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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PIC FINE APPLE Dec 06. 2016

'헐 대박'

공감의 커뮤니케이션, 말 잘하는 것은 잘 듣는 것에서 출발한다.

커뮤니케이션에서는 듣기를 항상 강조합니다.

인간에게 입은 하나이고 귀는 두 개여서 그렇다는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일상적인 대화는 물론이고 회의를 하다가도 의견을 내놓으라고 하면 전혀 다른 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말단이 그러면 그러려니 하지만 상사가 그러면 회의가 맥이 빠집니다.


썰전이나 토론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한 타씩 주고받는 모습이 마치 탁구를 보는 것 같습니다. 토론에서 모두발언을 하면서 시작하듯 탁구에서도 서브를 넣습니다. 때론 강하게, 때론 날카롭게, 때론 루즈하고 부드럽게 시작합니다. 탁구에서 서브를 넣고 얼마 가지 않아 점수가 나버리면 맥이 빠지죠. 쉼 없이 공이 왔다 갔다 해야 게임하는 사람도 구경하는 사람도 재미있습니다. 대화도 계속해서 맥이 끊기면 지루해지죠. 이렇듯 참 닮은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우스갯소리로 '헐 대박' 하나면 대화가 원활히 이뤄진다고 하죠. 아름다운 한글 사용이 이슈화가 되어서 '헐 대박'도 말이 많지만 이 단어에 대해서는 충분한 연구가치가 있습니다. (ㅎㅎ) 앞서 비유한 탁구로 말하자면 서브가 툭~ 들어왔는데 '헐 대박'으로 스매싱을 날리는 거죠. '헐 대박'에는 공감과 동조가 녹아있다고 생각합니다. 친구들끼리만 그런가요?  소개팅에서도 그렇죠. '맞장구'의 기술을 가진 사람들은 소개팅 성공률이 더 높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http://www.datanews.co.kr/news/article.html?no=38495

그렇다고 합니다..

표본이 어떤 사람이었는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무려 41.3%가 맞장구, 내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는 상대에게 엄지를 들어줬습니다. 1,2위를 휩쓸었군요. 그런데 사실 이 글을 쓰고 있는 저조차도 -강사여서 그런진 몰라도- 내 이야기를 먼저 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무의식적으로 내 이야기를 하고 있는 날 발견하고는 뜨악하며 의식적으로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자세를 고치죠. 탁구에서는 공이 라켓에 맞기 직전까지 공을 응시해야 한다고 합니다. 저는 대화도 오는 것을 정확히 들어야 내가 상대방에게 할 말도 정확히 간다고 생각합니다. 


듣다를 한문으로 하면 '들을 청'이죠? 이 한문을 자세히 보면 듣는 방법이 나와있습니다.


들을 청, 이 한문 안에는 듣기에 대한 방법이 나와있다.
들을 청
왕의 귀로 들어라

항상 열려 있어야 합니다. 지도자의 위치로 갈수록 귀는 열려 있어야 합니다. 왕의 귀가 닫혀있다면 세상의 진실들을 알 수가 없습니다. openmind처럼 openear가 되어야 합니다. 3번째에 나오는 하나의 마음으로 듣기 위해서는 openear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틀린 것'이 아닌 '다른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말입니다. 요즘 세상에 더욱 강조되어야 하는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나와 다른 것을 틀리다고 단정 짓는 태도가 귀를 막는 찌꺼기가 됩니다. 그렇게 순환이 안되면 소통 경화증이 옵니다. 결국 소통의 핏줄은 터지고 말지요. 소리를 높이고 해선 안 될 말을 하게 됩니다. 소통을 원한다면 먼저 귀를 열어두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열 개의 눈을 가지고 들어라

상대방을 끝없이 살펴야 합니다. 들을 때는 항상 눈으로 상대방을 바라보라는 뜻입니다. 눈을 마주치고 듣는 것과 눈을 피하며 눈을 감고 듣는 것은 받아들이는 데이터의 양이 다릅니다. 목소리만 들었을 때와 목소리와 그 사람의 몸짓 언어, 표정을 같이 읽으면서 들었을 때는 상대방의 의중을 파악함에 있어 매우 차이가 큽니다. 언어는 속일 수 있지만 손짓, 표정, 어조 등의 비언어적인 요소는 무의식 중에 나오기 때문입니다. 그런 비언어적인 요소는 눈이 많으면 많을수록 알아차리기 쉽습니다. 즉 열 개의 눈 = 눈치입니다. 눈치는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비언어적 요소입니다. 눈치가 발달한 사람일수록 상대방의 심중을 잘 헤아립니다. 나쁘게 말하면 비위를 잘 맞추는 것이지만 좋게 말하면 배려를 잘할 수 있는 것이 '눈치'입니다. 


하나의 마음으로 들어라

맞장구가 그런 것입니다. 맞장구를 친다는 것은 내가 당신의 생각과 똑같다는 것을 표현하는 비언어적 의사소통이죠. 사람은 상대방의 생각이 자신과 같다고 판단되면 마음의 경계를 풀고 더 진실되어집니다. '맞아 나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어쩌면 내가 생각하던 것과 똑같으세요?'라는 말을 듣는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당신은 말이 더 많아질 겁니다. 어린아이도 그렇죠. 아이가 학교 갔다 와서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하면 아이와 한 마음이 되어서 맞장구 쳐보세요. 그럼 아이의 진심과도 통할 수 있습니다. 소통은 한 마음이 될 때 이뤄집니다. 결국 '헐 대박'의 코드는 맞장구이자 공감의 코드인 것입니다. 


정리하자면 대화를 원활하게 해 주고 상대방으로 하여금 호감을 주기 위한 것은 공감의 표시 즉 맞장구이고 그 맞장구는 경청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볼 수 있겠네요. 상대방의 말을 듣고 모습을 살피는 것이  진짜 듣는 자세입니다. 결국 설득도 상대방의 것을 들어주고 내 것을 피력할 때 뒤탈 없는 개운한 설득이 되더군요. 근데 중요한 건 이 공감을 공감하는 척하면 안 된다는 것... 아무리 연기를 해도 다 눈치채게 되어 있습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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