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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형정 Feb 15. 2020

균형을 잃은 몸

취미는 운동: 아침은 굽은 어깨와 등을 피며 시작한다

아침에 개운하게 일어난 지가 언제인지도 모르게 결리는 어깨 펴며 일어난다. 가끔은 두통으로 시달리기도 했다. 베개 탓일까 싶어 어깨와 목에 맞는 베개 여러 번 바꿨지만 소용이 없었다. 베개를 쓰면 안 될까 싶어 안 쓰기도 하고, 잠자는 자세가 잘못된 것일까 싶어 자세도 바꿨다. 옆으로 자지 않으려고 정면으로 누웠다가 잠이 오지 않아 결국 그만두었다. (운동을 하고 너무 피곤해 곯아떨어져 요즘은 정 자세로 잘 잔다. 역시 피곤해야 하는 걸까 싶다)


계속 통증 관련해 이야기하는데 이것으로 나의 일상생활이 다 바뀌었고 모든 게 몸으로 신경이 갔기 때문이다. 




일상이 노력으로 만들어지지 않은 것이 없다.

자연스럽게 살고 싶은데 

자연스럽게 살다가

몸이 부자연스러워지고 있었다.



균형이 맞지 않으면 몸은 온갖 방법으로 신호를 보낸다. 



많이 걸은 날이면 한쪽 다리가 유난히 당겼고, 러닝을 할 때는 발바닥까지 당겨 고생하기도 했다. 발바닥 자체만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병원에서는 종아리와 허벅지까지 치료를 했다. 골반까지는 치료받지 않았지만 다니는 요가원에서는 골반 쪽이 굳어서 그럴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 척추, 경추까지 올라간다. 나는 크게 한숨을 쉰다.  


대체 나는 내 몸을 어떻게 사용한 것이야.


몸은 늘 편한 상태로 가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고 나는 편한 상태를 너그럽게 받아들였다. 긴장을 놓치지 않으면 안 되는데 몸을 기대거나 짝 다리를 하거나 한쪽으로만 가방을 메고 다녔고 늘 불규칙한 생활을 했다. 짝다리 또는 한쪽으로 가방을 메는 것이 편한 이유는 그 전부터 불편해서 그런 것이기에 몸이 알아서 움직인 것이다. 한참 전부터 몸은 불균형을 이루고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통증이 심해지고 나니 만나는 사람마다 건강하자는 말을 하게 되었다. 질환이 크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닌데 이렇게 아픈데 있으면 오죽하랴. 그러니까 다들 건강해야 한다. 


사소한 것이 쌓이고 쌓여 

몇십 년이 되었고

그 몇십 년의 성과가

통증이라는 게 속상하다. 


기가 찰 노릇이다.

ⓒDrawing stay


두 번째의 문제는 주름이다. 나는 목에 주름이 깊은 편인데 누구나 주름이 있는 줄 알았다. 깊이의 정도 차이라고 생각했었다. 대학생 때 과제전으로 개인 사진을 이용하여 디자인을 하기로 했다. 개별 사진을 찍었고 사진을 찍어준 선배가 목에 주름... 보정하기 어렵다나 뭐라나. 나는 그때 목주름은 누구나 있는 것이 아닌 것을 알게 되었다. 정말 좌절하고 있었지만 뭐가 잘못되어 있는지를 모르기에 그대로 살았다. “비너스도 주름이 있잖아.”하며 말이다.(비너스는 동상이지. 살아있지도 않는데... 젠장) 주름은 쇄골 쪽에도 생겼고, 나는 정말 심각해졌다. 아직 나이도 많지 않은데 목은 노년이 되었다. 이마 주름이 생기면 필러나 보톡스를 하면 되겠지만 목주름은 어떻게 해야 하나... 


의자에 앉아서 모니터를 많이 보는 생활로 일자 목이 되었고, 원래 있어야 할 살 위치가 아래로 처지면서 주름이 졌다.


사실 살아가는 데 주름이 뭐 그리 큰 영향 주는 것도 아니고

외관 또한 사람들은 별로 신경 안 쓴다. 다른 건 그렇다 치고 자세 교정이 시급한 것이다. 



의자에 앉아 앞에 있는 책상에 온 몸을 기대며 눈과 목을 빼며 키보드와 마우스를 잡고 일을 한다. 이 자세가 문제가 되기에 높낮이를 조절하며 온갖 노력을 하지만 흐릿해지지도 않는다. 그저 화장품으로 아주 살짝 톡톡 쳐 옅게 보이게 한다(목 주변의 옷이 너덜너덜해진다). 쉬는 시간을 주려고 하지만 화장실 가고 싶을 때 말고는 잘 일어나지 않게 된다. 집중력이 짧아 오래 작업을 못 하는 편이지만 쉬지 않고 유튜브를 보거나 인스타그램을 본다. 


ⓒDrawing stay

운동을 시작하고 최대한 일어나 쉬는 시간을 일부러 만든다. 그것은 의자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할 것이 딱히 없어도 일어나서 기지개부터 켠다. 물을 너무 안 마셔서 물 먹는 습관을 들이려고 화장실 갔다 와서 물을 마신다. 마신 후 어깨 돌리기 20회를 하고 가끔은 거울 앞에서 스쿼트 10회 정도 하고 자리로 돌아간다.  


하면서 이게 뭐하는 짓인가 생각이 들지만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걸...

정말 이 몸뚱이는 별나지만 자책하지 않기로 한다.



위장과 부교감신경은 이어져 있기 때문에 물을 마시면 위장 신경이 좋은 의미에서 자극을 받아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된다.
 
장은 음식물의 영양을 흡수해 온몸의 세포로 보내는 중요한 장기인데, 역할은 그게 다가 아니다. 장에는 약 60%의 면역세포가 모여있고, 약 90%의 행복 호르몬(세로토닌)이 창자에서 만들어진다. 따라서 장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 장은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고, 장이 건강하면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된다.

<죽기 전에 걷고 싶다면 스쿼트를 하라/ 고바야시 히로유키 지음>





내가 어떤 자세를 편애하고

어떤 자세가 불편해하는지 알아야

자세를 교정할 수 있다.




이전에 그냥 놓쳐버린 것을 다시 주워 담을 수는 없지만,

더 이상 그대로 둘 수가 없기에 몸을 관찰하기로 했고

체력이 떨어지지 않으려 노력한다. 




모든 것이 무너지지 않기 위해

내가 무너지지 않기 위해

...




건강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노력해서 다가가야 하는 것이다. 드라마 〈미생〉에서 나왔던 대사 중 “후반에 무뎌지는 이유, 대미지를 입은 후 회복이 더딘 이유, 실수한 후 복구가 늦은 이유 모두 체력이 약하기 때문이다”라는 말이 있다.

열정도, 삶에 대한 호기심도, 사람에 대한 관심도 체력이 무너지는 순간 사라져 버린다.

<몸이 답이다/오세진 지음>





■스쿼트(Squat 양발을 좌우로 벌리고 서서 발바닥을 바닥에 밀착한 채 등을 펴고 무릎을 구부렸다 폈다 하는 운동): 스쿼트는 되도록 전문가에게 배운 후 운동하길 바랍니다!


RYU HYEONGJEONG (@drawing__st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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