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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루아 Oct 07. 2021

결절종

손가락 결절종 이야기

           

정말 오랜만에 글을 올리는 것 같다. 아니 쓰는 것 자체가 오랜만인 것 같다.

나는 그동안 뭘 한다고 글 쓰는 것조차 멀리하고 살았을까.

그 이야기를 하자면 좀 길 것 같다.     


원래 내 인생에서 이야기, 글이란 것을 쓰는 것을 멈추는 날이 있을까... 싶던 날도 있었다.

그런데 그런 날이 생기더라.

더 이상은 글, 이야기란 것을 쓰고 싶지 않다...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란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또, 완전히 손을 놓게 되지는 않았다.

이렇게 또 뭔가를 쓰겠다며 끄적이는 것을 보면 말이다.     


1년 하고도 두 달 정도 지났다. 글을 올리지 않은지 말이다. 이젠 그동안에 있었던 일들을 하나씩 올려보려 한다.    

   




현재 내 손가락 상태이다.

하필이면 이런 상태일 때에 이 손가락으로 타자를 치겠다며 끙차끙차 노력중이다.

왜 하필 지금인지는 모르지만, 지금이고 싶다. 쨌든.

손가락이 이렇게 된 이유는 ‘결절종’이다.   

  

결절종 손에 발생하는 종양 중 가장 흔한 것으로얇은 섬유성 피막 내에 약간 노랗고 끈적이는 액체가 담긴 낭포성 종양     


‘결절종’을 검색하면 나오는 설명이다.

처음엔 작은 혹처럼 생긴다. 그리고 통증은 없다고 한다. 

나도 처음엔 서서히, 조금씩 살이 올라오기 시작하면서 혹이 생겼다. 그런데 내겐 통증이 있었다. 통증이 있었다. 그래서 병원에 가야 했다. 


통증이 없다면 병원에  갈 필요도 없는 작은, 조금 보기 싫은 작은 혹일 뿐인 것인데 내겐 통증이 있었다.

그리고? 쨌다. 일명 수술. 엄청나게 아픈 마취주사를 맞고 칼로 째서 그 안의 것들을 빼내는 그 짓을 벌써 4번이나 했다.

도대체 몇 번이나 더 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정말 끊임없이 샘솟는 것 같다. 


사실 끊임없이 샘솟는 것이 맞다고 할 수 있다.

이 결절종이란 혹 안의 물질은 활액, 관절액이라고 하는데 관절을 감싸고 있어야 할 관절액이 자리를 이탈하여 혹처럼 자리 잡은 것이다.

그러니까 이 혹 안의 것은 관절액, 관절액은 계속해서 생성되어 관절을 감싸는 것. 즉, 끊임없이 샘솟는 물질이 맞는 것이었다.     


얼마 전에는 띵띵, 손가락을 굽힐 수도 없을만큼 붓고 아파서 병원에 또 가야 했고 바늘로 찌르기만 하고 짜내는데 정말 죽을 것만 같았다.

오죽하면 선생님 손을 붙잡았고, 진료실에서 소리를 질렀다. 창피함도 모른 채 말이다.     

사실 이 손가락은 다른 손가락들과 달리 손가락 자체, 전체에도 통증이 있다.

관절염이라고나 할까. 정형외과 의사 샘은 관절염이라고 했었다.

글 쓰는 사람들의 고질병 중 하나인 손가락 관절염이 내게도 있달까. 뭐, 하나지만... 하하.     


이것만으로 끝이 아니다. 내 몸은 저주받은 것만 같다.

내가 브런치에 글을 쓰지 않기 시작한 시점에 벌어진 또 다른 일도 있다. 

그것은 건강검진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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