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겨울 Dec 26. 2016

가을 일기

전자 저울에는 48이라는 숫자가 뜬다. 미쳤군. 이라고 소리내서 말했다. 말이 살찐다는 계절인데. 지난주 토요일에는 뱀이 나오는 꿈을 꿨다. 처음 본 뱀이었지만 배고파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배고파 하는 뱀의 목을 쥐고 우유가 든 컵 속으로 밀어넣었다. 딱히 달리 먹일 게 없었다. 그날은 술을 많이 마셨다. 커다란 말을 한 입에 삼키려는 뱀처럼 마셔댔다. 왜 삶에 그런 일들이 자꾸 생길까. 어디다 물을 데가 없다. 삼킨 말이 여태 소화가 안 된다. 말이 살찐다는 계절인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