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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루아 Oct 11. 2021

건강검진과 호산구 수치

호산구 수치 이야기

          

딱 1년 전 이맘때인 것 같다. 10월.

왜냐하면 곧 건강검진을 받을 예정이니 말이다.

다시 돌아온 건강검진, 건강검진의 추억이라고 할까.   


       

건강검진을 마치고 난 후, 모든 것은 순조로웠다.

평소에 변비와 설사를 번갈아가면서 하던 내가 가장 걱정하던 대장내시경에서, 대장이 아주 깨끗하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걱정할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냥 과민성대장증후군이었나보다.)

뭐, 가슴 엑스선과 초음파에서 물혹 몇 개를 발견한 것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검진의 모든 결과가 나왔을 때, 병원에서 연락이 왔다. 무슨 수치가 높으니 병원에 와서 상담을 받으란다. 거기서부터 덜컥, 하고 가슴이 내려앉았다. 이건 또 뭔가, 싶었다.


다음 날에 병원에 갔다. 검진센터 선생님이 얘기하길, 호산구 수치가 기준치보다 높게 나왔다고 한다. 그러면서 더 높은 병원에 가거나 다시 한번 검사 하길 원했다.     


마침 다음날엔가 대학병원에 다른 병명으로 예약이 되어 있었다. 그래서 그쪽으로 가서 마저 처리하기로 했다. 그리고 나의 걱정은 시작되었다.

누구나 한번쯤은 그럴 것이다. 일반 병원에서 대학병원 쪽으로 가는 소견서를 받게 된다면 가슴이 두근두근해질 것이다.


나는 이것이 벌써 2번째였지만 여전히 두근거렸다. 이번에도 별일 아니겠지, 하면서도 말이다.

더구나 내가 가야 하는 진료과는 혈액종양내과, 당연히 가슴이 두근거릴 수밖에 없었다.

또한 한두달 새에 난, 살이 7키로나 빠진 상태였다.     




호산구 호산구는 백혈구의 한 종류로서 포유동물에서 다세포 기생충과 특정 감염에 대항하는 역할을 하는 면역계의 일원이다이들은 비만세포와 호염기구와 더불어 알러지와 천식에 관련된 여러 작용들을 조절한다이들은 골수에서 조혈과정을 거쳐 발생하여 혈액으로 보내지며이 후에 최종 분화하고 더 이상 증식하지 않는다.     


호산구에 대해서 검색하면 나오는 설명이다.     


혈액종양내과에 보내진 환자는 일단 기생충 감염 검사와 함께 알러지 검사를 받게 된다. 이 두 가지가 가장 먼저 걸러져야 할 것들인 것이다. 반대로 말하자면 이 두 가지 것들 중에서 하나라면 다행인 것이라는 말이 된다.      


일단 나의 호산구 수치는 다시 한번 검사를 했을 때에 또 올라가게 되는데, 그래도 심한 중증의 환자들보다는 약한 수치이다. 그러니까 보통보다는 높지만 그렇게 높다고 판단될 수치는 아니었던 것이다.

그래도 일단 접수를 받게 되었으니 혈액종양내과에서는 나에게 이런저런 검사를 하게 된다. 그렇게 난 차일피일 미루고 미루었던 알러지 검사를 받게 된다. 더불어 천식 검사도.

그리고 난 알러지 검사란 것이 역시나 함부로 받을 것이 못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어마어마한 돈이 깨지게 되면서 말이다. 젠장.     


결국 나의 호산구 수치는 알러지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호산구 수치가 내려가지는 않았지만 항히스타민을 꾸준히 먹는 것으로 일단락하게 되었고, 혈액종양내과라는 무서운 곳에도 가보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결국엔 이번에도 대학병원으로 보내진 내 소견서는 별것(?) 아닌 것으로 일단락 되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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