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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한중교수 Nov 06. 2019

[김한중 시인] 그리움으로 허기를 채우다

그리움으로 허기를 채우다 


김치 Kimchi  please 


낯선 이국에 오면 음식부터 사람을 알아보나 보다

롤로코스터를 탄 것 처럼 내 속에서 회오리가 인다 


겉모양은 그럴듯한 토종음식이지만

혀끝에서 느끼는 맛과 입안에서 행해지는 목 넘김은 분명 다르다.

음식에도 귀소본능이 있는가 보다 


감정을 먹고 사는 자가

이성을 곱씹는 순간 분명 탈이 나고 만다.

그리움으로 허기를 채우는 내가

냉정함으로 세포들을 채우니 탈이 날 수밖에 


왕인의 밥과 걸인의 찬을 준비했던 어설픈 내가

따뜻한 체온을 안주 삼고 부드러운 향내를 디저트로 삼아

해거름에 늦게 오실 당신의 늦은 저녁을 준비한다 


내 마음은 벌써 알고 저만큼 먼저 가고 있다


▲ 자귀꽃     © 김창승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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