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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선비 Jan 02. 2024

아무튼, 독박육아

우울감을 부르다

독박육아라는 말이 참 찰떡같다. 독박쓴다는 말처럼 꼼짝달짝 못한 채 육아에 온몸이 묶여 있는 느낌을 그대로 살린 것처럼. 


다시 그 시절을 떠올려 글을 쓰려니 마음이 부대낀다. 독박육아를 겪어냈지만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이 마음. 그 과정을 오롯이 지났기에 이제 4명의 아이 모두 유아기를 벗어났어도 뭔가 쓰라림이 느껴진다. 


셋째와 넷째를 낳고 키울 때 각각 한 번씩 배탈이 나서 링겔 주사를 맞으러 간 적이 있다. 병원에 입원 한번 해본 적 없었던 내가 2시간 링겔을 꽂고 병원에 머무는 일이 나에게는 큰 일이었다. 더 큰 일은 아이를 맡길 때가 없다는 현실이었다. 2시간을. 


이런 부탁을 하려면 친한 정도를 가늠하고 그만한 일을 들어줄 만한 사람을 찾아봤을 때 선뜻 이야기를 꺼낼 사람이 주변에 없었다. 당장 급했기 때문에 누군가를 찾아나서야 했다. 같은 동에 사는 한 엄마에게 전화해서 부탁했었고, 무난하게 그 시간을 보냈다. 


별 일도 아니였지만, 나는 전화를 걸기 전에 무수히 망설였던 순간들이 떠오른다. 서럽다는 표현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몸이 아파서 서럽기도 한데 이게 아무렇지 않을 정도로 서러움이 밀려오면 사람이 오히려 무념무상, 될 대로 되라는 마음이 생긴다. 뭐 우울증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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