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다오에 Wat Mae Ead라는 절입니다. 치앙다오 버스 정류장에서 가깝길래 가봤어요.
가깝다는 생각에 넋 놓고 이곳에서 멍 때리다가 막판에 버스 시간 다 돼서 미친 듯 달렸네요.
그러나 100미터 주파로 뛴 것이 민망할 정도로 버스는 20분이나 늦게 도착했답니다.
이 절에 부처를 만나러 가기 전에 만나게 되는 장면들이에요.
온갖 살육이 난무하는 현장이 적나라하게 펼쳐져요.
보아라 삶은 이토록 苦 란다. 하는 거 같아요.
이날 저도 체력이 너무 딸려서 이 몸뚱이 하나 가지고 살아가는 게 어찌 이런가 한탄하며 여길 걸어 다녔어요.
얼마 전 본 치앙마이 왓우몽의 부처님 머리...
가끔 저는 제 머리통이지만 너무 무겁다는.....
생각을 합니다.
+
여기서 볼트랑 그랩으로 바이크 탈 때 가끔 헬멧 주시면 아. 쓰기 싫다. 합니다.ㅎㅎ
(치앙마이 오시는 분들 볼트나 그랩, 앱 깔고 오시면 편합니다. 예전엔 그렇게 썽태우를 찾아 헤메었던 거 같은데. 이번에 전 거의 볼트 쓰는데 부르면 2-3분 안에 옵니다. 시내는 거의 그렇고 왓우몽이나 더 멀리도 볼트로 잘 갔어요. 저렴하고 신속합니다. 어쩔 땐 바로 옆에 오토바이에 남자가 싸와디캅 해서 깜짝 놀란 적도 있습니다.ㅎㅎ)
덥기도 하고 살살 가는데 싶어서 안 쓰려고 하면
경찰 단속한다고 쓰라고 하더라고요. 쓰든 말든 신경 안 쓰시는 분이 더 많긴 하지만요.
안전은 스스로 잘 지키는 것으로!
+
고통의 현장을 꾸역꾸역 지나면 탁 트인 산과 구름 그리고 위엄 있게 존재하는 이런 분들을 만납니다.
너무 시원해서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부처님 등장.
땡볕에 엉덩이를 지지고 계신 부처님을 마주합니다.
자주 더블로 계시더라고요? 뒤에 분은 그래도 가려주는 것도 있고 나무 그늘도 있어서 머리랑 등이 좀 시원할 것 같아요.
수렴청정. 그 단어가 생각나요. ㅎㅎ
더 그런 느낌이 들었던 치앙마이 어느 사원의 부처님들 (아래)
너무 붙어 앉아 있어서 숨결까지 다 느껴지겠어요.
이날 여기서 장례식? 도 열려서 한참 서서 구경했습니다. 돌아가신 분을 추모하는 자리인 것 같았어요.
저는 그분들 구경하고 그분들은 저를 구경하고..
남의 장례식을 왜 그렇게 오래 구경하는지 신기하셨나 봅니다.
스님의 선창으로 가족들이 부르는 노래를 들으며 저도 돌아가신 분들을 함께 생각했어요.
제가 여행을 다니며 사람들 눈 인터뷰를 하는데요.
사람들은 자신의 눈에서 과거의 어떤 이야기들을 찾기도 하는 것 같아요.
자신의 현재가 아니라 아주 익숙한 과거의 눈들을 자신의 눈에서 발견하기도 하는 거예요.
나의 감정과 생각이 온전히 나만의 것일까.
절에서 멍 때리면서 생각했어요.
수렴청정.
오늘의 나를 움직이고 있는 건 정말 나일까. 가만히 느껴봅니다.
너무나 익숙해서 의식적으로 알지 못하는 패턴 뭐가 있을까요?
나에게 뿌리 깊은 신념 같은 거요.
그거 놓으면 어떻게 될까요? 저도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