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아주' '매우'와 같은 말이 담지 못 하는 '너무'라는 말을 좋아한다. '너무'라는 말이 '지나치게'라는 말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너무 좋아한다, 너무 고맙다, 너무 행복하다, 너무 사랑한다
라고 말하면 평정심에 일어나는 파장이 표현됐다. 상대의 행동이나 모습이 돌이 되어 물수제비를 뜨듯 마음 속 이 곳 저 곳 요동치는 느낌이 담겼다. 그러나 누군가는 그 표현에 부담을 느끼기도 했을테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처럼 좋음도 지나치면 좋지 않음보다 못하니까 말이다. '너무'라는 말이 부정을 표현하던 이유도 같은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원래 감정이라는게 넘쳐야만 의미있는게 아닌가 싶다. 내 몸 속 어딘가에 살고 있는 많은 감정들 중 우위를 점하려면 적어도 다른 감정들보단 넘치게 끓어야 티가 날 거 아닌가.
그래서 자주 '너무'라는 말을 썼다. 내 몸 속에 있는 어떤 감정들보다 넘치게 끓고 있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러니 너는 그 정도로 특별하다고 말이다. 그리고 가끔 너무 좋아하던 나를 떠올리며 너무 뿌듯해하길 바라는 욕심으로 나는 오늘도 '너무'를 쓴다. 너무를 쓰는게 너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