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공간이 필요했어요
내가 스페이스코웍에서 일하며 가장 많이 들었단 피드백 중 또 하나는 "이런 공간이 필요했어요"이다. 시대가 변했고, 변해가고 있다. 사람은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사용하는 것이 일하는 공간이다. 공간의 변화와 혁신은 사회의 변화와 맞닿아 있다. 서울만 코워킹스페이스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일하는 공간이라면 어느 지역에서든지 필요한 것이다. 2015년 가을 전북혁신도시에 첫 둥지를 튼 스페이스코웍은 2020년 4호점까지 확장을 하게 되었다.
처음 스페이스코웍에 합류했던 2016년 2월, 전북혁신도시와 광주전남혁신도시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이전을 끝마치지 못한 기관도 있었고, 주거 시설과 상업 부지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었다. 어떤 날에는 일하면서 스페이스코웍을 지난가는 사람을 한 명도 못 봤던 날도 있었다. 종종 우리 공간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필요한 공간인 것은 어느 정도 이해하나, 아직은 시기상조이지 않나 하는 말과 걱정하는 표정으로 우리를 바라보기도 했었다.
시간이 흘렀다. 우리도 단단해졌다. 국민연금 해외자산 수탁관리를 하는 200년 넘은 뉴욕멜론은행, 완주군 창업허브, 전주시 청년소통공간 비빌, 국토정보공사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여러 기업들, sk인포섹, 삼일회계법인, 한국능률협회, LG유플러스, IBM코리아 전주지사, 전라북도교육청, 효성 ITX 등 공공기관과 여러 큰 기업들이 스페이스코웍을 사용하고 있다. 이외에도 완주, 전주, 나주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여러 회사들이 스페이스코웍을 거점을 삼아 활동 중이다.
그리고, 지역에서도 컨벤션, 교육, 세미나, 사업설명회, 화상회의, 사업 성과 보고회, 전략 워크숍 등 각종 모임을 진행한다. 스페이스코웍은 사람들에게 일하고 배우기 좋은 공간을 만들어서 선물하고 있었다. 하루에 한 명도 볼 수 없었던 공간에서, 지금은 한 개 지점에서 많게는 3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우리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2020년 여름, 신규 지점 확장을 기획했다. '스페이스코웍 전주캠퍼스점' 4호점을 만들기 위한 준비를 했다. 이번 신규 지점은 지역에서 교육 콘텐츠를 가지고 활동할 사람, 교육을 참여하는 사람들이 편리한 공간이 될 수 있도록 기획을 했다. 지난 4년간 세 개 지점을 운영하면서 겪었던 시행착오들을 모아 신규 지점에서는 개선할 수 있도록 매일 계획-실행의 연속으로 세 달을 보냈다.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하게 생각했던 팀원들의 생각이 반드시 반영된 공간을 기획하고 만드는 것이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대로, 정하는 대로 문서에 존재하는 공간이 현실세계에서 만들어지고 우리의 생각대로 고객들이 사용하는 모습을 마주하는 경험을 꼭 공유하고 싶었다.
만들어진지 3개월이 된 스페이스코웍 전주캠퍼스점에는 신재생에너지, 스마트팜, 생명 바이오, 콘텐츠 등 유망 기업을 발굴하기 위해 네모벤처스가 입주해 있고, VR, AR 콘텐츠 창업가를 발굴하고 홍보는 캠프가 열리기도 했으며, 언택트 시대에 적합한 온라인 세미나를 기획 송출하기도 하며 새로운 공간에서 저마다의 이야기를 써나가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공간을 기획하고, 운영하며 그리고 교육을 하면서 깨달았다. 사람들은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모를 때는 어떤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수 없다. 그리고 사람들의 시선이나 말은 참고만 할 뿐이지 나와 우리 팀의 의사결정의 기준점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그들은 우리만큼 생각하거나 아는 것도 아니며, 설사 알더라도 우리처럼 실행하고 개선할 용기나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고객의 머리부터 발끝까지를 관찰해서 필요한 솔루션을 빠른 기획과 실행으로 선보이여, 꾸준히 개선해 나가는데 시간과 정신을 사용해야 한다.
그렇게 2020년 여름, 새로운 공간을 기획하고 만들며 땀을 흘렸고 그 과정에서 또 중요한 삶의 깨달음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