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뽕짝 드라마 -30-

첫인사

by 간서치 N 전기수

#185 산 입구


등산 복장을 한 민철이 산 입구에 서 있다.


인아 (소리) 오빠!


민철이 소리 나는 쪽을 보니 인아와 인아 부가 걸어온다.

민철이 다가가 인사한다.


민철 안녕하십니까. 한민철이라고 합니다.

인아 부 (오른손을 내민다) 그래, 반갑네. 난 인아 아버지 서동규라고 하네. 그래 괜히 바쁜 사람 불러낸 건 아닌가?

민철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인아 부 그런가? 그럼 다행이고. (인아를 본다) 인아야.

인아 네 아빠.

인아 부 뭘 망설이니? 벌써 몸이 근질근질하지 않니? 아빠 있다고 눈치 보는 거냐? 하고 싶은 거 있은 해.

인아 (아빠 눈치를 살피다가 민철에게 다가가 슬며시 팔짱을 끼고 민철을 보고 활짝 웃는다)

인아 부 (딸의 모습을 보고 웃다가 민철을 보고) 이래서 품 안의 자식이라는 걸세.

민철 아, 네.

인아 부 집에서 딱딱한 분위기에서 만나는 것보다 이게 좋지 않겠나. 자연을 만끽하면서 같이 산을 오르면 여러모로 좋을 것 같아 여기로 불렀네.

민철 아, 네. 저도 좋습니다.

인아 부 그렇지? 뭐, 아내도 오고 싶어 했는데, 무릎이 안 좋아서. 대신 막내랑 집에서 아마 저녁을 준비하고 있을 걸세. 끝나고 같이 우리 집으로 가자고.

민철 아, 네. 알겠습니다.

인아 부 그럼 가볼까.


인아 부가 앞장서 걸어가고 민철과 인아가 뒤를 따른다.


#186 산 중턱


산을 오르고 있는 세 사람.


인아 부 그래 특전사에 있었다고.

민철 네, 고등학교 졸업하고 5년 정도 복무하고 제대했습니다.

인아 부 그래! 그렇군.

민철 인아한테 아버님도 직업군인이셨다고 들었습니다.

인아 부 그렇지, 육사 교장을 마지막으로 옷을 벗었으니까. 지금은 기업체 사외이사로 재직 중이고.

민철 아, 네 대단하시네요.

인아 (엄지 척) 진짜로 아빠 짱!

인아 부 뭐 너희들이 그렇게 봐주면 나야 고맙고.

민철 아닙니다. 아버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인아 부 아내와 딸들의 희생이 컸지.

인아 아니에요. 아빠가 고생했어요. 물론 전학 한 건 힘들었지만, 아빠 덕분에 저희가 덕 본 것도 많아요.

인아 부 인아가 그리 말해주니 아빠는 감동이다.

민철 부녀 사이가 보기 좋습니다. 아버님.

인아 부 이것도 다 자네 덕분인 것도 있네.

민철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인아 부 자네, 인아의 과거에 대해서는 알고 있지?

민철 네. 알고 있습니다.

인아 사람이 살면서 인생에서 겪는 가장 큰 충격이 이혼이라 하지 않나.

민철 네, 그렇다고 들었습니다.

인아 부 내 딸이 그런 고통을 겪는 걸 옆에서 지켜보니 부모인 나도 맘이 좋진 않았지. 인아도 이혼 후 한 동안 무척 힘들어했고. 본가로 들어오지 않겠다는 걸 억지로 들어와 살라고 했지. 안 그럼 내 맘이 놓이지 않겠더라고. 그나마 가족과 다시 어울려 사니 조금씩 회복되는 건 같았는데, 전처럼 밝은 모습을 보기 힘들었어.

민철 (고개를 끄덕이며 인아를 본다)

인아 (머리를 쓸어 넘기며 바닥을 본다)

인아 부 그러다 자네를 만나면서부터 조금씩 바뀌더라고. 요즘 딸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 그래, 내 딸 인아는 이렇게 밝고 웃음이 많은 아이였지. 싶은 거야. 그래서 자네한테 고마워. 내 딸 웃음을 되찾아줘서.

