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와 정부 다툼, '바른 훈육법'이 떠오른다
어떻게, 당장 만나서 낮술이라도 한 잔 하며 풀어볼 순 없는걸까.
요즘 최대 이슈는 의사와 정부의 갈등. 이미 환자들은 피해를 보고 있지만 의사도, 정부도 굽힐 생각이 없다. 서로가 강도높은 비난과 힐난을 서슴지 않는 걸 보며, 오늘 아침 뉴스에선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이 훈육법은 비단 아이들뿐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통용되는 것이구나.
아침 뉴스에선 이제 파업 4주차에 접어들어 장기화 조짐이 보임에도 불구하고, 양쪽이 한치도 물러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정부는 '의료인의 책임'을 강조하며, 의료현장을 떠난 의료인의 양심에 의문을 제기했고, 의사들은 말했다. '대표를 징계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면서 어떻게 대화, 소통, 협상을 운운하냐' 이 부분에서 우리 아이가 생각났다.
나도 다혈질에 화부터 나는 성질인지라, 소리 지르고 아이에게 미안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참아야지 참아야지 다짐하지만 언제나 실패. 후회하면서 언제나 육아서적을 들춰본다. 모두가 하는 말은 화를 내지 말라는 건데, 하아....부모는 정말, 보살님이나 부처님이나 할 수 있는걸까.
아이는 부모의 화를 받으면 자신의 잘잘못을 떠나 우선 감정부터 상한다. 여기에 우리 아이처럼 고집이 센 아이라면 저절로 반발이 따라온다. '훈육'이란 말이 왠지 아이를 혼내는 느낌이 다분한데, 육아전문가들은 말한다. 훈육이란, 혼내는 게 아니다. 올바른 훈육은 아이를 바른 길로 이끄는 것이며, 이 과정에서 역효과만 내는 것이 '화'다.
조언이나 지적, 모두 사람의 감정을 상하게 한다. 이건 어른뿐 아니라 아이라 해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어려도 상대방이 나를 가르치려 들면 거부감이 든다. 그런 아이가 잘못을 저질렀다며 혼내기부터 해선 말을 들을 리 없다. 오히려 엇나가기 십상이다.
의사들과 정부의 핑퐁을 보는데, 같은 느낌이다. 이미 서로에게 잔뜩. 감정이 상했구나. 기분이 나쁜 상태에선 상대방의 말이 있는 그대로 들릴 리 만무하다. 어떤 대화도, 조율도 불가능하다. 이들이 비이성적인 사람이라고-라고 치부해선 안된다. 모든 사람은 감정을 갖고 있고, 감정이 이성을 빨리, 효과적으로 지배하기 때문이다. 큰 소리르 내고, 윽박지르고, 협박해서는 설득할 수 없다. 윽박지르고, 벌을 주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겁을 주어서는 문제를 풀 수 없다. 어떻게 문제를 해결한다 해도, 그 다음에는 그 상대방과 정상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 어느 한쪽- 상처받은, 패배한- 쪽은 이 일이 마음 속 응어리로 남아 상대를 영원한 적으로 간주한다.
생각해보면 올바른 육아 방법은, 비단 아이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이기에, 아이를 바르게 키우려면-인간관계를 바르게 가져가고 싶다면 지금이라도 온 국민이 육아서적을 늘춰볼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