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니까 더 잘 알잖아요.
엄마니까 더 잘 알잖아요.
아이가 커가며 관심은 수시로 변한다. 어떤 때는 몽골로 공룡화석을 발굴하러 가는 사학자가 될 거라더니, 어느새 요리사가 될 거다 한다. 이것저것 탐구하고 실험하며 과학자가 될 거라 꿈꾸더니 구조물을 깊이 파고 모형을 만들더니 건축사가 되어 엄마에게 집을 지어준다고 한다. 역사는 시험을 보기 위한 벼락치기 암기과목으로만 알던 나와 달리 아이가 각국의 다양한 시대를 관통하고 깊이를 더하는 걸 보면 역사학자가 되려나 싶기도 하다. 그리고 어느새 군사전문가가 된 양 전 세계 주요 군수 무기와 전쟁의 전말을 꿰뚫고 있는 아이를 발견한다. 아이가 어떤 곳에 흥미를 느끼는가에 따라 나의 취미와 관심도도 그에 따라 달라졌다.
우리 부부의 어릴 적 성향을 닮은 아이는 약간의 분리불안이 있는 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수줍음이 많았다. 외동인 데다가 대소근육 활동이 미숙했다. 다양한 지적인 측면에서는 성인과 대화를 하나 싶을 정도로 말이 통하고, 자기주장이 분명한 아이였다. 그러나, 일상적인 생활습관은 느리고 마냥 부족한 아이였다. 자연스럽게 가능한 한 아이와 함께 많은 체험활동을 하고 다양한 수업을 함께 했다. 물론 아이의 호기심 못지않게 나 역시 하고 싶은 게, 해 보고 싶은 것이 많았다. 그리고 아이가 커나가면서 단 한 번뿐일 시간에 함께 하며 추억을 쌓고 싶었다. 도시농부를 표방하는 아이와 텃밭을 일구고 수 주간 토요일을 할애해 식기 세트를 구워냈다. 과학관 가족 실험을 수시로 참여하여 서로 앎을 늘려간다. 직장맘이라는 핑계로 아이와 함께 하지 못하는 일은 없었으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