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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골뜨기 Jan 11. 2024

올해도 벼농사 잘 지어주세요.

2024년도 이천시 「새해농업인실용교육」 '벼농사' 강의 

해마다 새해가 되면 농업기술센터는 읍면동을 순회하며 농업인을 대상으로 영농교육을 합니다. 교육을 받으러 오신 분들은 평균 연세가 70세이고 평생 농사를 지으셨기에 알만큼 아시지만 매년 우리 교육을 받으시러 오십니다. 그 열정과 열심에 고마운 맘과 보답하는 맘으로 강의자료를 성심껏 준비하고 강의에 진심을 담고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오늘 벼농사 강의를 맡게 된 이천시농업기술센터 기술보급과장 박종인입니다.

농업은 세상에서 가장 귀한 직업입니다. 그리고 여기 오신 농업인 여러분은 대한민국 국민에게 맛있는 밥을 제공하는 아주 막중한 사명을 갖고 계시죠. 작년에 벼농사를 잘 지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리고 올해도 벼농사 잘 지어주시기를 당부드리면서 2024년 벼농사 교육을 시작하겠습니다.


작황

지난해 이천시의 벼 재배면적은 7천 ha 정도 됩니다. 전체 쌀 생산량은 약 3만 7천 톤이고 10a당 쌀 생산량은 522kg입니다. 단위면적인 10a는 300평인데요 이 면적에서 522kg가 나왔으며 이는 그 전년과 같은 수치입니다. 쌀 수량이 500kg 이상이면 괜찮게 나온 겁니다. 지난 10년간의 평균은 507kg이니 작년의 쌀 생산량은 지난 10년간에 비해 15kg이 더 나온 셈입니다. 매년 그렇지만 이천시는 경기도보다도 많고 전국보다도 항상 많게 나옵니다.


벼 생산량을 결정짓는 요인은 5가지입니다. 품종, 지역, 재배, 수확, 기상이죠. 이중에 품종은 해들과 알찬미고 지역은 중부 평야지며 재배방법은 표준매뉴얼이 있으며 수확은 조생종인 해들은 9월 상순, 중생종인 알찬미는 10월 상순에 합니다. 이들 4가지 요인은 해마다 차이가 거의 없습니다. 차이가 있는 것은 기상이죠. 기상은 해마다 차이가 있으며 이 차이가 벼 수량에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기상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기상

지난해 이천시 벼 생육기간인 5월부터 9월까지의 기상은, 기온도 그렇고 강수량도 그렇고 예년보다 조금 높았고 많았습니다. 농업 용어 중에 '기후생산력지수'라는 게 있습니다. 이 지수는 벼가 이삭을 팬 후부터 수확하기까지의 기온과 일조시간 등 기후와 작물의 생산력 사이의 상관관계를 나타내는 수치입니다. 

출수 즉, 벼 이삭이 나오는 때로부터 40일간의 기상은 벼 품질과 수량에 매우 밀접한 영향을 끼칩니다. 출수일을 8월 15일로 설정하여 지난 10년간의 기후생산력지수를 보니 가장 높은 해는 2015년이 1.2이고 가장 낮은 해는 2017년 0.6입니다. 지난해는 얼마일까요? 1.0입니다. 지지난해도 마찬가지로 1.0입니다. 수치와 같이 실제로 생산량도 지난해와 지지난해는 같은 522kg입니다. 기후생산력지수가 생산량과 얼추 맞다는 확인할 수 있죠.


벼가 여무는 9월의 기상은 벼 생육에 매우 큰 영향을 줍니다. 지난해의 이천시 9월 기상을 보니 좀 특이합니다. 2022년보다 2023년의 강수량이 25mm 적은데 비가 온 날은 오히려 7일이나 더 많습니다. 2023년은 한 달의 1/3 이상인 12일이나 비가 온 날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해 뜬 날이 적었고 일조량도 적었습니다. 다른 조건상 작년은 재작년보다 수확량이 더 많을 수 있었지만 실제로는 두 해가 같은 수확량을 보인 까닭입니다.


