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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gnus 창 Dec 02. 2017

Apple이 제품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

진통인지, 해결과정인지는 솔직히 나도 잘 모르겠다.

11월 24일.

iPhone X가 국내시장에 출시되었습니다.

올 하반기 스마트폰 업계 최고의 이슈하면 단연 iPhone X입니다.


올 하반기 스마트폰 업계에서 뜨거운 감자를 꼽으라면 단연 iPhone X일 것입니다.

일단 가격이 역대 iPhone 시리즈 가운데 가장 비쌌던 점이 있고, 증강현실(AR)이 탑재되었다는 점 등 다양한 요인으로요.


하지만, 저는 좀 다른 관점에서 iPhone X를 바라보았습니다.

왜냐하면 iPhone 8이 바로 불과 2달 전인 9월달에 1차, 2차 대상국에 판매되었고, 우리나라에도 iPhone X가 출시하기 2주 전인 11월 3일에 출시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역대 iPhone의 출시 주기를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짧은 기간 임은 물론, 너무 짧아서 소위 말하는 iPhone X와의 카니발라이제이션(Canivalization-자기잠식)이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았습니다.


Apple이 이 사실을 모를리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이대로 진행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Apple이 뭔가 계획하고 있는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뭔가 계획이 있지 않고서야 이런 무리수를 강행할 이유는 없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럼 그 계획이라는 건 무엇일까요?

제품전략의 리포지셔닝(re-positioning)


사실 제가 매일경제, 한국경제, The Wall Street Journal 등 각종 신문을 구독해보면서 아무 기사에서도 이 제품 전략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하지는 않더군요.

그래서 제가 오늘 포스팅 주제로 선정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오늘 제가 다룰 내용에 대해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전통적인 Apple의 제품전략을 다루겠습니다.
둘째, 현재 Apple의 제품전략의 수정 및 방향(제 의견)을 다루겠습니다.
셋째, 현재 우리나라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iPhone 가격 거품 논란의 진상을 다루겠습니다.


사실 셋째 주제는 굳이 다룰 필요가 있을까 싶었으나, 구독자 분이 요청하셔서 이번에 다루게 되었습니다.

또한, 둘째 주제는 근본적으로 제 의견이 주(主)가 될 것 같습니다.

다른 의견 있으시면 언제든지 댓글로 말씀해주셨으면 합니다.



사실 제가 오늘 포스팅의 제목의 키워드를 '제품전략'을 꼽은 이유는, 이 제품전략이 곧 그 회사의 미래전략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재무구조나 현재 잘나가는 제품만 보지만, 그 회사의 상장전망을 보려면 '제품전략'을 중시해서 보아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언론이나 대학교에서 이 부분은 제대로 다루지 않는 측면이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기업들도 거의 비슷한데요.

현대자동차가 가장 대표적입니다.

 

그래서 제가 오늘 포스팅 제목의 키워드로 '제품전략'이라고 한 것이며, 구독자 분들도 회사를 살펴보실 때 제품전략에 대해서 꼼꼼히 보시길 바랍니다.

오늘 제가 제품전략에 대한 이론을 다루지는 않을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제가 이론을 그다지 선호하지도 않고, 실제 케이스를 통해 본인이 익히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먼저 우리는 Apple의 전통적인 제품전략에 대해서 알아보아야 합니다.

핵심부터 말하자면, Apple의 전통적인 제품전략은 바로 '선택과 집중'입니다.


이러한 제품전략을 수립하고, Apple의 아이덴티티로 수립한 사람은 바로 Apple의 前CEO인 Steve Jobs입니다.

이는 Steve Jobs가 Apple에서 쫓겨나고 복귀할 당시의 Apple의 상황에 기인한 것인데요.


Steve Jobs가 쫓겨난 뒤, 후임 Apple의 CEO들은 소프트웨어가 아닌 하드웨어에 회사의 미래를 걸었는데요.

지금의 사람들은 믿지 않으시겠지만, 당시 스캐너에다가 프린터까지 생산했었습니다.

90년대에 Apple이 생산하던 프린터입니다. 하지만, 당시에도 프린터가 그렇게 고부가가치 제품은 아니었습니다.


