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새봄 Nov 21. 2023

괜찮다고 말해주기

가을이 겨울에게

우린 왜 이토록 스스로에게 엄격할까요?


슬퍼하는 타인을 위로할 때면, 다정하게 '괜찮다'는 말을 건넬 수 있으면서. 원하던 것을 이루지 못해 괴로워하는 이에게는 '다시 한번 해보자'라고 응원할 수 있으면서. 스스로가 별것 아닌 것 같다며 자책하는 사람에게는 '네가 이제까지 해온 것들을 돌아봐. 참 열심히 살아왔잖아.'라며 손내밀 수 있으면서.


왜 우린, 자신에게는 그렇게 하지 않을까요?






슬퍼할 때면 '그렇게까지 슬퍼할 일은 아니야'라고 나무라고, 실패에 좌절할 때면 '그러니까 더 열심히 했어야지'라며 타박하고, 스스로가 못나 보일 땐 '다른 사람들은 다들 잘 사는데 나는 왜 이럴까'라며 마주한 거울에서 눈을 돌리죠.


알아요. 그런 엄격함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는 걸.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성장해야 하는 시기도 있다는 걸. 하지만 사는 내내 그럴 필요 있을까요? 누구보다 잘 살고 싶어 한다는 걸, 열심히 살아가려고 애쓰고 있다는 걸, 내가 가장 잘 알고 있는걸요.



그렇게 생각하고 나면 애틋해져요.



'나'로 살아가기 위해, 그저 나로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이만큼 고단하다는 것을, 이젠 알고 있으니까요.


세상이 말하는 그럴싸해 보이는 무언가가 되기 위해 생을 낭비하는 것보다, '가장 나다운 내 모습으로 완성되는 것'을 선택할 때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도 말이죠.


그러니 우리, 조금 힘을 빼면 어떨까요?

스스로에게 '괜찮다'라고 말해주는 건 어때요?




떠난 줄 알았던 가을이 슬쩍 돌아와 곁에 앉은 듯 포근했던 월요일.


하루의 일정 사이사이, 맑은 하늘을 자주 올려다보며 걸었어요. 달콤한 아이스크림 두 가지 맛을 사이좋게 나눠 먹고, 소소한 일상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웃었죠.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익숙한 잠옷을 입고 당신에게 편지를 써요. 행복한 하루, 아니라고 말할 수 없겠죠? 당신의 월요일도 부디 오늘의 날씨처럼 맑았기를 바라요.  

가을이 겨울에게. 일상 에세이 편지
매거진의 이전글 흔들리는 내가 붙잡아야 하는 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