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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선비 Aug 16. 2024

첫 화훼단지 나들이

호혁선율과 함께 식물 가꾸기

태어나서 처음으로 화훼단지에 가봤다. 어릴 때 식물을 키워본 기억이 없다. 결혼한 이후 지인들이 준 큰 화분들도 금새 말라버렸고 버리기 일쑤였다. 4명의 아이를 낳고 기르느라 다른 무엇을 키울 여력도 없었다.


그래도 가끔 남편과 식물 좀 사서 키워보자고 말만 던졌다. 남편도 그러면 좋지~라고 대답만 했더랬다. 어제 광복절 맞이 화훼단지를 향했다 갑자기. 점심 외식 후 딱히 갈 만한 곳이 없기도 하고 그냥 집에 가면 아이들 모두 핸드폰만 보고 있을 텐데 시선을 둘 만한 다른 존재를 만들어야겠다 싶었다.


각자 마음에 드는 식물을 하나씩 찾았다. 우연치고는 너무 소름돋는 일은 남편과 중2 큰아들이 고른 식물이 같았다는 것. 어쩜 그럴 수 있을까. 그 많고 많은 화분들 중에. 어쩌면 답은 정해져 있는지도 모른다. 남편은 가격이 제일 저렴하면서도 단순하지만 역동적인 것을 골랐는데 아들도 그런 것을 선호했을 것이다. 아빠가 딱 그런 걸 사주리라는 걸 미리 알기에. 뭐 그냥 취향이 같았을지도 모르지만.


남편과 첫째가 똑같이 고른 식물, 이름이 뭐였더라??


집에 와서 남편은 3시간 동안 집에 있던 화분에 식물들을 옮겨 심고 그들의 자리를 마련해주었다. 각자가 키울 식물의 정보를 검색하여 햇빛량과 물주는 횟수를 알아보았다. 누가 얼마큼 잘 키울까.


오늘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해바라기 얼굴을 마주했다. 좋은 아침~ 이라고 말을 거는 듯한 해바라기. 식물 키우는 재미가 이런 건가. 대화를 주고 받는다는 식물 집사들의 심정을 알 것 같기도 하다. 지금까지 맞이해온 아침과는 사뭇 다르다. 이런 날도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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