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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홍기 Jan 21. 2022

메타버스로 만나는 루이비통

우리는 어떻게 소비자로 성장하는가 


메타버스 특강을 마치고

올 1월은 매주 화요일마다 명품 브랜드의 역사와 미학을 살펴보는 강의를 했습니다. 메타버스라는 저로서는 새로운 플랫폼을 공부하며, 그곳에서 만나는 이들을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지요. 또한 메타버스의 매체로서의 특성을 알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메타버스만큼 뜨겁게 찬반론을 만들어내는 기술도 없습니다. 마케터들에겐 제품군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로, 엔지니어들에겐 새로운 기술의 프론티어로, 투자가들에겐 새로운 수익모델을 조형할 수 있는 장소로 떠올랐지요. 



루이비통도 사실 19세기 중반, 급속하게 변화하는 프랑스 사회의 부산물입니다. 이번 강의를 통해 당대의 문화사, 지성사, 경제사에 대한 언급을 많이 한 이유이기도 하죠. 당대의 패션문화, 쿠튀르 산업, 리테일 환경, 소비자들의 변해가는 취향 등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여행의 기술 Art of Travel'을 가르치는 루이비통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이었지요. 



개인은 시간에 따라 다양한 생애주기를 거치며 나이가 듦에 따라 있던 욕구가 없어지거나 나이에 맞는 새로운 욕구가 발생해요. 거시적 차원에서 보면 다양한 사회적 사건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구성원들의 경험에는 변화가 생기고, 과거 세대가 퇴장하고 신세대가 태어나면서 인구집단의 구성도 변합니다. 이러한 것들이 트렌드에 변화를 가져오는 세 가지 요인이지요. 소비 트렌드의 변화란 결국 소비자들의 연령 변화, 시간의 경과에 따른 변화, 그들이 겪어온 경험이 하나로 뭉쳐지며 나타난 결과입니다. 



소비자의 나이가 미치는 영향을 연령 효과라 부르고, 특정 시기의 사회적 배경이 미치는 영향을 시기 효과라 부르고, 사회적 경험이 미치는 영향을 코호트 효과라고 지칭하지요. 사실 '라떼는 말이야'란 말이 등장하는 것도 이 코호트 효과 때문이잖아요. 같은 시절에 대한 연대감정이지요. 물론 이런 감정들은 뭉쳐서 하나의 거대한 소비 흐름을 만들기도 합니다. 이것이 트렌드가 되는 거고요. 19세기 프랑스 사회를 이런 관점에서 봐야, 루이비통의 성립과정과 그들이 주장하는 브랜드의 컨셉과 철학을 이해할 수 있게 되거든요. 


명품 브랜드의 스토리를 가르친다고 하면, 사람들은 그저 위키피디아에서 쉽게 베낀 사실들을 읊조리는 정도로 알고 있는 분들도 있더군요. 하긴 브랜드를 피상적으로 소개하는 책들이 많이 나오긴 했습니다. 그저 인문학이란 단어를 갖다 붙여서 단어에 잠재된 '아우라'를 상품으로 소비하고 마는 것들이죠. 저는 소비자 행동을 연구하는 사람입니다. 이것은 현재의 브랜드나 기업분석에만 그 틀을 쓰는 것이 아니라, 과거 적어도 자본주의가 꽃피기 시작하는 르네상스의 무역선단과 교역, 바로크 시대의 제조업체인 길드의 장인들, 18세기의 유통업에 이르는 다양한 역사를 다양한 틀로 읽고 있어요. 



메타버스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에게 말을 건네는 일은 마냥 쉽지만은 않습니다. 아바타로 가려진 한층 익명성이 더욱 강한 사회 속에서도, 메시지가 힘을 잃지 않으려면 딱 한 가지만 지키면 됩니다. 다양한 영역의 공부를 통해 미세하게 결합하고, 이끌어낸 그의 결론과 그 생각을 나누는 스타일이지요. 사실 루이비통이 시대를 살아낸 방식이기도 했고요. 아무튼 1월 한달 함께 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IFLAND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이제 에르메스 마지막 한 강의가 남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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