이렇게 되어버리니 Apple의 핵심 강점이었던 '희소성'은 당연히 사라져서 출시하는 제품마다 실패하고, 일관성 없는 가격 전략, 내부적 혼란까지 겹쳐 회사에 큰 타격을 주었습니다.

Steve Jobs가 복귀하기 전 Apple은 이미 영업이익 적자였습니다. 지나친 하드웨어 제품 출시로 인해서요.


구체적으로 당시 Apple의 몰락은 설명하자면 '그냥 극적이다'라는 말밖에 안 나옵니다.

1990년대 초반부터 중반까지 4년 동안 CEO가 세 번이나 교체되었으며, 같은 기간 9%의 직원을 해고했습니다.

또한, 1992년부터 1996년까지 회사의 시장가치는 50% 가까이 급락했고, 1996년의 영업 손실은 거의 14억 달러에 이르렀습니다.

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1993년 약 14%였던 미국 PC 시장의 Apple의 점유율이 1996년에는 6%를 겨우 넘는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사실입니다.
이 모든 일의 근본 원인은 잘못된 제품 전략에 있었습니다.


Steve Jobs가 CEO로 복귀하자마자,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여 직원들을 대량해고를 함은 물론, 생산하는 제품수도 대폭 축소시켰습니다.

1997년, Steve Jobs는 기조 프레젠테이션에서 앞으로의 Apple의 제품전략을 확립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Apple가 수행해야 할 제품전략을 확립했는데요.

생산하는 제품의 수를 줄이되 각각의 제품을 세계 최정상급으로 만든다.


쉽게 말하자면,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한 것입니다.

그 이후로 나온 iPod, iPhone, iPad, Macbook 시리즈는 연달아 대박을 쳤고, Steve Jobs 사후 Apple은 세계 1위의 기업가치를 보유하게 됩니다.

Steve Jobs는 크게 태블릿PC, 노트북, 휴대폰으로 제품군을 크게 단순화하였습니다.


사실 말이 좋아야 '선택과 집중'이지, 이 전략은 위험한 측면이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제품수를 줄여버리면, 그 안에 구멍이 생길테고, 경쟁사들이 그 구멍으로 침투해 Apple을 위협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Apple은 중저가 시장은 애당초 경쟁사한테 넘겨준다는 전략을 취하고 있었고, 무엇보다도 Steve Jobs의 제품 기획 능력 및 고객의 needs를 예측하는 능력이 워낙 출중했기 때문에 다행히도 Apple은 고공성장을 달성합니다.

Apple은 소프트웨어나 운영체제까지 자체적으로 개발하여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극적인 결합을 추구했습니다. 이게 크게 효과를 봤습니다. 지금까지.


무엇보다도 당시 Steve Jobs는 단순히 하드웨어에만 집중하기 보다는 iOS, iCloud 등 소프트웨어 생태계 구축에도 유별나게 집중했고, 이들 소프트웨어는 디자인, 성능, 그리고 고객친화적인 면에서 매우 우수해서 고객들이 Apple의 아이덴티티가 곧 '혁신'이라고 믿게 끔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혁신'은 Apple 만의 프리미엄을 만들었고, 그 점이 삼성전자가 지금도 반도체 부문 빼고는 Apple을 따라잡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즉, 생산하는 제품의 수를 줄이고, 그 제품과 소프트웨어의 결합을 통해 고객에게 "Apple이 아니면 안된다"라는 강력한 마케팅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구멍을 커버해버린 것입니다. 여기다가 Tim Cook이라는 SCM분야 전문가 덕분에 천문학적인 영업이익률을 가지게 된 것은 덤이구요.


Apple을 세계 기업가치 1위로 만든 것은 Tim Cook이었지만, 그 1위로 달성하게끔 결정적으로 기여한 것은 Steve Jobs의 탁월한 제품 기획력과 장기적인 안목이었습니다.

Steve Jobs의 제품기획력과 그것을 마케팅하는 능력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다만 의외였던 것은 그는 리서치 조사 결과는 전혀 활용하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여기서 Apple의 또 하나의 약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Steve Jobs가 없다면?