인아 (남은 한 손으로 인아 부의 팔짱을 낀다) 아빠.

인아 부 (지긋한 눈으로 딸을 보고 민철을 향해) 아빠는 요즘 네가 행복해 보여서 좋아요.


#187 인아 집


거실로 세 사람이 들어온다.

주방에 있던 인아 모와 선아가 나온다.


인아 모 오셨어요?

인아 부 예. 인아 남자 친구도 같이 왔어요.

인아 모 (민철을 보고 좋아서) 어서 와요. 그쪽은 몰랐겠지만, 저와 남편은 전에 교회에서 한 번 봤어요.

민철 아, 아! 네! 인아가 예쁜 게 어머니를 닮아서 그런가 봅니다. 아버님도 미남이시고.

인아 모 호호호, 젊은 친구가 어쩜 말을 이렇게 이쁘게 할까.

선아 안녕하세요? 저희도 전에 교회에서 뵀죠?

민철 아, 인아 여동생 선아 씨? 동생 분도 뭐~~~

선아 (웃는다)

인아 굳이 씨 자 안 붙여도 돼요. 그냥 이름 불러요. 오빠.

선아 네, 그러세요. 오빠. 아니 형부라고 해야 되나? 하하.

민철 어, 글세. 그냥 편한 대로 불러~~ 요.

인아 부 그럼 먼저 씻고 저녁 먹자고.

민철 네.


#188 주방


인아 모 차린 건 없지만 맘 껏 들어요.

민철 (식탁에 차려진 음식들을 보고) 차린 게 없긴요. 아주 진수성찬인걸요. 어머니.

인아 부 자, 들지.

인아 오빠, 많이 먹어요.

민철 응. 인아도 많이 먹어.

선아 (인아 따라 하며) 오빠, 많이 먹어요. 에휴, 나도 빨리 남자 친구 만들어야지.

인아 (선아를 노려본다)

선아 왜, 그런 눈으로 봐? 그냥 부러워서 하는 소린데.

민철 (음식 하나를 집어 먹는다) 인아 요리 솜씨가 어디서 나왔나 했는데, 어머니한테서 나왔나 봅니다. 아주 맛있네요.

인아 모 그래요? 입맛에 맞는다니 다행이네요.

선아 형부, 그건 제가 만든 건데.

민철 아, 그래! 맛있어 잘 먹을게. 처제.

선아 처제.

민철 그런데 아버님, 어머님은 어떻게 만나셨는지?

인아 부 육사 동기 여동생. 첫눈에 반해 엄청 들이댔지. 아내가 그때 인기도 많고 눈이 높았거든. 다른 경쟁자를 제치고 결국 나랑 결혼했지. 그리고 지금 인아 나이에 인아를 낳았고, 몇 년 후 선아가 태어났어. 군인 아내로 참 고생이 많았지. 내가 그 점에 대해서는 아내에게 미안한 게 많아.

인아 모 당신은 새삼스럽게 그런 말은.

인아 부 사실은 사실이니까. 당신 내조 덕분에 별까지 달았으니까.

선아 내가 이래서 아빠 같은 남자랑 결혼하고 싶다니까.

인아 부 선아야, 세상에 아빠 같은 사람은 나 하나다. 그런 생각 말고, 그냥 성품 좋고 책임감 있는 남자면 만나 봐.

선아 네, 알았어요. 아빠.

민철 (먹으며 웃는다) 집안이 아주 화목합니다. 아버님.

인아 부 그리 보이나?

민철 네.

인아 부 그리 말해주면 고맙고. 자네도 그런 가정 만들 거지?

민철 네, 그래야죠.

인아 모 제가 보기에 그럴 거로 보여요.

인아 (엄마 말에 상기된 얼굴로 민철을 본다)

민철 (머리를 긁적이며) 아,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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