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골뜨기 Oct 03. 2020

동무야, 반갑다

어깨동무

동무야, 반갑다. 

동무라는 말은 '늘 친하게 어울려 다니는 사람'이라는 순 우리말이야. 무척 다정다감한 이 말을 북한에서 '혁명을 같이 한 사람'이라는 뜻으로 사용하자 남한에서는 일부러 사용하지 않게 되었지.

참 슬픈 일이야. 한글조차도 이념 때문에 남과 북으로 갈려야 하다니! 

하여튼, 난 어깨동무가 그립다.


동무란, '등긁이' 같은 것. 

등이 가려우면 누군가가 긁어줘야 하지. 사람이 살다 보면 때때로 몸이 가려울 때 있어. 가려운 몸을 스스로 긁어서 시원하게 할 수도 있지만, 어떤 부분은 도저히 손이 안 닿는 곳이 있지. 일테면 두 손을 아무리 뒤로 젖혀도 미치지 못하는 어깻죽지 사이 등골처럼 말이야. 내 등을 스스럼없이 내보일 동무가 있는 것은 참 흐뭇한 일이야.


사람들은 마음이 가려워서 말하고 노래하고 그림 그리고 글 쓰나 봐!

동무란 맘이 가려워 부대끼는 친구의 몸짓을 돌봐주고 들어주고 받아주지. 이는 그 몸짓에 대한 마지못해 대응하는 부담이 아니라, 동무의 마음을 고스란히 보듬는 우정이야. 서로 드러내려고만 바둥거리는 이 세상, 묵묵히 들어주고 봐주는 것이 더 큰 재능이자 배려인 것 같아.

동무야, 오늘도 내 가려운 맘을 네게 들이대는구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