다들 아시다시피 오늘날의 기술발전은 정말 경이적입니다.

거의 1년 단위로 무수한 기술이 시장에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품군을 확대하던가, 출시주기를 수정하던가 해야하는데, 그것을 담당해야 할 Steve Jobs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적어도 제가 생각했을 때는, Steve Jobs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계속 유지하면서 뭔가 다른 방법을 찾았을 것 같습니다.

이 것은 어디까지나 Apple 내에서 Steve Jobs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후임CEO인 Tim Cook은 어디까지나 '관리형 CEO'였고, SCM(Supply Chain Management) 분야에서 강점이 있었기 때문에 Steve Jobs의 주(主) 제품전략인 '선택과 집중'을 유지하기가 버거웠습니다.

Tim Cook은 관리형 리더였지만, 그 역량은 정말 우수했습니다. 지금도 Apple이 세계 스마트폰 영업이익 93%를 차지하는 것은 전적으로 그의 역량 덕분입니다.


제가 지난번에 다루었던 포스팅에서도 Apple이 앞으로도 제품 전략 관련해서 이것저것 시도를 할 것이라고 예측했는데요.

이는 결국 Tim Cook의 제품기획력이나 안목이 Steve Jobs에 비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제품이 iPhone 4S이었습니다.

iPhone 4S는 여러모로 변곡점이었습니다. Steve Jobs 사후 Apple의 제품전략이 수정될 것이라는.


iPhone 4S는 Steve Jobs가 죽은 직후에 출시되었는데요.

제가 막 제대한 직후에 발매되었기 때문에 기억하고 있습니다.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은 Apple이 iPhone 5를 출시할 것이라고 했는데, 정작 출시된 것은 S가 붙은 iPhone 4S이었습니다.

Tim Cook은 Steve Jobs의 유언이었다고 하는데, 솔직히 제가 볼때에는 그냥 핑계거리에 불과합니다.


iPhone 4S가 변곡점이었습니다.

Apple이 이제 선택과 집중이 아닌 시장수요에 맞춰 제품을 생산한다는 측면에서 말이죠.

Tim Cook 입장에서는 자신이 Steve Jobs 만큼의 고객 needs 예측력, 제품기획능력이 딸리니 차라리 일반 기업들이 하는 방식으로 승부를 보는 것이 당장으로서는 적절하다고 생각했던 거지요.

그리고 iOS의 디자인을 전면 수정하는 등, Steve Jobs의 색을 지우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엉성했습니다.


iPhone 4S를 출시한 직후 iPad Mini를 출시했는데요.

iPad mini는 여러모로 불운한 제품이었습니다. 나온지 얼마되지 않아 iPhone 6 Plus에게 잠식당했거든요. 엉성한 제품전략의 발로입니다.


불과 2~3년 뒤에 iPhone 6 모델부터 Plus 모델을 추가하면서, 이 iPad Mini시장까지 잠식하게 되었습니다.

Steve Jobs 역시 카니발라이제이션(Carnivalization:자기잠식)을 두려워하지는 않았다고는 하지만 Steve Jobs 사후의 Apple이 보여준 카니발라이제이션은 아무리 봐도 미성숙했고, 제품 전략 측면에서 준비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거기다가 특정 시장(예로 들어 인도)을 위해 iPhone SE까지 출시하여 Galaxy 모델을 출시하는 삼성전자를 따라가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2015년, 2016년에는 더욱 적나라했구요.

그러다보니 기술 분야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 입장에서는 "Apple의 혁신이 죽어가고 있다"고 생각하게끔 만든 것입니다.



또한,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iPhone 매출의 증가폭은 지속해서 둔화되고 있었습니다.


Tim Cook 입장에서도 이 점이 바로 고민거리였을 것입니다.

Apple의 주 수익원인 iPhone의 영향력을 축소시켜야 하고, 그 외에도 또다른 제품군을 형성해 Apple의 브랜드 이미지인 '혁신'을 되살려야 하는데, 이게 보통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2017년이 되었고, Apple은 iPhone 8&Plus, iPhone X를 출시했습니다.


서론에서도 말했다시피, 저는 이 행보에 의문을 품었습니다.

