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편을 죽인 사랑스러운 내 친구, <데드 투 미>
대한민국의 3대 마요는 참치마요, 불닭마요, 언니그남자만나지마요 입니다
스포가 매우 많습니다. 첫줄부터 등장하는 수준이에요..
왜 이런 적 있지 않나요? 내 친구의 남친이 너무너무 마음에 안 든 적. 저 놈만 없어지면 내 친구가 더 행복할 것 같은데 대체 왜 친구 옆에서 알짱거리는지, 그런 남자를 왜 친구는 놓지 못하는지 고민했던 적이요. 가끔은 그 남자가 너무 싫어서 찾아가서 욕을 퍼붓고도 싶고, 또 어느 날은 그냥 친구에게 새로운 사람을 소개해주고 싶었던 적, 있나요?
<데드 투 미>(Dead to Me)는 그런 두 여러분의 상상을 실체화한 드라마입니다. 내 친구의 남자가 너무너무 미워죽겠거든요. 형편없는 남편과 결혼한 여자와 한심한 남자와 약혼했던 여자가 베스트 프렌드로 등장하고, 서로의 남자를 죽여요. 아, 다만 순서가 조금 다르군요. 남자를 죽여버린 뒤에 친구가 되거든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데드 투 미>의 이야기입니다. 제목의 Dead to Me, 내게는 죽은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넌 살아있지만 난 널 죽은 사람 취급하겠어! 이런 느낌으로도 들린다면 저와 공감대를 형성하셨습니다. 하지만 첫 화는 이와 전혀 관계없이 흘러가죠. 오히려 정반대에 가깝습니다. 죽은 남편을 둔 주인공, 부동산 중개인 젠의 하루는 철저하게 죽은 남편을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으니까요.
젠은 뺑소니 사고로 남편을 잃었습니다. 어느 새벽 조깅을 하러 간 남편은 차에 치어 죽었지만 젠은 아직도 그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빠르게 달리는 차만 보면 번호판을 외워 경찰서에 달려가기 일수입니다. 감정 조절 능력은 0에 수렴해서 함께 일하는 동료의 인내심을 박살내 버리고요. 결국 아들들을 위해, 그리고 살아가기 위해 젠은 슬픔을 극복하기 위한 모임에 나가고, 친구 주디를 만나게 됩니다. 주디는 모두의 꿈에서 나온 완벽한 친구 같습니다. 잠에 못 드는 젠을 위해 밤새 통화를 하고,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곁에 있어줍니다. 처음에는 주디를 믿지 못하던 젠도 점점 주디에게 마음을 열게 되고, 주디는 점점 젠에게 중요한 사람이 되어가요.
하지만 이 드라마는 시청자가 마냥 안심하도록 냅두지를 않습니다. 주디는 친절하다 못해 수상하기까지 합니다. 에피소드 1부터 시청자들은 주디가 젠의 남편을 죽인 범인임을 알게 되죠. 남편의 죽음에서 벗어나지 못해 매번 경찰서로 달려가는 젠을 도와주려고 하지만 정작 그 고통의 원인인 주디. 이 둘의 삶과 죽음은 엉키고 엉키며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버립니다. 결국 젠이 주디에게 완전히 의지하게 된 어느 날, 주디는 참지 못하고 자신의 비밀을 말해버리죠.
https://www.youtube.com/watch?v=BwYBw1raC2o
어쩌면 이 드라마는 남편을 죽인 범인을 용서하는 젠의 내적 성장에 집중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러는 동시에 못되어먹은 남편들에 대한 응징도 놓치지 않습니다. 두 마리 토끼를 노리는 명사수 같달까요. 명사수인지는 직접 확인하셔야 하겠지만 적어도 제겐 명사수였습니다. 젠의 남편은 유방암을 예방하기 위해 절제술을 감내한 젠을 버린 불륜남이고, 주디의 전 약혼자 스티브는 유산한 주디의 정서적 불안을 내쳐버립니다. 그러자 이 드라마는 스티브를 죽여버립니다. 그것도 젠의 손을 통해서요.
서로가 서로의 남편을 죽이는 것으로 시즌 1은 막을 내렸습니다. 죽어서 수영장 위로 떠오른 스티브의 시체를 보며 두 여성이 당황하는 것으로 끝이 나요. 매회 30분씩 10회로 끝나는 정신없는 막장 드라마가 보고 싶다면? 그러면서 애매한 힐링도 하고 싶다면 추천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