벼 생육에 지장을 주는 기상장해 중에 고온장해를 살펴보겠습니다. 이천시에 기상관측소가 생긴 것은 1972년입니다. 이 이후로부터 2023년까지 온도 중에 가장 고온인 해를 5위까지 조사해 보니 그중에 3번이 2010년 이후에 발생했습니다. 가장 더웠던 날은 2018년 8월 1일, 무려 39.4도까지 올랐습니다. 이것은 최근에 기온이 더 높아졌다는 뜻이죠. 최근에 온도가 높은 것이 벼에게 무슨 문제가 될까요?


벼는 고온성작물입니다. 온도가 높을수록 잘 자라요. 하지만 무작정 온도가 높다고 좋은 것은 아니죠. 35도까지는 온도가 높으면 더 좋습니다. 그러나 35도 이상이 되면 좋지 않아요. 식물은 광합성 작용을 통해서 양분을 만들어내지만 호흡활동을 통해서 양분을 소모합니다. 35도까지는 광합성으로 생산하는 양분이 호흡으로 소비하는 양분보다 더 많지만, 35도 이상이 되면 광합성은 감소하고 호흡은 증가하여 생산하는 양분보다 소비하는 양분이 더 많아집니다. 수입보다 지출이 늘어나니 손해죠. 그래서 35도 이상이면 벼에게 좋지 않습니다. 또한 온도가 높으면 수분을 많이 잃게 되고 그러면 벼는 잎 끝이 마르게 됩니다. 이삭이 팬 경우는 이삭이 하얗게 마르는데 이것을 백수(白穗)라고 합니다.


미래 기후 시나리오를 살펴볼까요? 현재인 2020년의 9월 평균기온은 20.4도입니다. 80년 후인 2100년의 9월 평균기온은 23도입니다. 지금보다 2.6도가 오를 전망입니다. 벼 등숙기에 알맞은 온도는 20~22도인데 지금은 딱 알맞습니다. 80년 후는 적정 온도보다 조금 높은 온도를 나타내네요.


기상재해로는 가뭄, 집중호우, 고온해, 냉해, 태풍, 일조부족 등이 있는데 이천시는 이들 재해로부터 안전할까요? 기상재해지도를 통해 위험성을 살펴보니 가뭄, 집중호우, 고온해는 보통이고, 냉해, 태풍, 일조부족은 안전입니다. 대체로 재해로부터 안전한 지대라고 볼 수 있죠. 이것이 이천쌀이 좋은 품질을 유지하는 비결 중에 하나지요. 이천은 농사짓기에 참 알맞은 지역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병해충

작년에 주로 문제가 되었던 병해충을 살펴보겠습니다. 빅데이터란 많은 사람들의 생각입니다. '벼 병해충' 키워드로 빅데이터 분석을 했는데, 가장 많이 나온 단어는 '혹명나방'입니다. 같은 키워드로 2022년을 분석했을 때는 혹명나방은 두 번째입니다. 뉴스 보도를 보니 혹명나방 기사가 2022년에는 201건인데 2023년에는 423건으로 두 배 이상 자주 언급되었습니다. 그만큼 혹명나방이 문제가 되었다는 뜻입니다.


언론에서는 이렇게 계속 뉴스가 나올 때 여러분은 어떻게 해야 되죠? 안내문을 따라 해야 됩니다. 이런 뉴스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거든요. 주의해라, 조심해라, 예방하라 할 때 안내를 따라서 행동하시기 바랍니다. 우리 농업기술센터에서는 병해충을 예찰하여 발생이 예측되면 사전에 예방과 방제를 안내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 우리는 5월부터 혹명나방의 발생을 경고하며 철저한 예방과 방제를 당부드렸습니다.


혹명나방은 우리나라에서 생긴 것이 아닙니다. 중국에서 편서풍을 타고 날아오죠. 지구는 둥글고 회전을 하기 때문에 위치에 따라서 바람의 방향이 다른데 위도 38도인 한반도는 편서풍이 붑니다. 중국 내륙에서 혹명나방이 발생하면 이 편서풍을 타고 혹명나방이 한반도에 옵니다. 중국의 발생상황을 보고 우리는 예측을 할 수 있고 언론 등을 통해 공지를 합니다.