그 이유는 Apple이 이 3가지 제품을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이 되는지 의문이었기 때문입니다.

Apple은 일반적으로 1차, 2차, 3차로 나누어 순차적으로 제품을 출시합니다.

생산능력이 받쳐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거기다가 이 3가지 제품을 동시에 출시한다는 것은 어느 1,2개의 제품은 망한다는 뜻인데, 그렇게 되면 Apple의 수익도 줄어들게 뻔합니다.

도대체 무엇때문에 이런 무리수를 쓴 것일까요?


적어도 제가 생각하는 Apple의 목적은 "제품전략의 리포지셔닝(re-positioning)"입니다.

즉, 현재 프리미엄급인 iPhone 시리즈를 준프리미어급으로 낮추고, iPhone X를 프리미엄으로 빈자리를 채우는 "프리미엄의 재정의"를 노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대부분의 언론에서 프리미엄폰이라고 하면 대부분 삼성전자의 Galaxy, Apple의 iPhone을 떠올립니다.

그리고 Apple은 삼성전자의 행보를 따라가는 듯한 모습을 보였죠.

이렇게 되다보니 Apple의 브랜드 이미지인 '혁신'의 빛이 바래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선택과 집중'이라는 방향으로 선회하였습니다.

Tim Cook 입장에서는 전면적으로 제품군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고, 그것은 iPhone 제품군을 프리미엄(iPhone X)-준프리미엄(iPhone 시리즈)-중저가(iPhone SE)으로 단순화하는 방식으로 가격대 포지셔닝 자체를 전면 수정한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단순해져 관리하기도 수월하고, 4인치 iPhone에 향수를 가지고 있는 고객들도 만족시킬 수 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거기다가 새로운 프리미엄을 정의하게 됨으로써 '혁신'이라는 Apple의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할 수도 있다고 본거죠.

iPhone X에는 여러가지 신기능이 추가되었습니다. AR기능, 안면인식기능, OLED디스플레이 등등.... 최근에 나온 시리즈 중에서는 가장 빵빵했습니다.


실제로 이번에 iPhone X에 OLED를 탑재하고, 다른 기업들이 관심을 가지는 가상현실(VR)가 아닌 증강현실(AR) 기술을 탑재한 것도 이 의도일 것입니다.

OLED야 이미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급부상했고, VR기술 같은 경우는 이미 Playstation 등 게임기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Apple이 만약 VR기술을 도입한다는 것은 혁신이 아니라고 본거죠.



Apple의 대표적인 제품이 iPhone이기 때문에, 제가 iPhone시리즈에 집중하여 설명했지만, Apple의 '프리미엄의 재정의'라는 제품전략은 이미 iPad, Macbook에서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Steve Jobs가 살아있던 당시의 Apple의 제품군은 크게 "iPod-iPhone-iPad-Mac 시리즈"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Apple이 삼성전자의 행보를 따라가는 듯한 행보를 보이면서 iPod, iPad의 위치가 위험해졌습니다.

또한, Mac 시리즈의 경우에는  Macbook Air는 UltraBook의 등장으로 위치가 위험해졌고, Macbook Pro의 두께도 줄어듬에 따라 사실상 퇴출 되었습니다.


Macbook Pro도 Gaming Laptop 등 고성능 노트북의 등장으로 위험해졌습니다.


그래서 Apple은 iPad Mini, Macbook Air 등 이미 가망없다고 판단내린 제품은 과감하게 퇴출하고, 아직 유망하다고 판단되는 제품군의 프리미엄 재정비를 단행한 것입니다.


예로들어 iPad는 10.5인치, 12인치 제품군을 출시하여 보험이나 증권업체 등 전문직종을 위한 용도로 변경하고, Macbook Pro나 iMac은 디자인, 영상, 음악 작업용으로 거의 특화하다시피 개편한 것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전문직종이 사용하는 것은 곧 프리미엄이라는 인식이 있고, Apple은 그 점에 착안하여 자사 제품군을 더욱 프리미엄화 시킨 것입니다.


물론 하위모델을 출시하긴 했지만요.



