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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utter Nov 07. 2022

Petrified Forest National Park

투싼에서 페트리파이드 포레스트 근처에 있는 홀브룩이란 도시까지는 250마일 정도가 소요되고 약 5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그런데 아주 큰일이었다. 투싼에서 출발해서 AZ-77 도로를 타고 글로브라는 도시까지 가는데 지독할 정도로 구불구불한 , 애플 날씨 앱에서 뇌우라고 뜨는데 정말 눈앞에 뇌우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이 공포스러운 날씨가 합해서 쇼로, 스노우플레이크 도시를 거쳐 홀브룩에 도착하게 되었다. 


이때 이 긴 시간 동안 엄마(aka. 베스트 드라이버)가 운전을 했는데 과거 학생 때 친구 누구랑 싸웠고 어떻게 화해했는지 까지 그 대서사를 또 들었다. 얼마나 많이 들었냐면, 내가 싸웠고 화해를 한 기분이 들 정도니까. 


홀브룩에서 하루 자고 페트리파이드로 이동한다. 너무 속상했던 것은 기대해서 간 국립공원인데 오전부터 비가 오고 말았다. 아니 정확히는 밤새 오다 말다 한 것인데 이동 중에 조금씩 내리기 시작하여 불안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애플 날씨앱이 너무 정확해서 원망스러웠다. I-40 도로를 따라 Exit 311로 빠져 바로 페트리 파이드 포레스트 사인이 나온다. 내가 기억하는 한 NPS 로고를 충실히(?) 반영한 국립공원 사인 중 가장 멋있는 사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Visitor center는 언제나 재밌다. Painted Desert Visitor Center에 들려 너무나도 친절하신 레인저께서 설명을 해주신다. 나는 스티커와 뱃지를 사 왔다. 

페트리파이드 포레스트에 오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규화목을 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상상할 수도 없는 긴 시간 동안 나무가 산소의 침투 없이 진흙에 빠져 있다 규소 성분 등으로 흡수되어 오늘날 단단한 바위처럼 변해버린 것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나무가 바위로 변해버린 것인데 그 규화목을 드디어 볼 수 있다는 기대감과 가장 유명한 블루메사를 곧 볼 수 있음에 가장 행복한 여행자가 되었다. 


지도를 받고 출발한다. 저 멀리까지 정말 페인트가 칠해진 것 같은 대지가 펼쳐진다. 항상 처음 도착한 뷰 포인트는 가장 멋있으면서도 가장 아무것도(?) 아니다.

조금 더 이동해 Tawa point에 도착한다. Painted desert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숨 막히는 전경이었다. 

Pintado point를 도착해서 우리가 이동했던 도로를 내려다보았다. 가슴 뻥 뚫리는 바람이다. 

지도에 나와 있는 여러 개의 Nizhoni point, Whipple point 등 스팟들은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규모다. 동시에 하늘과 가장 가까이 있는 기분이 들게 한다. 방문자도 많이 없어 고요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었다. 

페트리파이드 포레스트 국립공원은 옛 Route 66을 지나는 유일한 국립공원이라고 써 있다. I-40가 아래로 내려다 보이며 조금만 더 가면 Route 66 스팟이 나오고 Historic Route 66을 상징하는 버려진 차 하나가 덩그러니 있다. 미국인들에게 Route 66은 잊혀지다가도 잊혀질 수 없는 심볼인것 같다.  

그다음은 Puerco Pueblo과 Newspaper Rock를 가본다. 무려 2000년 전이라고 쓰여 있다. 그 옛날 돌에 새를 그려 지금까지도 남아 있다니. 그리고 내가 여기에서 볼 수 있다니. 인디아나 존스에서 탐험하는 기분이다. 

지금부터는 내가 가장 기다려온 Blue Mesa를 간다. 너무 아름다운 Painted Mesa로 둘러싸인 Blue Mesa Scenic Rd를 향해 가면서 우려했던 비가 내린다. 폭우가 내린다. 당시 절망적인 내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다. 다만 지평선을 보니 (과장이 1도 없음..) 저 남쪽 구름은 쨍쨍한 것을 보고는 비가 안 올 것 같은(?) 남쪽부터 내려가서 다시 북쪽으로 올라오는 방법을 택했고 결과적으로는 올해 애리조나를 방문한 일 다음으로 잘한 일이 되었다. 국립공원에서 비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은 비가 안 내리는 구름을 찾아 그 지역으로 운전해 가는 일이다.  

웃고 있지만 자세히 보면 비가 와서 울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비를 피해서 페트리파이드 가장 남쪽으로 향한다. 거짓말처럼 비가 오지 않는 Crystal Forest에 도착한다. 인공적으로는 절대 만들 수 없는 흉내조차 낼 수 없는 근사한 색깔이다. 이렇게 멋있는 돌인지 바위인지 나무인지 몇 백 년 동안의 흔적을 날 것 그대로 볼 수 있다니, 이런 나무가 돌처럼 딱딱해지려면 얼마나 긴 시간을 지나야 했을까 상상조차 할 수 없다. 

Rainbow Forest Museum에 도착하면 공룡이 살았던 곳임을 생생히 묘사한 그림과 화석, 규화목을 폴리싱 해서 전시한 것 등 멋있는 볼거리가 많았다. (이곳에서 National park, National monument가 그려진 최고의 지도를 득템했다..)

뒤편으로 가보면 끝없이 규화목 밭이 펼쳐진다. 나무가 뉘어져 있어도 그 두께 내 키만 한 Long logs 주변에는 사람들이 몰려 있다. 감사하게도 여전히 북쪽에는 비가 내리지 않는다. 비가 내렸던 Blue Mesa지역과는 10마일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데 어떻게 이렇게 차이가 날 수 있는지. 

Blue Mesa를 향해 다시 북쪽으로 향한다. 그리고 드디어 비가 그친 Blue Mesa 트레일로 걸어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트레일은 총 1마일 정도로 길다 느껴었지만 막상 걸어 내려갈수록 Mesa 내부를 그대로 들여다볼 수 있어 결코 길지 않았다. 


Blue Mesa에서 찍은 동영상과 사진이 굉장히 많다. 특히 동영상을 보면 트레일로 주변이 Mesa에 둘러싸여 있어 압도되는 느낌이다. 이 날의 차가운 바람과 비가 온 직후 상쾌함이 여전히 기억에 남는다. 

만약 이 국립공원에 가게 되면 Blue Mesa는 눈이 오건 비가 오건 합법적으로 들어갈 수 있다면 꼭 들어가야 하는 곳이다. 다른 캐니언도 마찬가지로 이렇게 같은 높이의 층이 같은 색깔의 띠를 이루는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아주 오래전 어떤 모습이었을지 상상을 한다. 세계테마여행을 너무 많이 봐서 그런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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