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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경민 Jul 04. 2019

#53 공간

   사진은 대상의 공간을 나타냅니다. 공간의 크기는 표현의 정도이자 대상의 존재가 거주함이죠. 개방된 공간은 대상의 열려있음이고 반대의 경우 보이지 않는 공간으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전자는 평상시 찍을 수 있는 대상의 모습이고 후자는 은밀하고 숨어 있는 것이죠. 사진의 공간을 찾는다는 것은 드러나지 않은 공간을 찾아 드러냄입니다. 숨어있는 공간은 적극과 소극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적극의 공간은 대상이 인지하지 못했던 것을 발견해 긍정하는 것이며 소극의 공간은 대상의 드러냄을 부정하며 숨어있길 원하죠. 보통 적극의 공간을 통해 대상의 모습을 발견하고 사진을 찍습니다. 물론 흥미로운 것은 소극의 공간이죠. 그곳에 존재의 신비가 있기 때문입니다.

소극의 공간은 원초적이며 억압되어 있습니다. 소극의 공간은 이해하기 힘든 장소이기 때문에 해석이 필요하고 분석을 통해 심층으로 내려갈 수 있죠. 그렇다면 어떻게 소극의 공간을 찾고 진입할 수 있을까요. 소극의 공간을 보려면 대상의 필요를 알아야 합니다. 어떤 욕구를 가지고 있는지 이해하는 것이죠. 결핍을 알게 되면 욕망으로의 접근이 가능하고 소극의 공간을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곳은 자신을 인식할 수 없는데요. 자의식에서 분열되었기 때문에 별도로 존재하게 됩니다. 자신이라고 인식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어색함도 느끼지 않게 되죠. 자신에게 분열되어 있지만 분열됨을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 타자만이 분열됨을 인식하며 대상을 찍을 수 있게 됩니다. 대상의 소극적 공간 즉 무의식에 가까운 이런 사진이 가능할까요. 가능하다면 신비를 담게 되는 것이고 아니라면 환영의 사진으로 존재하게 되겠죠. 사진의 상상적 공간 확장은 의식의 한계를 벗어나 구체화해가는 과정입니다. 이로 사진은 공간을 창조하게 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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