앞서 말했다시피 Apple의 수익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제품을 꼽으라면, 누가 뭐래도 iPhone입니다.

실제로 Apple의 전체 매출 중에서 iPhone이 차지하는 비중은 60% 이상입니다.


그리고 Apple의 변화를 보기 위해서는 iPhone의 변화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Apple이 이번에 iPhone8&Plus와 iPhone X를 출시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프리미엄의 재정의를 포함한 제품전략의 리포지셔닝(re-positioning)이라는 점에서 말이죠.
그리고 이런 행보를 밟는 이유는 "혁신"이라는 Apple의 브랜드 이미지를 재정립하고, 고객들이 충성도를 굳건히 다져,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빅픽쳐를 위해서입니다.


물론 이 변화는 얼마 전부터 iPad, Macbook 시리즈 등에서 계속 진행되어 왔던 것이지만, 이번 iPhone X를 통해 결정적인 변화를 맞았습니다.


적어도 지금의 제가 볼 때에는 적절한 전략이라고 보여집니다.

무엇보다도 Apple의 이러한 시도는 어디까지나 Apple의 탄탄한 브랜드 이미지가 있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사람들은 예전보다 퇴색되었다고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지인들에게 '혁신기업'이 어디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Apple'이라고 답할 것입니다.

그런 Apple이 다시 제품전략 면에서 새로운 기준을 정립한 것이고, 어느정도 이미지를 회복할 것 같습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Apple의 독주 역시 지속될 것이라고 보구요.


그럼에도 위험요인이 없다고 하면, 그것은 아닙니다.

먼저 Steve Jobs라는 사람이 없다는 점입니다.

Steve Jobs는 존재 자체가 혁신이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Apple에 대해 열광한 측면이 분명히 있습니다.

사람들은 Steve Jobs의 프레젠테이션에 엄청나게 열광했습니다. 그리고 혁신이라고끔 믿게 했습니다.


또한, 중국에서의 매출 전망이 부정적이라는 것입니다.

과거 Apple이 iPhone 6를 성공시킬 수 있었던 이유는 중국에서의 매출이 급성장했기 때문입니다.

Apple의 iPhone 6가 정점을 찍은 후, 점차 중국시장에서의 iPhone 점유율은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중국 정부는 사상통제로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유통을 제재하고 있고, 현지 브랜드들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Apple가 이루려고 하는 목적이 달성될 지에 대해서는 위험요소가 있습니다.

최근 중국정부의 지나친 사상통제로 해외 기업들의 중국 투자가 소폭 줄어들어씃ㅂ니다.


요약하자면, Steve Jobs라는 존재의 부재, 중국시장의 불투명성이 현재 Apple이 처한 위험요소라는 점입니다.


하지만 문제가 있으면 해결책이 있듯이, 여기에 대해서도 대처할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에서 Tim Cook이 '관리형 CEO'라고 분류했지만, 이 사람도 충분히 실력 있는 사랍니다.

그래서 저는 Apple이 아직은 희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번 iPhone X가 잘 될 것이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프로토타입버전이니까.


또한, 앞에서도 말했다시피 구독자 분들이 기업 분석하실때, 중점으로 두셔야 하는 부분은 재무분야 뿐만 아니라 그 회사가 어떤 제품을 만들고, 그 제품군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것을 보실 것을 권유합니다.

제품전략이 곧 그 기업의 미래전략과 비전을 잘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번외로 이번 iPhone에 대한 가격거품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솔직히 저는 이게 왜 논란이 되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구독자 분이 알아봐달라고 하셔서 제가 개인적으로 조사해봤습니다.

실은 iPhone 6 시절부터 계속해서 조사했었지만, 이번에 우리나라 언론이 보도한 것은 모두 틀린 내용입니다.

미리 결론을 짓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가격거품에 대한 현재 한국 언론들의 보도내용은 모두 틀린 내용입니다.


저는 지난주에 조선비즈, 매일경제, 한국경제가 각각 페이스북에 올린 기사를 듣고, 가격거품논란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요.

그런데 이상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제가 iPhone 6를 조사할 당시만 해도 부품가격만 해도 300달러가 넘었는데요.

일반적으로 원가는 (부품가격+R&D비용+인건비)로 구성되는데요.


