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 디자인과 그 너머의 이야기 35. 시오트
Designer: Ennio Chiggio 엔니오 치기오 (b.1938-d.2020)
Manufacturer: Lumenform
Year: 1973
Optimistic. 사전적인 의미로 ‘낙관적인, 긍정적인’이라는 뜻이다. 1950년 후반에 이르러 1970년대 초반까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20세기 중엽의 디자인 스타일을 설명할 때 빠질 수 없는 표현 중 하나가 아닐까. 무채색, 미니멀리즘으로 정의될 수 있는 다소 차갑고 차분한 무드의 19세기 초반의 모더니즘은 세계 1, 2차 대전을 겪으며 ‘미드 센추리 모던’이라 불리는 디자인 경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무기를 위해 사용되었던 다양한 기술력과 발전된 대량 생산 능력이 전쟁 후에 나타난 미래에 대한 희망적인 태도와 접목되면서, 실용적이면서 위트 있는 색감과 모양을 겸비한 ‘낙관적인 optimistic’ 디자인의 ‘미드 센추리 모더니즘’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또한 ‘space age(1957~)’라 불리는 실험적이고 혁신적인 디자인을 추구하는 흐름과 함께 신소재를 활용한 무궁무진한 디자인 가능성이 열리고, 예술가들의 낙관적인 태도는 그들의 작품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드러나게 된다.
예술에 기술을 접목시킨 키네틱 아트 Kinetic art를 연구하며 조명, 전기공학, 가구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었던 Ennio Chiggo는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반영한 조명 Ciot을 디자인했다. 루마니아어로 Ciot는 나무의 밑동, 그루터기를 뜻한다. 엔니오가 실제로 그 의미를 가져와 디자인에 적용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사선으로 잘려나간 둥근기둥이 나무 그루터기를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메탈 원기둥과 반구형의 반투명 플렉시글라스 plexiglass가 마치 곡예를 하듯 메탈 바 하나에 사선으로 연결되어 시각적으로 긴장감을 일으킨다. 플렉시글라스는 유리처럼 투명한 특수 아크릴 합성수지로, 일반유리에 비해 가벼운 고품질의 아크릴이다. 가벼운 소재라서 반구체 쉐이드의 아래쪽 스틸 부분만으로도 둥근 기둥과 고정이 가능하다. 원기둥에 위치한 전구의 빛은 플렉시글라스에 맺혀서 부드럽고 따스하게 흘러나온다. 철제 원기둥 베이스는 블랙과 화이트 도장으로 칠해진 두 가지 버전이 있으며, 현재 새로운 모델은 더 이상 생산이 되지 않아 빈티지샵에서만 구매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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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designer
이탈리아 나폴리 디자이너 Ennio Chiggio. 아트, 디자인, 음악 분야를 섭렵하며 종합예술인이라 여겨질 만큼 독특한 커리어를 가졌다. 그는 베니스에서 건축 수업을 받으며 기술과 예술을 공부하였다. 1959년에 설립된 Grouppo Enne(N)에 합류하였고 Biasi, Costa, Landi, Massironi와 함께 형태 심리학에 집중하여 옵티칼 구조, 투명도, 색깔 있는 빛을 이용한 키네틱 이미지 분야를 연구했다. 그 후 1965년 ‘Nuove Proposte Sonore’ (New sound proposals)이라는 실험적인 음운론 그룹을 창설해 전자 및 합성 음악으로 사운드 개체를 제작하기도 했으며 동시에 1964년부터 1977년까지 전기기계, 가구, 조명, 유리 및 조명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밀라노의 제품디자인 협회(Industrial Design Association)에 많은 기여를 했다. 1980년에는 베니스 아카데미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역사적인 아방가르드 행동에 대한 연구를 하면서 아트 선언문에 대한 기호학적 리서치를 심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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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 디자인과 그 너머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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