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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코 Aug 17. 2023

몹시몹시

꿈다락 문화예술학교, 바다몹시몹시 글(가사)쓰기 2기 시작. 몹시몹시 난 센치해졌다. 이 프로그램 참여를 위해 저멀리 창원에서, 금정구에서, 요 가까이 남구에서 참여자분들이 오신다. 멀리서도 오고싶은 수영구 인가보다. 나도 학창시절 때부터 마음이 쉬고싶을 때 광안리를 찾곤했다.


청년-중장년층 19세~64세까지 모집하는데 이번 기수도 골고루 신청을 해주셨다. 전체 기수를 다 참여하고 싶어하는 분들이 꽤 계시고, 프로그램의 의도를 알아봐주시고 좋게 생각해주시니 반가운 마음이 든다. 이런 반가운 보람으로 이런 일을 한다.


오늘은 참여자 분 중에 낯이 익은 분이 계셨는데, 알고보니 대학동기였다. 지역에서 공간을 운영하다보니 학연,지연,혈연 참 많이 얽힌다.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들의 인생이 얼마나 혹독한 것인지, 서로가 격하게 얽히고 섥혀 있음을 피부에 와닿도록 느낀다.


좋았던 사이, 나빴던 사이 다 드러난다. 어떨땐 누군가의 옛 애인의 소식도 알게된다. 무조건 나는 모르는 척이다. 누군가의 원수의 소식도 나는 알게된다. 하지만 난 아무것도 모른다.


우리 공간은 이웃들의 수다방이 된지 오래다. 오늘 광안리에 대한 추억을 나누면서 참여자 분이 눈물이 보이셔서 모두 함께 마음으로 울었다.


광안리는 참 친근한 바다다. 이 바다는 다른 바다와 다르게 편하게 슬리퍼 끌고나와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같은 존재이다.


눈물이 나는 이유를 너무 알겠더라.

나도 울면서 광안리를 많이 걸었으니까.


9월 광안리에서의 무언가를 준비하게되어

장현정 작가님의 바다의 문장들1을 구매했다.

책을 읽다보니, 진정한 장소는 결코 지도에 나오지 않는단다. 그렇지. 로컬인들만 아는거지. 진짜 소중한건 나만 알고싶어 발설하지 않는 법이니까.


풋풋했던 우리 공간이 이제는 모든 이들의

얽히고 섥힌 인생사를 담는 장소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나의 영혼은 여기서 성장하고 있고, 늘 공간과 함께 하고있다.  


내일은 문체부 성인지감수성에 대한 FGI 참여로 새벽기차를 타고 서울을 간다. 성인지감수성?? 갑자기 음악 돈안되니 시집이나 가서 편하게 살아라고 했던 어떤 어른의 말이 생각난다. 과연 시집은 편한 길인가....? 어쨌든 서울은 2시간만 있다가  바로 부산으로와 레슨 하나를 하고, 신나는 연습실집들이(?)를 가야한다. 매일 바쁘다. 하지만 언제든 나는 모든 걸 접을 수 있는 용기도 있다. 인생 까짓것, 가보는데까지 가보기로 했으니 일단은 마라톤 중이다. 달렸다, 걸었다, 쉬었다 하는 중이다.


세상은 내가 마음먹어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볼수있는 것들이 정해진다. 내가 마음을 넓게 가질 수록, 더 많이 보이고 더 느낄 수 있다.


나는 누가 머라해도 이 업계에 종사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이 자랑스럽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 AI가 못해낼 일들을 하고 있는 사람들. 너무 멋진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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