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직 아빠의 주말 아침 밥상 #17 (24.09.29)
금세 가을이 올 것만 같았지만 아직도 한낮에는 여름을 방불케 하는 뜨거운 햇살이 있다.
그래도 그 숨 막히던 여름이 지나갔다는 것은, 아직 뜨거운 햇살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과 아침저녁의 선선한 공기로 느낄 수 있다.
그렇게 여름은 가고 가을이 왔다.
그리고 원래 사라지지 않았던 아침 아빠의 입맛은 더욱더 좋아져 버렸다.
그래서 오늘은 아침 아빠의 사라지지 않은 입맛을 충족시킬 휴일 점심 메뉴를 준비했다.
오늘 준비한 메뉴는 따님이 좋아할 것이라는 확신은 없지만
아침 아빠가 좋아하는 계란말이 명란 덮밥을 준비했다.
우선 오늘 레시피의 가장 중요한 맛 포인트는 명란이다.
실제 명란젓 두 개 정도를 사용하면 2~3인도 충분히 먹을 정도의 양이 되는데 (물론 아침 아빠를 제외한 나머지 소식좌들 2명이 함께 하는 우리 가족의 기준임^^) 아침 아빠는 명란젓이 아니라 코스트코에서 구입한 냉동 명란인 '카네후쿠 짜 먹는 명란' 2포를 사용했다. (해당 상품은 앞광고 뒷광고등 아침 아빠와 아무런 연관이 없음을 밝힙니다.^^)
명란젓을 사용하게 되면 아무래도 신선함이 있고 냉동상태에서 녹이지 않다 보니 아이스크림 스쿱이나 수저로 예쁘게 떠서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침 아빠처럼 짜 먹는 명란을 해동해서 사용하면 아무래도 수분이 많아서 그런지 소스처럼 뿌려지니 플레이팅에 참고하시기 바란다.
그리고 계란말이 만들기는 천천히 잘 만든다면 어렵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계란말이를 어려워하는데 계란말이는 그야말로 참을성만 갖추면 누구나 잘 만들 수 있다. 만약 본인이 '나는 성질 급하기로 알아준다' 하시는 분은 계란말이 말고 '스크램블 명란 덮밥'으로 메뉴를 살짝 바꾸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되시겠다.
아침 아빠는 반찬으로 먹는 계란말이에는 특별히 소금이나 추가 간을 하지 않는 편이다. 왜냐하면 밥과 다른 반찬들을 함께 먹는 경우는 다른 음식에서 짠맛을 많이 느낄 수 있기 때문이고 계란말이라는 개별 음식의 맛은 짠맛보다는 계란 자체의 맛을 느끼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침 아빠도 계란말이 명란덮밥을 만들 때는 계란에 간을 하고 있다.
왜냐하면 덮밥은 반찬으로 먹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는 밥과 고명 소스와 함께 떠서 한 입에 먹게 되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각각의 재료들이 비슷한 수준으로 짠맛이 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실 어딘가에서 읽은 적이 있음... 어딘지는 기억을 못 함)
특히 계란말이 명란덮밥에 올리는 계란에는 참치액젓으로 간을 하고 있는데, 명란젓이 생선에서 나오는 짠맛이므로 소금보다는 참치액젓을 넣는 것이 좀 더 맛이 어울리다고 생각한다. (순전히 본인의 개인적 생각)
그렇게 만든 오늘의 점심 밥상!
순전히 내가 먹고 싶어 만든 점심이라 맛평가가 어떻게 나올지 조마조마했는데 따님의 평가는 A+다!
이제 따님도 어느새 17살, 어른 입맛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오물오물 잘 먹고 있는 따님을 보면서 세월의 흐름을 느끼다 질문을 해보았다.
"우리 딸, 원래 명란젓 같은 거 잘 안 먹지 않았나?"
"아냐, 엄마랑 아빠가 안 먹을 거라고 생각해서 잘 안 해준 거지 사실은 급식시간에 다 나와"
따님의 긍정적인 대답에 한 껏 고무된 나는
"그래? 우리 딸이 많이 컸네, 아빠가 지레짐작으로 우리 딸이 안 먹을 거라고 생각하고 안 만들어 주는 게 많은 것 같다. 앞으로는 더 도전적인 레시피를 많이 만들어야겠는데?
라고 화색을 띠며 말했는데, 따님은 딱 잘라 말한다.
"아빠, 아빠의 무한도전은 응원하는데, 아빠의 무모한 도전에 대해 난 무리하게 취식할 생각은 없어"
그렇지, 우리 딸은 천하제일 입 짧은 따님이라는 걸 잊으면 안 된다
아빠의 무한도전, 혹은 무모한 도전은 아빠 혼자 먹는 걸로 해볼게!^^
이번주 주말 점심 밥상 '계란말이 명란덮밥' (난이도 중하, 계란말이만 잘 만들면 하)
소요시간 : 20분~30분
[재료]
명란젓 2개 (냉동 명란젓 2포 정도), 다진 마늘 반 큰 술, 고춧가루 반 큰 술, 참기름 1큰술, 통깨 약간
*취향에 따른 선택 : 청양고추 1개, 대파 2큰술, 쪽파 반 큰 술
[레시피]
명란젓갈 2개 또는 시판 냉동명란 2포 정도를 준비한다.
준비한 명란에 고춧가루 1큰술, 다진 마늘 반 큰 술, 참기름 1큰술, 통깨를 넣고 섞어 명란 고명을 만든다.
(취향에 따라 청양고추나 대파를 다져 추가로 넣어도 됨)
계란 5~6개(우리 집 양 덮밥 3인분 기준)에 멸치액젓 1큰술을 넣고 잘 풀어서 계란말이를 만든다.
계란말이는 약불과 초약불을 오가며 천천히 인내심을 가지고 말아 준다.
맛있게 지은 밥을 그릇에 담고 취향에 따라 쪽파를 밥 가장자리에 두른다.
(아침 아빠는 따님이 쪽파 싫어해서 생략)
계란말이를 칼로 잘라 밥 위에 올린 다음 만들어 놓은 명란 고명을 올리면 끝.
마지막에 파슬리나 대파, 쪽파, 참기름을 추가해도 좋다.
따끈한 미역국이나 계란국과 함께 먹으면 더욱 맛이 좋다.
[Tips!]
계란말이는 팬을 너무 빨리 달구지 말고 참을성을 가지고 약불~ 초약불로 말아야 한다.
특히 계란말이 초보라면 계란물을 부었을 때 치~익! 하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고 걱정 말고 약불에 만들 것.
계란말이는 기름을 키친타월에 적셔 계란을 말고 남은 팬의 공간에 계속 발라가면서 만들어 주면 좋다.
계란말이는 초반에 망치더라도 겁을 내지 말고 마지막 부분만 잘 말면 된다는 마음으로 천천히 만들 것.
계란말이를 만들다 팬이 과열된 것 같으면 불을 끄고 만들어도 충분히 익는다, 과감히 불을 끌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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