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 곽풍영_ 드론 사진 에세이
초록빛 구들장에 배를 깔고
하얀 수평자를 펼쳐낸 새의 몸짓에서 우리는 하늘빛 나무 빛을 바라본다.
고개를 올려 하늘의 별과 달의 기울기를 살펴보던 두발 달린 인간의 모습과
고개를 숙여 땅의 조각조각을 살펴보는 새와는 바라봄이 다르지 않을까?
산과 들을 헤매어 숲 속에 둥지를 만든 새의 노력만큼이나
인간들 또한 각 잡고 줄 그어 삶의 퍼즐 조각을 땅위에 맞춰나간다.
인간이 하늘 무서운 줄 알아야 한다고 하여
새들은 땅의 존재를 무서워해야 할지 알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나 새는 땅의 변화하는 빛을 볼 것이고
호수가 머금고 있는 하늘빛을 내려다볼 것이다.
우리가 하늘을 쳐다보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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