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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ce Choi Mar 27. 2020

우리는 생각보다 불행에 강하다

By Wodian Grace 

집콕 생활을 한지 이제 두 달쯤 된 것 같습니다. 미팅도, 교육도 오프라인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다 보니 밖에 나갈 일이 거의 없어졌지만 다들 그러하듯 뭔가를 보는 시간은 많아졌네요. 특히 넷플릭스! 아 이거 정말 중독 수준입니다. 끊어야 하는데 쉽지 않네요. 킹덤은 왜 이리 무섭지만 재미있는지, 킹덤을 보고 나니 주지훈이 더 보고 싶어서 드라마 하이에나까지 클릭하고 하이에나의 김혜수가 멋지니 혜수 언니의 다른 작품을 찾아 헤매는… 뭐 이런 개미지옥이 있나 싶네요. 


그러나! 그 많은 넷플릭스 콘텐츠를 우적우적 소화하면서도 지조를 지키며 꼭 아껴보기(하루에 한편만 보자!)를 했던 드라마가 있는데요.


바로 Anne with an 'E'   '빨간 머리 ‘앤’ 이랍니다. 제가 가장 애정 하는 넷플릭스 드라마 중 하나이고, 볼 때마다 뭔가 알 수 없는 희망과 평온함이 느껴진다고나 할까요. 


어쨌든 저는 앤의 ‘찐팬’입니다. 


앤을 사랑하는 이유는, 가상의 존재이긴 하지만 그녀를 통해 불행을 맞서는 용감한 방법을 끊임없이 자극받기 때문입니다. 


누구에게나 힘든 시간이 있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닥친 상황은 본의 아니게 많은 사람들에게 시련을 주고 있습니다. 저에게도 오늘 이 시간은 분명 어려운 시간입니다. 최선을 다해 지난해 집필했던 책도, 코로나로 인해 계속 출판이 연기되고 있고... 수년간 공들여 만들어 온 굵직한 프로젝트도 무한 연기 상태이니 개인의 노력 여부와 상관없이 불어닥친 상황의 힘에 무력함을 느끼는 것은 사실입니다. 


넷플릭스로 앤을 두번 돌려본 후, 책도 사 보았습니다. 배영옥이라는 작가가 만화 앤의 장면 장면에서의 이야기와 자신의 인사이트를 엮에 글로 정리한 책이지요. 이 책도 요즘 같은 우울한 시기?에 읽으시면 참 좋아요. 추천! 


‘앤’의 첫 시작은 마릴라와 매튜가 원하던 남자아이가 아니라서, 파양을 당하기 직전까지 몰리지요. 꿈꾸던 초록지붕 집의 아이가 아니라, 달아나고 싶었던 고아원으로 되돌아가게 된 그 상황에서  앤은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전 이 드라이브를 마음껏 즐기기로 작정했어요. 즐기겠다고 결심만 하면,
대개 언제든지 그렇게 즐길 수가 있어요!” 

앤의 입장에서 억장이 무너지고, 절망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잖아요. 쉽지 않은 상황에서 우울감을 품고 있는 저에게 마치 앤이 다독여 준 말 같이 들렸습니다. 


앤을 다시 보기 하며 ^^ 저도 마음을 다잡았었지요.  그리고 봄이 오는 지금 이 순간을 최대한 즐기기로 했습니다. 인터넷으로 식물 모종도 좀 사고, 어지럽고 지저분한 마치 제 마음과 같은 마당을 치우고 식재를 옮기고 지난 주말 내내 몸을 움직였지요. 아이에게도 좀 더 다양한 음식을 해 주어야겠다고 마음먹고, 평소 하지 않는 요리를 시도해 보았습니다 (성공하진 못했지만ㅜㅜ ) 친정어머니의 크고 작은 일을 군소리 없이 도와드리고, 그동안 소홀했던 집안일을 매일 하나씩 시도하고 있습니다. 


창살 없는 감옥이라고 느꼈던 이 생활에 꽤 ‘즐겁게’ 적응을 해 버렸지 뭐예요. 

이번 주말에는 몇 년 동안 관리를 하지 않아 잡풀로 엉망이 된 마당의 한 구석에 자갈과 돌을 사서, 마당 공사를 직접 해 볼 생각입니다. 인건비는 아껴야지요. :) 


무엇인가 도전하는 것 만이 용기는 아니겠지요. 지금 우리에게 다가온 어려움과 불행이라고 생각되는 일들에

당당하게 맞서며, 오늘을 열심히 살아가는 것도 용기의 다른 얼굴이 아닐까요?


우리는 생각보다 불행에 강하니까요! 


함께 일상의 작은 순간을 즐겨보아요. 이제 진짜 봄이 오고 있어요. ^^ 



Be Wodian 

Grace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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