적이지 않은

사람인 걸 알았다.


그리고 배웠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왜 표현해야 하는지를.





형의 따뜻한 말과 표현은

어떠한 순간도

부드럽게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힘든 순간이든,

평범한 일상의 순간이든.





형의 어머니를 만나 뵙고 알았다.


그 말과 표현이 어디로부터 시작됐는지를.

형의 말씨는 어머니를 많이 닮아있단 것을.





우리의 그림자가 길어질수록

부모의 그림자는 짧아진다.





더 많은 어른의 일들이 다가오겠지만,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잘 이겨내자.





그리고

형이 멋지게 지켜낸

그 행복이


아주 멀리

아버지에게 까지 가 닿으면 좋겠다.








영감을 준 음악

곽진언 - 나랑 갈래

https://www.youtube.com/watch?v=Sf8Y3gTqAa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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