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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wHereUs Jan 14. 2022

처음이 주는 설렘

내가 쓴 글이 책이 되는 기분

브런치에 글을 한참 동안 쓰지 않았다.

이유는 고질병인 '상처'였다.

2021 12 15, 3번째 도전했던 브런치  공모전 수상작에  이름은 없었다. 제안 메일이 오지도 않았다. 글은 거의 매일 썼지만 브런치에는  올리고 싶지 않았다. 연말에 브런치  리포트를 보려면 최근 60 안에 올린 글이 있어야 한다고 했는데도 그냥 하기 싫었다.


책을 내고 싶었다. 왜? 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한 문장으로 딱 말하긴 어려웠지만, 조금 풀어서 얘기하면 이런 것이다.


마음챙김이 삶에 들어온 후 달라진 나의 생활에 대해 한 유튜브 채널에서 이야기 할 기회가 있었다. 약 10분 정도의 인터뷰 영상을 만 오천 명이 봐주었고, 친구와 수다떨듯 한 얘기를 띵언이라며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눈에 보였다. 아마도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그럼, 이 이야기를 책으로 써보면 어떨까? 로 생각이 옮겨갔다.


블로그를 6년이나 했지만, 한 편의 글을 완성하는게 그렇게 어려운 줄은 몰랐다. 막연히 타이핑 필사를 하면 글쓰기 연습이 된다고 해서 한국에 갔을 때 서점에서 좋아하는 작가의 책들을 사들고 왔다.


때마침 내 마음 속 원탑 작가가 온라인 글쓰기모임을 모집한다고 했다. 그렇게 약 4달동안 매주 줌에서 열 명의 멤버들과 함께 글을 쓰고, 서로가 쓴 글을 더 좋은 글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4월 마지막 주에 마지막 강의를 하며 아쉽다고 징징대는 우리들에게 그는 이렇게 말했다.


"저도 아쉽습니다. 곧 또 볼 일이 있지 않을까요?"


거짓말처럼 그는 여러 경로를 독서모임을 열었고, 곧이어 함께 르포에세이 책을 쓸 사람을 모집했다.


교실 맨 앞자리에 앉아 저요!저요! 하고 손을 드는 느낌으로 그가 여는 모임엔 99프로의 확률로 참석했던 내가 그와 함께 책을 쓸 수 있는 기회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팀 이름도 #쓰는사람들 이라니, '쓰는 사람이 되겠다고 결심한 사람'이라고 써놓은 나의 프로필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좋은 프로젝트가 되겠다 싶었다.


에세이 쓰는 법을 조금 배웠는데, 르포 에세이는 또 뭔지,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느낌이었다. 인터뷰 대상을 찾아야했고, 인터뷰 질문을 마련해야했고, 어떻게 해야 글로 풀어낼 수 있는 인터뷰를 할 수 있는지 고민했다. 르포 에세이집을 여러권 읽기도 했다.


초고를 넘긴 것은 8월즈음이었다. 그리고 어제, 전자책 선판매가 시작되었다.

https://buk.io/103.0.0.107


본명이 아닌 필명을 쓰는 사람들이 보이길래 나도 오글거리는 마음을 참고 필명을 지어보았다.


 '진아'

자라면서 쭉 애칭으로 불렸던 '찐'이라는 이름, 내 절친들은 나를 '찐아'하고 불렀다. 요즘 많이든 쓰는 '저 사람 찐이야' 할 때의 그 '찐'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의미도 있지만, 글을 쓰면서 한 편 써낸 글이 늘어갈 때마다 나에 대해 더 잘 알게 된다는 생각이 든다며, 진짜 나를 알기위해 글을 쓴다는, '의미화'된 문장을 작가 소개에 집어넣었다.


공개된 정지우 작가의 서문과 또 한 명의 쓰는 사람인 선영님의 글은 바로 읽을 수 있지만, 내 글은 결제를 해야만 볼 수 있다.


음원을 발표하는 신인 가수의 마음이 이런 것일까? 결제 했는데, 이건 뭐야, 하면 어쩌지? 하는 마음이 있기는했지만 일단, 지인들에게 홍보를 했다. 응원의 말과 함께, 구매인증샷을 날려주는 마음이 너무 고마웠다.


첫 책이니, 그게 누구였는지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책 홍보를 하며 간만에 어떻게들 지내는지 안부를 묻기도 했기에, 겸사겸사 다행이다 싶었다.


이틀동안 적어도 20부 정도는 판 것 같다. 이만하면 됐다. 이제, 응원 받은 마음으로 상처를 치료하고 내 글들을 책이 되게 만들어 줄 누군가를 찾기 위해, 투고 준비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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