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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목없음 Jul 18. 2018

괌 #2

2월의 Guam.




괌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바다, 쇼핑, 교통

이 3가지일 것이다.



그 중에서도 ‘교통’은

여행에 돌아와서도

오랫동안 회자될 정도로 기억에 남았다.


투몬비치에 위치해 있는 호텔이라면

걸어서 갈 수 있는 쇼핑몰도 많고,

왠만한 몰은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할 수 있지만

1번 버스 타는데 4달러 정도로

우리나라보다는 꽤 비싼 편이다.

그래서 괌 여행을 가는 주변 지인들에게는

무조건 무조건 무조건 렌탈카를 추천한다.




내가 차를 렌트한 곳은 한국인 사장님이 운영하는 작은 회사였는데, 친절은 물론 괌에서 준수해야 할 교통법규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셨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격이 매우 저렴)






괌의 왠만한 교차로에는 ’Stop Sign’이 세워져 있다.

Stop Sign을 보면 무조건 일단 정지하고 출발해야 한다.


신호가 전혀 없는 삼거리에서

좌회전, 직진, 우회전하려는 차들이 줄지어 있어도

한국처럼 꼬리물기를 하거나 먼저 가려하는 차가 없기 때문에 오히려 더 금방 정체가 해소된다.

특히 스쿨버스 같은 경우는 버스에 Stop Sign을 아예 붙이고 다니는데, 아이들을 내려주기 위해 정차를 하면 정지간판이 저절로 열리고, 뒤에 있는 차들은 물론, 반대쪽 차선의 차들까지 전부 멈춰 아이들이 지나갈 때까지 가만히 있는다. 그래서 괌에서 최고로 교통정체가 일어나는 시간대는 아이들 등하교 시간이라 한다.




괌에서는 대부분 도로의 최고속도가 거의 60-80km/h이다.

그래서 왠만한 차들은 거의 40km/h 정도로 운전한다.

속도를 많이 내지 않을 뿐더러, 운전에서 큰 틀이 ‘양보’이기 때문에 끼어들기를 전혀 못하는 ‘운전초보’들도 어디서나 끼어들 수 있을 정도로 사람들이 양보를 잘 해준다.


괌에서의 운전이 익숙해지고 나서 오빠와 나는

빠른 속도로 일명 칼치기를 하며 운전하는 차들은 전부 한국차들이라며 낄낄댔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목적지 없는 도로여행'을 시작했다.



정체없이 다니다가 풍경을 감상하기 위해 멈춰 선 어딘가




처음부터 목적지 없이 이동할 계획은

분명 아니었다.


Wifi Egg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예 인터넷이 먹통인 괌 남부지역 덕분에

차라리 그냥 구글 지도의 도움 없이 아무데나 다니다가

마음에 드는 풍경이 나타나면 멈춰서기로 했다.






흔한 차창 밖 풍경



인터넷을 의도적으로 차단한 건 아니지만

오히려 그게 더 좋았다.

뻥 뚫렸다고 말해도 될 정도로 한적한 도로,

바다가 보이든, 보이지 않든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졌다.







번갈아 가면서

운전도 하고.




참고로 오빠는

운전면허 획득 2년밖에 되지 않은 병아리.

도로주행 경력이 거의 없다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워낙 도로가 좋고 사람들이 양보운전을 해서

전혀 어려움을 느끼지 못했다.

(맥주를 마시기 위해 나한테 운전대 넘긴건 안 비밀)







가다 멈춰서다

가다 멈춰서다 하면서

감탄하느라 바빴다.


사진을 찍느라 시간을 보내기 싫어

거의 모든 순간을 고프로 동영상으로 촬영했고,

후에 마음에 드는 프레임만 사진으로 내보내기를 했는데

의외로 퀄리티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앞으로의 모든 여행은 이런 식이 될 것 같다.






이렇다 할 이름도 없는 곳.

그런 곳의 풍경이 모두 아름다웠고,

오히려 그런 곳이 더 좋았다.







참고로 나는 날씨의 여왕.

괌 뿐만 아니라 오빠와 함께한 모든 여행에서

거의 날씨가 이렇게 화창했다.

심지어 이번 괌 여행에서는, 잠깐 내리는 스콜조차 거의 못 봤다.

이것도 참 운이다.





반짝 반짝






괌 여행을 계획하는 지인들에게

꼭 추천하는 곳.


내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이다.


Cetti Bay



작년 4월 즈음 부터 도진 병 '내려다보기'

하도 '을'로 구박 당하면서 살아서 그런지

높은 곳에 올라가 내려다보면 마음이 후련해진다.





MEMORIAS PARA LALAHITA




역시 수다떨면서 운전하고 가다가 얻어걸린 곳으로

왠만한 가이드북(심지어 구글맵에서도 검색이 잘 안됨)에는 절대 없는 곳.

내가 괌 남부투어를 계획하는 주변 지인들에게 2번째로 추천하는 곳.

한눈에 내려다보는 경치가 정말 예술이었다.


멀리 보이는 작은 집들을 보면서

저런 곳에 살면 얼마나 좋을까,

시내로 나오려면 얼마나 걸릴까,

저기 사는 사람들은 인터넷은 어떻게 할까 등

매우 도시인 다운 생각을 했다.








멈춰선 곳의 흔한 풍경 1
멈춰선 곳의 흔한 풍경 2


멈춰선 곳의 흔한 풍경 3





트리플에 나와있는 관광명소 중,

마음에 드는 곳들을 찾아가기도 했다.




신나서 고프로로 기타를 치고 있는 37세 남성. Coco's Island 선착장





이미 유명해진 곳들이 그러하듯

코코스 아일랜드 선착장에도 사람이 많았다.

저곳에서 사진을 찍으려면 약간의 대기줄이 있는 정도.


워낙 이름없는 곳들이 아름답다 보니

사람이 많고 사진을 찍기위해 줄 서야 하는 곳이 싫어지게 되었다.





자연이 만들어낸 풀장이라고 불리우는 Inarajan Natural Pool




멈춰선 곳의 흔한 풍경 4
War in the Pacific National Historical Park


그냥 공원인 줄 알고 들어갔다가

넓은 잔디밭부터 바다까지 구경 잘하고 나온 곳.














그리고 말도 안되게 근사한 노을로

하루를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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