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레이션을 이용한 패브릭 소품 제작 도전기
by 신한솔 주임연구원
올 1월 초에 2015년 일러스트 달력을 제작해본 후 종이 외의 다른 매체를 이용한 감성적인 소품에 뭐가 있을까 고민해 보았습니다.
저는 지금 시각디자인(GUI, Visual Design) 업무를 하고 있지만 산업디자인을 전공했기 때문에 제품 디자인은 이루지 못한 꿈같은 것이었는데요, 그래서 시도해본 것이 패브릭 제품입니다. 자수나 가죽 같은 공예 쪽은 배우기에도 완성하기에도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아 디지털 프린팅을 이용해 패브릭 제품을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여가시간을 이용해 플리마켓에 참여해볼까 생각 중이고요.
가장 처음 시도해본 것은 포스터 형식의 월행잉이었습니다. 종이에 프린트한 포스터는 흔한 표현 방식인 것 같아 아쉬웠고, 액자에 넣자니 벽에 못 박기가 부담스럽다고 판단하여, 벽에 걸기 가벼우면서 따뜻한 느낌이 주는 월행잉을 제작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일러스트레이션을 크게 프린팅하고, 재단한 천을 박음질로 마무리했습니다. 건축 모형용 나무 봉을 구입해 크기에 맞게 절단한 후 만들어놓은 고리 안에 끼워 넣어 보았습니다. 나무 봉 때문에 무거울 것 같아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가벼워 벽지에 고정해 놓은 시침핀만으로도 무게를 지탱할 수 있었습니다.
좀 더 빳빳한 천에 섬세하게 프린팅만 된다면 더 나은 결과물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에코백을 만들려다가 생각보다 얇은 천에 프린트되어 포기하고 액자로 만들게 된 것입니다.
흰색 포맥스를 사용했는데요, 포맥스를 크기에 맞게 재단한 후 가장자리를 15미리 두께의 목재를 강력 접착제로 부착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프레임에 천을 감싸고 태커로 심을 박아 고정시켰습니다.
좀 더 실용적인 것을 만들어 보고 싶어서 생각한 것이 패브릭 파우치였습니다. 앞 모습, 뒷모습을 겉감으로 프린트하고, 포장 봉지 안에 마카롱이 여러 개 들어가 있다는 콘셉트로 안감은 마카롱 패턴을 프린트했습니다.
프린트한 천과 부자재를 가지고 동대문에 있는 수예 집에 맡겨보았습니다만 일반적인 파우치 모양도 아닌 데다가 소량 제작이다 보니 인건비만큼의 퀄리티가 나오지 않아 파우치 제작은 잠시 보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남은 천으로 작은 인형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마카롱의 앞 모습, 뒷모습에 맞춰 박음질을 하고 안에 솜을 넣었습니다. 파우치보다 인형으로 만든 것이 일러스트레이션이 더 돋보이고 아기자기하다며 주변분들이 좋아해 주셨습니다. ^^ 지금은 크기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별것 아니지만 이런 소품을 만들 때도 디자인적인 사고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력적인 것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크기나 재질, 사용목적, 무엇보다 원가와 인건비를 생각하며 소비자가 구매하기 알맞은 가격에 맞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도 중요함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친구들이나 동료들에게 피드백을 받아가며 조금씩 수정했었는데요, 여러 가지로 공부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직접 사용을 원하는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하며 디자인해 본 경험이 많지 않았기에 의미 있는 작업이었습니다.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