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기치 못한 질병을 겪으면서 내가 나약하디 나약한 한낱 인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낀다.
의지할 곳도 없고, 혼자라는 느낌이 나를 사무치게 외롭게 만든다.
세상 그 무엇보다도 사랑했던 연인은 내가 병에 걸린 순간 떠났고, 심적으로 의지할 수 있다고 여겼던 가까운 친구들은 각자의 인생을 살기 바쁘다. 또, 꽤나 많이 도달한 것 같았던 커리어의 피나클은 다시 지어야 한다.
열심히 달려왔고 삶을 잘 가꿔왔다고 생각했는데 한 순간에 모든 것을 잃은 것 같은 기분은 도저히 떨칠 수가 없다.
그렇게 나는 오늘이 내 삶의 마지막 날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