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라지망 기독교인
내 맘대로 보는 사주와 기독교
나는 천라지망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사자성어이지만 사주명리학에서 사용되는 말이다. 내 사주에 있어서가 아니라 하늘의 그물, 땅의 그물이라는 뜻이 꽤나 마음에 들었다. 하늘과 땅의 그물에서 도저히 벗어날 수 없다는 뜻이다.
인과응보, 사필귀정이라는 사자성어와도 일맥상통한다고 본다. 내가 지은 죄를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결국엔 처벌을 피할 수 없다. 처음엔 엄청나게 좋은 길살인줄 알고 좋아했더랬다. 나중에 알게 된 본뜻은 무시무시했다. 예쁜 어감과는 다르게 인생이 그물에 걸린 듯 뜻대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는 말이다.
나는 명리학이 초기 기독교의 사상과도 어느 정도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이 땅을 지으신 분의 섭리와 명리학으로 연결된 부분이 확실하다. 사주 공부를 해보니 음양오행(목, 화, 토, 금, 수)의 모든 것이 결국 하나님이 지으신 것이고 그게 한자의 뜻과 연결된 것이니 불교가 아니라 오히려 기독교와 귀결되는 것이 아닐까.
앞뒤 꽉꽉 막힌 나는 그동안 기독교인은 주식, 코인도 부동산투자도 하면 안 되고 불로소득을 노리면 큰일 나고 사주는 절대 봐서도 알아서도 안된다고 생각하고 살았다.
그러다 우연히 사주역학이라는 것을 공부하게 되면서 깜짝 놀랐다.
나의 사명이고 하나님의 뜻이라 생각했던 내 삶의 모든 것은 사주에 나와 있었다. 그동안 겪은 일들도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다고 적혀 있었다.
성격, 취미, 부모님과 관계, 자식들 성향까지...
그래서 혹할뻔했다. 내 인생의 모든 것을 점치고 싶은 유혹에 빠질만하다.
사주에는 오행에서 있고 없고 많고 적고에서 길흉지사를 예측하는데 모두 거기서 거기다.
유명인들의 사주분석을 살펴보면 이미 일어난 일을 가지고 분석하는데 끼워 맞추기 식이라는 건 누가 봐도 보인다.
십이운성, 십성, 신살등은 공부해 놓으면 여러모로 참고가 되고 재미있긴 하다. 신앙이 자란 상태에서 성경을 어느 정도 알고 나서 보면 말씀과 매치되어 더욱 재미가 있다.
좋은 뜻의 귀인도 많지만 무시무시한 흉살도 너무나 많다. 우리 조상들은 왜 이렇게도 후손들에게 저주를 내리셨을까.
호랑이에게 물어뜯긴다는 백호살
서로를 이유 없이 원망한다는 원진살
인생살이가 극과 극으로 고달프다는 괴강살
날카로운 칼날로 상대를 해한다는 양인살
조객살, 귀문관살, 급각살 등등
이렇게 많은 흉살 중에 한 개도 없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모두가 완전하지 않으며 모두가 죄인이다.
흉살을 어떻게 피해야 하는지 묻는 사람들이 많다.
부적을 쓰기도 하고 액땜 및 업상대체를 하기도 하며 굿도 한다.
하지만 나는 말하고 싶다. 우리 모두는 하늘과 땅의 그물에서 벗어날 수 없다.
성경에서는 어떤 사람을 하나님께서 극도로 싫어하시는지 보자.
아들이나 딸을 불살라 바치는 자, 점쟁이, 복술가, 요술객, 무당, 주술가, 귀신을 불러 물어보는 사람, 죽은 사람의 혼백을 불러내어 물어보는 사람.
살펴보니 모두 인간의 불완전함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생기는 문제들이다.
오죽했으면 아들딸까지 불살라 바치겠는가.
잘살고 싶은 마음은 인간의 본능이겠지만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 선한 마음과 봉사로 살아가면 그것이 액땜이라 생각한다.
욕심을 버리면 사기를 피할 수 있고, 모두를 사랑하면 질투나 이간질도 없을 것이며, 영생을 믿으면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에도 감사하게 될 것이다.
천재지변으로 인한 불행은 하나님의 뜻이므로 순종하면 된다.
그렇지만 인생이란 무서운 것이다. 모든 것이 그렇게 말씀대로 되진 않는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귀신을 무서워하지 않았다. 한 번은 몇 번 가위에 눌렸는데 가위에 눌리는 게 너무 짜증이 나있는 상태에서 내 앞에 까만 물체가 보였다.
그 물체는 점차 어떤 형상이 되어갔는데 악마처럼 보였다.
그 악마는 대뜸 이렇게 말했다.
"하나님은 없어"
뭔 소린지. 순간적으로 화가 났다. 하나님이 없다니?
"하나님은 살아계신다"
"아니 하나님은 없어"
"하나님은 살아계신다!!"
수십 번 정도 내가 외치니 그 형상은 사라졌고 가위는 풀렸다.
그 후로는 한 번도 가위에 눌려본 적은 없다. 몇 번 꿈에 무서운 모습을 한 귀신을 본 적은 있다.
그때마다 "예수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명한다. 썩 꺼져라!" 소리를 질렀더니 나타나지 않았다.
나는 꿈이 잘 맞는 편이고 자각몽도 자주 꾸는데 한 번은 꿈속에서 만난 사람들도 이게 꿈인 줄 알까 너무 궁금했다.
그래서 말했다.
"사실은 이거 꿈이야"
그 말을 들은 꿈속 사람들이 끔찍한 표정으로 비명을 지르며 도망을 갔다.
왜 그랬는지는 아직도 궁금하다. 기회가 된다면 물어보고 싶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다. 차라리 로또번호를 물어보지 그랬어!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실과는 먹지 말라 네가 먹는 날에는 정녕 죽으리라'
'동산 중앙에 있는 나무의 실과는 하나님의 말씀에 너희는 먹지도 말고 만지지도 말라 너희가 죽을까 하노라'
'뱀이 여자에게 이르되 너희가 결코 죽지 아니하리라'
정녕 죽으리라 - 죽을까 하노라 - 결코 죽지 아니하리라
하나님의 말씀을 교묘히 바꾸는 우리 인간들은 이렇게나 어리석고 간교하다.
하와는 결국 뱀의 말을 믿었다. 인간이 죄를 저지르기 위해서 듣고 싶은 말만 듣고, 믿고 싶은 말만 믿는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결국에 믿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붙잡고 살아야 하는 말씀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한다.
항상 기억해야 한다. 정녕 죽으리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