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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xd UX Lab Aug 24. 2015

해외 버스 노선도 사례와 특징

정류장 맥락을 고려한 버스 노선도 리디자인 - 총 3편 중 1편

by 허지민 인턴연구원



지난 겨울, 인턴 생활을 하면서 버스 노선도 리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는데요. 이번 글에서는 이 프로젝트의 리서치 부분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이 프로젝트는 얼마 전 새로운 지역에 갔다가 집에 오는 길에 버스를 타려고 정류장에 있는 버스 노선도를 보며 내가 타야 될 버스를 찾으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항상 느끼는 점이지만 버스 진행 방향이 헛갈리고, 현재 정류장이 어디인지조차 찾기 힘들 정도로 노선도를 보기가 어렵다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또한 비슷한 경로를 가진 버스를 찾기 위해선 노선도를 하나하나 다 읽어봐야 하고, 이를 비교해서 볼 수 없다는 것이 불편하여 결국 스마트폰으로 검색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저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는데요. 매일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버스 노선도가 보기 어렵다는 것이 큰 문제로 느껴져 리디자인을 하게 되었습니다.

본격적으로 리디자인을 하기 전에 해외에는 노선도를 어떻게  디자인했는지 알아보았습니다. 관광산업이 발달한 나라들에선 어떤 버스 노선도를 사용하고 있을까요?

먼저 버스 노선도를 특징별로 나눠보면 다음 4가지 유형 정도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1. 현 정류장을 시작으로 그린 노선도 
2. 해당 지역 (ex. 신사 사거리)의 모든 버스의 노선을 지도상에 표현한 노선도 
3. 실제 경로 형태의 노선도 
4. 시간표를 첨부한 노선도 


이 네 가지 유형들의 사례와 특징에 관해서 정리해봤습니다.


1. 현 정류장을 시작으로 그린 노선도

출처: http://designworkplan.com/wayfinding/sds-defining-city.htm

이런 노선도는 주로 영국 런던에서 볼 수 있는데요.

출처: https://www.flickr.com/photos/51282757@N05/6218986902/in/photostream/

장점으로는 현재 버스정류장에서 몇 번 버스가 어디로 가는지비슷한 노선은 뭐가 있는지 정리가 잘 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아마 시간 낭비가 많이 줄 것 같네요. 

우리나라와 다른 점은 우리나라는 버스 번호순으로 노선도들이 쭉 나열되어있지만, 런던은 이 정류장을 지나가는 모든 버스의 경로를 한번에 보여줘서 서로 비교가 쉽게끔 만들어진 노선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같은 개별 노선도(하나의 버스 노선만 기록한 노선도)가 없는 대신 위 사진처럼 현재 정류장에 서는 모든 버스의 노선들이 한꺼번에 표시되어, 버스들의 경로가 어디까지 같은 곳을 가고 어디서부터 갈라지는지를 단순화해서 표현하니 굉장히 보기 편하고 효율적인 디자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똑같은 버스 노선도를 줄줄이 늘어 논 형태가 아니라 각 정류장에 적절하게끔 노선이  디자인되어있다는 부분이 굉장히 높게 평가됩니다. 

좀 아쉬운 건 우리나라처럼 버스에 색이 빨강, 파랑, 초록, 노랑으로 나뉘어 있다면, 위 사진처럼 버스 노선에 임의로 여러 색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노선들이 서로 겹쳐 보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 적용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버스의 수가 많으면 노선들이 합쳐져서 전체적인 부피가 늘어나 제대로 표현이 안 될 가능성도 있겠네요.


2. 지도상에 표현된 노선도


두 번째 사례는 해당 지역의 모든 버스의 노선을 지도상에 표현한 노선도입니다.

출처: http://transitmaps.tumblr.com/post/40871322662/asheville-art

장점으로는 현재 지역의 모든 버스의 대략적인 경로를 한번에 확인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런 지도가 붙어 있다면 목적지나 그 근방으로 가는 버스들을 한번에 볼 수 있겠죠. 버스 노선을 하나하나 확인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생각됩니다.

나름대로 버스 노선을 단순화해서 사용자들이 보기 편하게 해놓은 것들도 있지만, ‘버스 노선 지도’라는 걸 고려하지 않고 그냥 일반 지도에 노선을 올려놓은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지도는 버스정류장에 필요한 정보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필요 없는 정보들이 전반적으로 많아 보이고 오히려 지하철이나 랜드마크 등 필요한 보가 부족해 보이네요. 그리고 전반적으로 형식이 통일되지 않아서 이런 부분은 빨리 개선돼야 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또 너무 많은 노선이 얽혀 있으면 뭉쳐서 알아보기 힘들 수 있고, 계획적으로 노선이 계획적으로 짜여져 있지 않은 지역은 오히려 복잡해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3. 실제 경로 형태의 노선도


세 번째는 버스 노선을 실제 경로 형태와 비슷한 모양으로 표시한 노선도입니다.

출처: http://parisbuslady.com/category/busing-around/

주로 프랑스 파리에서 많이 볼 수 있는데요. 버스 안에 부착된 경우도 많습니다.

출처: http://www.parisperfect.com/blog/2012/07/42-bus-best-sightseeing-paris/

이 노선도는 지리정보(강, 다리 등)를 활용하여 위치나 경로 등을 쉽게 인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가로로 긴 형태를 유지해야 하므로 동서남북을 임의로 돌려야 하거나 노선을 일자로 왜곡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사용자들이 혼란을 겪을 수 있는 단점이 있습니다. 제 생각에 이는 동서남북이 바뀌었다는 것을 정확히 표기하거나 작은 지도상으로라도 보여주면 조금 해결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좀 더 자세히 보면 버스가 가는 방향의 정류장과 오는 방향의 정류장이 완전히 똑같지 않다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정류장 이름을 모두 위로 쓰다 보니, 사용자들은 읽을 필요 없는 정류장까지 읽게 되거나 정류장의 위치를 잘못 인식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겁니다. 색을 다르게 하거나 아래로 내리면 덜 헛갈릴 것 같습니다.


4. 시간표 노선도


마지막 네 번째 유형은 시간표를 첨부한 노선도입니다.

출처: https://www.3fach.ch/blog/stosszyt_blog/so-fach-geburi

버스나 이용객이 많지 않은 지역이나 일본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유형인데요. 정확한 시간을 알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워낙 버스가 자주 오고 종류가 다양하여 굳이 도시에서는 적용할 필요가 없습니다.

지금까지 해외의 버스 노선도에 대해서 정리해봤습니다. 각자 나름대로 중점을 두고 디자인된 부분들이 있고 장단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장점들을 토대로 다음 두 번째 글 '정류장 맥락을 고려한 버스 노선도 디자인 2편 –버스 노선도 Redesign 과정과  결론'에서 새롭게 리디자인한 노선도가 어떠한지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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