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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웃픈라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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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웃픈라잎 May 09. 2023

시작부터 실패

돌이켜보면 내 결혼생활은 실패에서 시작되었다.


결혼 한 그해 어느 날이었다.
유독 몸이 나른하고 연신 하품이 나와 임신 테스트기를 해보니 임신이었다.


35살, 내가 결혼하기 적당하다고 생각한 나이에 결혼을 했고, 임신하기에 적당하다고 생각한 이때 마침 임신을 하게 될 줄이야. 두근두근 설레기 시작했다. 태어날 아기와 함께 새롭게 펼쳐질 내 미래를 상상하니 마음이 몽글몽글해졌다.


하지만 그 몽글거림은 곧 조바심과 걱정으로 바뀌었다.


인터넷상으로 임신초기에 아랫배가 아플 수 있다고 했지만, 이렇게까지 아픈 게 말이 되나 싶게 아랫배가 쑤셨다. 유독 한쪽만 아픈 배가 신경이 쓰였는데 그쯤 속옷에 피가 조금씩 묻어나기 시작했다. 인터넷에서 찾은 착상혈이겠지? 하며 며칠 지켜보았지만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산부인과를 찾았다.

임신초기, 즉 테스트기에 두 줄을 본 초반에는 병원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피를 뽑아 내 임신호르몬 수치를 확인하는 정도.

결국 나는 2-3일에 한 번씩 병원에서 피를 뽑으며 확인을 했고 2배로 뛰어야 할 검사수치는 며칠 동안 제자리에 머물러있었다.


그랬다, 무언가 잘못되었다.
의사는 '자궁 외 임신'으로 추정했다.

그렇게 시작부터 나는 임신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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