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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바라기 Sep 13. 2022

06. 할머니의 텃밭

좋은 습관, 루틴으로, 꾸준히,

할머니는 80을 훌쩍 넘기셨다. 할아버지가 먼저 돌아가신지는 5년이 넘었다. 할머니는 평생 농사를 지어본 적이 없었는데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집 앞 텃밭에 조그맣게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이번 여름에 오랜만에 할머니 집을 방문했는데 깜짝 놀랐다. 내가 예전에 알던 그 잔디밭이 아니었다. 할머니의 텃밭에는 호박, 깻잎, 상추, 고추 등 몇 가지의 채소들이 자라고 있었다. 할머니는 처음엔 한두 개 심었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이것저것 더 심었다고 하셨다.


“우와. 할머니! 할머니 농사 왜 이렇게 잘해? 원래 농사 지을 줄 알았어?!’

“아니~할머니는 농사 지어본 적 없어!”

“근데 왜 이렇게 잘해!!??!! 이거 어떻게 하는 거야??”

“그냥 별거 없어. 매일 아침에 가서 물 주면서 인사하고 안부 묻고 잘 들여다봐주면 잘 자라더라.”


할머니의 이 대답은 참 간단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을 담고 있었다.






아주 작은 좋은 습관이 루틴이 되어 시간이 쌓이면 어떤 결실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1) 좋은 습관 : 물 주면서 안부 묻기

2) 루틴 : 매일 아침

3) 꾸준함 : 몇 년 동안


이 3가지가 결실을 이루는데 가장 중요한 기초 공사이다. 좋은 습관을 루틴으로 꾸준히 하는 것. 이 기초 공사에 집중하면 현재에 집중하는 삶을 살 수 있다. 이 시스템대로 하루하루를 잘 보내다 보면 원했던 그곳에 조금씩 다가가고 있는 것 아닐까?




1)  좋은 습관

 솔직히 우리 모두 좋은 습관들이 어떤 것들인지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감사일기를 쓰는 것, 운동을 하는 것, 식단을 기록하는 것, 명상을 하는 것 등등. 중요한 건 내 취향에 맞는 좋은 습관을 선택하는 것이다. 운동을 하는 습관을 들이고 싶다면 내 특성이나 취향에 좀 더 잘 맞는 습관을 선택해야 한다. 헬스장에서 운동하는 게 잘 맞다면 헬스장에서 러닝 하기로 습관을 정해도 되지만 이게 번거롭다면 집까지 항상 계단으로 오르기나 집에서 홈트 하기 등으로 정할 수도 있다. 이렇듯 나에게 잘 맞는 좋은 습관을 선택해야 한다.


2) 루틴

무언가를 함에 있어서 최대한 실행력을 높이려면 최대한 자연스러운 것이 좋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 하기보다 그냥 자연스럽게 루틴으로 하는 것. 이게 실행력을 높이는 방법이다. 루틴으로 만들려면 시간대나 행동에 초점을 맞춰서 루틴을 정하는 게 좋다. 아침 일찍이나 잠 자기 전, 점심 먹고 나서 등과 같이 시간대를 정하거나 일어나자마자, 잠들기 전 침대에 누워서 등 행동을 기준으로 루틴을 짜는 게 좋다. 예를 들자면 일어나자마자 침대 옆에 놓인 공책과 펜으로 모닝 페이지를 쓰는 것을 루틴으로 정하는 것이다. 그러면 선택된 좋은 습관을 루틴으로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3) 꾸준함

꾸준함을 가지려면 생각을 많이 하지 않아야 한다. ‘이걸 하면 도움이 될까?!’, ‘이걸 한다고 뭐가 많이 달라질까?!’ 등 이런저런 생각들은 오히려 실행에 브레이크를 걸고 꾸준함을 방해한다. 실패에 대한 방어기제가 있는 경우에 더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나는 것 같다. 이걸 열심히 했을 때 내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까 봐 스스로 몰두하는 것을 방해하는 것과 같다. 정말 딱 습관과 루틴에만 초점을 맞추고 이 과정에만 충실히 임해야 한다. 그러면 저절로 쌓이는 게 꾸준함이다.







참 간단하지만 어렵다. 매일을 충실히 쌓아나가는 것은 어떻게 보면 정말 각고의 노력이 필요한 과정이 아닐까. 그렇지만 이렇게 쌓인 매일들은 나중에 나이 들었을 때 스스로의 자부심이 될 것이다. 충실히 쌓아온 시간은 그 누구도 아닌 나 스스로가 알기 때문이다. 그것만으로도 삶은 충분히 충만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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