이렇게 맞춰보면 iPhone의 가격은 높을 수는 있지만, 가격거품 얘기가 나올만한 수준이 아닙니다.


이번 X시리즈만 해도 원가가 400달러라는게 말이 안됩니다.

우리나라 언론들이 인용한 IHS Markit 보고서를 제가 직접 읽어봤습니다.

읽어보니 우리나라 기자들이 해석을 잘못했더군요.


원문에는 이렇게 나와있습니다.

Teardown engineers at IHS Markit have completed their preliminary physical dissection of the new Apple iPhone X and found that the model A1865 version of the smartphone with 64 gigabytes (GB) of NAND memory carries a bill of materials (BOM) of $370.25
     -IHS Markit report[iPhone X Costs Apple $370 in Materials, IHS Markit Teardown Reveals]
엑세서리 등을 제외한 필수 부품만 빼면 370달러입니다. 또한, 이는 인건비와 R&D 비용이 포함되지 않은 것입니다.


직역하자면 IHS Markit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iPhone X의 재료표(Bill of materials)에 따르면 부품 원가만 따졌을 때 370달러 수준이라는 것입니다.

인건비, R&D 비용을 모두 제외하고 나면 부품가격만 고려했을 때 370달러라는 것입니다.


게다가 이는 iPhone이 가격거품이 심한 것이 아니라, Apple의 가격정책이 정말 우수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Apple의 경우 자체 공장이 없고, 생산 과정을 전세계 700여개의 하청업체들에 맡깁니다.

반도체와 같은 핵심부품을 제외하고 나서는 한가지 부품에 여러개 기업들의 가격경쟁을 유도하여 생산에 사용되는 부품 가격을 엄청나게 낮춥니다.

Apple의 SCM은 세계 1위로, 삼성전자나 LG전자도 도저히 못따라갈 정도입니다.
이번에 370달러라는 것도 AR기기, 얼굴인식센서, OLED 디스플레이가 사용된 것을 반영해서 보면 엄청 낮춘 가격입니다.
부품원가만 370달러라는 것은 Apple의 생산관리 역량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점에서 칭찬해야지, 이게 iPhone의 가격거품 논란을 일으킬 근거가 못된다는 것입니다.


여기다가 인건비, R&D 비용을 합치면 800달러는 넘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언론들이 인용한 IHS Markit의 기사에서도 이렇게 Apple을 칭찬했습니다.

"There's a lot of content and advanced technology wrapped up in the iPhone X, and Apple has priced its flagship according to the value it's delivering," Lam said. "Apple is executing well on its strategy with a truly unique iPhone."


직역하자면 "Apple의 생산원가 관리정책은 정말 우수하다"고 한 것입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의 iPhone 가격이 높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는 우리나라의 가격정책이 다른 나라와 제도가 다르다는 점에서 기인한 것인데요.

부가가치세를 모두 포함하여 비교하면 우리나라가 비싼 것은 많지만, 거품논란까지 나올 정도로 비싸지는 않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가격표에 가격이 찍힐 때, 부가가치세(VAT)가 이미 반영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가들, 예로 들면 미국, 일본, 캐나다에서는 VAT가 반영되지 않은 상태에서 가격표를 찍기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미국이나 캐나다, 일본 시장은 전세계에서도 가장 큰 시장들입니다.

시장 자체가 크기 때문에 업체 간 경쟁도 치열하고, 그것 때문에 이들 국가에서 판매되는 제품들은 세계에서 가장 가격이 낮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블랙프라이데이때 삼성전자, LG전자의 가전제품을 Amazon.com으로 구매하는 게 괜히 그런 것이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제품 가격과 비교해보세요. 미국에서 사는 삼성 TV가 배송비 합쳐도 더 쌉니다.


결론적으로 iPhone 가격이 거품이라는 것은 말도 안되는 소리입니다.

또한, 한국 차별한다고 하는 것도 해외의 조세제도에 대해 제대로 이해도 하지 않고 하는 소리입니다.

어디까지나 우리나라 기자들의 무지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우리나라 기자들이 국뽕 좀 그만 맞았으면 합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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