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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루아 Jul 23. 2020

우리 집엔 고양이가 3마리 있다 2

나의 일상, 나의 생각

두 번째 고양이는 이름이 꼬봉이. 꼬봉이는 뱅갈 고양이로 단모종이다. 꼬봉이는 구리를 데려오고 1년쯤 지난 뒤에 남편이 구리 혼자는 너무 심심한 것 같다며(남편의 생각) 하나를 더 데려오자고 했다. 그러면서 찾기 시작하다가 전남 광주까지 가서 데려온 고양이다.     


뱅갈은 종의 특성상 성격이 굉장히 활발하고 체격도 좋다. 그래서 구리가 걱정되어 일부러 이름을 ‘꼬봉이’로 지었다. 형(구리)에게 덤비지 말라는 뜻으로 말이다. 이름 따라간다고, 성격이 참 순하다. 성격이 너무 좋다. 꼬봉이 같은 고양이라면 10마리도 키울 것 같다는 것이 남편과 나의 생각이다.   


            


세 번째 고양이는 시루. 시루는 코숏으로 작년 가을 끝날 무렵에 아파트 옆에서 데려온 업둥이다. 남편 출근길에 혼자 길바닥을 헤집고 다니는 놈을 데려오게 되었다. 그때 아이는 한 달 겨우 지난 상태였다.     


이빨 겨우 나기 시작한, 발톱도 숨기지 못하는 새끼 고양이를 품에 안고 분유를 먹이고 변을 싸게 하면서 돌봤다. 어느 날엔 먹기만 하고 변을 못 보더니, 어느 날엔 설사를 해대면서 덜덜 떨었다. 이러다 잘못되는 거 아닌가 걱정이 될 정도였다.     


그렇게 잘 클 수 있을까, 걱정을 하면서 하루하루 시간을 보냈는데... 어느새 일곱 달이 넘었다. 비실비실하던 놈이 이젠 7, 8세 형들을 쫓아다니면서 괴롭힌다. 깡패가 따로 없다. (냥아치!)          




우리 집에서 고양이는 나름의 활력소다. 남편이 퇴근을 하고 현관에 들어서면 고양이들이 먼저 쪼르륵 현관에 나타난다. 그러면 남편이 말한다.      


“고양이만 반겨주냐?”     


이렇게 나나 아이들에게는 투덜거리지만, 고양이는 예쁘다며 쓰다듬는 남편이다.     

 

딸은 또 어떤가. 공부를 하다가도, 게임을 하다가도 고양이를 껴안고 쓰다듬으며 좋아한다. 밖에 외출이라도 하면 고양이가 보고 싶다면서 어서 집에 가자고도 한다.      


우리 집에서 고양이와 가장 데면데면하는 사람은 아들이다. 아들과 고양이들은 서로가 거의 없는 취급을 한다. 발달장애가 있는 아이에게 반려동물은 좋은 친구가 될 수도 있다고 하던데, 아들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우리 집에서 고양이의 효과(?)를 가장 많이 보는 사람은 바로 나다. 밥을 챙겨야 하기도 하고, 화장실도 치워줘야 하고, 사료나 그 외의 것들을 사야 하는 비용적인 면도 있지만... 그런 것을 감수하고도 고양이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공부를 하다가, 글을 쓰다가 지치고 힘들어서 돌아보면 고양이들이 여기저기 누워 잠을 자고 있다. 그저 자고 있을 뿐인데도, 그 모습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웃음이 절로 나온다. 슬며시 그 옆으로 가서 슬쩍 쓰다듬으면서 같이 누우면 마음이 편해진다. 잠시 그렇게 누워 있으면 힐링이 되는 기분이다. 


우리 오래오래 함께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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