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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굴쥐 Jul 19. 2024

AI와 육아

챗지피티가 써준 육아일기

몇해 전부터 언젠가 꼭 단편소설을 써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브런치에 글을 쓰고 있다면 누구나 '작가'라고 불리우고 있겠지만 나도 내 이름으로 된 소설을 가진 작가가 되고 싶었던 것 같다. 나름 구체적인 배경도 생각해두었고, 따라해보고 싶은 스타일의 소설도 몇권 골라놓았었다. 


하지만 글은 절대 머리가 아니라 엉덩이로 쓴다는 말도 있듯 책상 앞에 앉을 시간이 많지 않은 지난 몇년을 보내다보니 그 꿈은 어느새 흐지부지 다이어리에서조차 사라지고 말았다. 


브런치에 마지막 글을 올린지도 몇달을 넘어 1년이 다 되어 가고, 책상 앞에 앉아 30분 이상 진득하게 무엇을 해본적이 없는 생활을 해나가던 즈음 갑자기 '챗지피티로 글이나 한번 써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챗지피티가 나왔을때 재미로 AI 이미지를 만들어보기도 하고, 대화하는 번역 기능을 사용해보기도 하고, 인스타 캡션을 제작할 때도 사용해보기도 했지만, 막상 내 스토리가 담긴 글을 쓰는데는 사용해본 적이 없었다.


다만 글을 쓰려면 일단 컴퓨터를 켜야 할텐데 하나의 큰 난관이 있었다.

아기가 잠들고 나면 소파와 티비 앞으로 직진하는 습관이 들어있다 보니 딱딱한 책상 앞에 앉는 것이 매우 어색하고 피곤한 일로 느껴졌다. 나름 대대적으로 방 구조도 변경해보았지만 저녁만 되면 왜 그렇게 소파가 편한지. 5분만 누워서 핸드폰 하려다가 그대로 잠이 들고 다음날이 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일단 모르겠고 휴대폰의 챗지피티 앱을 키고 원하는 내용을 간단하게 적어보기 시작했다.

지금 내가 가장 글로 남기고 싶은 내용인 육아 스토리를 주제로 소설을 써보기로 했다. 몇번의 수정을 통해 아래와 같이 아주 짧은 글을 결과물로 얻을 수 있었다.


별다른 갈등이나 위기가 없는 밋밋한 스토리가 탄생했지만, 막상 글로는 잘 표현되지 않은 순간 순간의 다양한 감정들을 글 한줄로나마 남길 수 있어서 좋았다. 내가 평소 사용하지 않는 표현들도 담겨있고, 두서없이 내려간 프롬프트 대비 나름 문단별로 주제를 나누어 글로 만들어준 같다. 


일단 나름 첫 챗지피티 소설이자 일기이니 브런치에 기록으로 남겨보고, 

프롬프트를 조금 더 다듬어서 다음번에는 조금 더 입체적인 스토리가 담긴 소설을 써보아야겠다.


하지만 일단 써보고 느낀 점은, 내가 우선 스토리 뼈대를 아주 잘 만들어놓고 거기에다가 살만 붙이는데 활용하기 적합한 툴이라는 것이다.


다음번 글은 꼭 컴퓨터와 책상 앞에 앉아 길게 쓸 수 있기를 바라며.


<챗지피티로 적어본 2024년 7월의 육아일기>


태오가 태어난 지 벌써 20개월이 되었다. 매일 아침, 그의 작은 손이 나를 깨운다. “엄마!” 하고 부르는 그 사랑스러운 목소리. 그 미소를 보면 밤새 쌓였던 피로가 단번에 사라지곤 한다. 그러나 하루 종일 태오와 함께하다 보면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 때가 많다. 시도 때도 없이 "엄마!"를 외치며 나를 찾는 태오는 진정한 '엄마 껌딱지'다.


주방에서 내가 뭘 하든, 태오는 항상 내 옆에 있다. 그저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한지, 끊임없이 나를 부르고, 내 손을 잡아당기며 자신에게 집중해 달라고 소리친다. 매일 놀아주다 보면 체력이 한계에 다다르는 순간이 온다. 그럴 때면 태오가 갑자기 떼를 쓰고 소리를 지르며 울음을 터트리는 일이 잦다. 그런 순간들은 정말 쉽지 않다. 내 마음이 무거워지고, 가끔은 지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순간들 사이사이, 태오는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말이 서툴지만, "헤콥!", "우왕!", "코오!" 하며 새로운 단어를 익히는 모습은 나에게 큰 기쁨을 준다. 길가에 앉아 있는 고양이를 보고 "냥!"이라고 외칠 때, 나는 태오의 순수함과 호기심에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다.


매일 아침, 우리는 유모차를 타고 어린이집으로 향한다. 엘리베이터를 탈 때면, 태오는 벽에 붙어 있는 "강아지 주의" 문구를 보고 "워워!"라고 외친다. 그 작은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을 보며 나도 함께 웃는다. 어린이집에 도착하면, 태오는 유모차에서 내려 나의 손을 잡고 문을 향해 걸어간다. "안녕, 엄마!" 하고 말하며 손을 흔드는 그 모습을 보면서 나는 태오의 성장과 독립심을 느낀다.


태오와 함께하는 매일매일은 도전의 연속이지만, 동시에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다. 태오가 울고 떼쓰는 순간들은 힘들지만, 그가 새로운 것을 배우고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볼 때면 마음 한켠에 오묘한 감정이 자리 잡는다. 태오의 작은 발음과 행동들이 나에게는 큰 기쁨이 되고, 그가 인간으로서 조금씩 자라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내 삶의 가장 큰 축복이다.


이 모든 순간들이 쌓여, 우리는 매일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힘든 날도 있지만, 태오와 함께하는 시간이 나에게는 무엇보다도 값지다. 태오가 자라면서 인간이 되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마치 작은 기적을 매일매일 목격하는 것과 같다. 그런 태오를 바라보며, 나는 엄마로서의 행복을 다시금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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