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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뼈와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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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utter Dec 26. 2022

존경하는 선배

최근에 내가 제일 존경하는 회사 선배 두 분을 만났다. 이제는 우리 세명 모두 다른 직장에 다니고 있으므로 사실 현재의 공통분모는 없지만 이 두 선배를 만나 후광을 느끼게 되었던 장면을 두서없지만 기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에게 이 분들의 존재란, 나의 신입사원 시절 이 선배들은 우리 팀이 아니었음에도 (물론 초초초유관부서였지만), 나에게 모든 도움과 응원을 보내주던 사람들이었다. 큰일이라도 나면 겁에 질려 전화하던 나를 다 받아주던 사람들이었으니 직장 내 아빠들이었던 셈이다. 사실상 한 회사에서 지낸 시절이 1년밖에 안되며 서로 다른 조직에서 지낸 지 벌써 수년이 지났다. 이제 나는 신입사원을 벗어나 이 선배들의 역할을 해야 마땅하지만 리더십이라는 역량부족으로 인해 직장 내 선배의 역할은커녕 여전히 이 선배들을 찾으며 마음의 안정(?)을 얻는다.


이 두 분은 10년 가까이 같은 팀에서 일하시던 분들이니 서로의 눈빛을 봐도 모든 것을 다 아는 영혼의 단짝이었다. 뒷담화는 허용하지 않으며 오로지 서로의 앞담화만을 취급하며 성장해오던 사람들이다. 어려움, 기쁨, 공동의 적 모든 것을 공유하던 사람들이었기에 영양가가 1도 없는 농담 따먹기는 듣고만 있어도 세상 재밌는 구경거리가 된다. 하지만 내가 눈물이 나도록 행복했던 이유는 그 옛날 서로의 고난과 역경을 언급하며 잘 이겨냈다며 누구보다도 멋진 지금의 서로를 칭찬해주고 박수 쳐 주는 모습, 쓰다듬어 주는 모습이었다. 이런 선배들을 내 바운더리에 둔 것이, 이런 선배들에게 예쁨 받고 있음이 눈물 나게 감사하다.


너가 그때 그거 안 해줬으면 나 이거 못했어.

아니지 형 그거 형이 다 했던 거잖아.

그래 내가 다 하긴 했지만 그래도 너가 마무리 안 했으면 나 못했어. 너 그때 진짜 고생 많았고 잘 끝냈어.

아 됐어 어차피 형이 다 했어.  


너가 한 것도 내가 한 거고 내가 한건 당연히 내 성과인 거고. 가 만연한 조직에서 나에게 너무나 귀감이 된 소중한 몇 시간이다. 칭찬하는 사람과 그 칭찬을 당연히 받지 않고 칭찬하는 사람을 더 빛나게 해주는 사람. 두 명 중 한 명이라도 없었으면 성립하지 않을 관계이다. 나는 과연 이런 관계를 평생에 한번 얻을 수 있을까? 나의 워너비가 돼주는 선배들이며, 앞으로 어떤 사람들이 되고 싶냐는 질문에 실명을 거론하고 싶은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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