혹명나방이 한반도로 날아오는 때는 6월 중하순이나 7월 중하순이고, 한반도에서 발생이 심한 때는 한 달 후인 7월 하순이나 9월 상순입니다. 피해를 많이 보는 벼는 주로 질소질비료를 많이 줘서 연한 벼이니 질소비료를 적절하게 줘야 하며, 애벌레가 어릴 때 약을 주면 효과는 높이고 비용은 줄이는 겁니다. 피해를 입은 벼는 애벌레가 벼잎을 갉아먹어 잎이 하얗게 변하고 출수와 등숙에 지장을 줍니다.


농수축산신문의 기획 기사입니다. 제목이 '비래해충이 온다'인데요, 기사 작성 날짜를 보니 2023년 5월 26일입니다. 이때는 아직 우리나라에 혹명나방이 보이지 않은 때지만 이런 예측기사가 나왔습니다. 앞서 얘기했듯이 우리는 중국의 해충발생 상태를 보고 비래해충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상황을 예측할 수 있는 겁니다. 기사의 아랫부분을 내용이 "이천시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혹명나방의 발생량도 증가해 올해는 특히 국내로 더 많은 개체가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라고 되어있죠? 우리 농업기술센터가 낸 보도자료를 농수축산신문이 인용하여 기획 기사를 만든 겁니다. 우리는 올해도 농작물 병해충 관련하여 보도자료를 내고 문자로도 농업인 개개인에게 보내줄 겁니다. 우리의 안내대로 따르시면 올 농사도 문제없으리라 봅니다.


품종

이천쌀의 품종이 완전히 바꿨습니다. 예전에 고시히카리, 히토메보레, 추청을 심었었는데 3년 전부터 해들, 알찬미로 대체를 하였죠. 지난해에는 개별적으로 종자를 마련한 것 외에 전체 보급종을 일본 품종 대신 국내육성 품종으로 모두 바꿨습니다. 

해들과 알찬미는 이천시가 농촌진흥청과 업무협약을 통해 공동으로 개발한 품종입니다. 이 두 품종의 지역적응시험을 이천시에서 했고, 품종명도 이천 시민을 대상으로 공모를 통해 선정하였습니다. 해들과 알찬미의 볍씨도 부족함 없이 공급하기 위해 이천시 자체적으로 채종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재배매뉴얼도 작성하여 농가에 나눠드렸습니다. 

해들의 모내기는 5월 5일이고 출수기는 7월 24일이며 벼키는 75cm입니다. 알찬미의 모내기는 5월 25일이고 출수기는 8월 10일이며 벼키는 68cm입니다. 두 품종에 대한 재배재배력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새로운 이천쌀 품종인 해들과 알찬미는 아주 우수한 품종입니다. 진짜로 좋은 품종 맞나요? 이천시 공무원이 이천쌀 좋다고 하면 짜고 치는 고스톱처럼 미덥지 못할 수도 있는데, 해들과 알찬미가 좋다는 평가는 이천시가 아닌 국가에서 인정한 것입니다.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벼 품종은 300종이 넘은데 이들 품종을 나름의 기준으로 등급을 매깁니다. 그 평가항목은 밥맛은 삼광 이상이고, 외관은 심백미나 복백미가 없어야 하며, 도정수율은 75% 이상이고, 2가지 이상 병해충저항성을 가져야 하며, 현장평가에서 우수 이상의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 평가에서 보통의 품종은 '일반벼'이고 일반벼보다 우수한 품종은 '고품질벼'이고 고품질벼보다도 더 좋은 품종은 '최고품질벼'입니다. 대한민국에 최고품질벼는 21종입니다. 해들과 알찬미는 당당히 최고품질벼로 인정받았습니다.


좋은 쌀의 기준 중에 밥맛은 매우 중요한 평가항목입니다. 밥맛은 '식미치'로 표현할 수 있는데요, 식미치는 밥맛, 밥 모양, 밤 냄새, 찰기, 질감을 점수로 나타낸 수치입니다. 0점을 기준으로 -3부터 3까지 평점을 부여합니다. 이천시에서 80% 이상 재배하는 대표적인 품종인 알찬미의 식미치는 얼마일까요? 0.7입니다. 이 수치가 높은지 낮은지 감이 없을 텐데 최고품질 쌀과 비교하여 보겠습니다. 가장 높은 식미치 품종은 영호진미인데 0.75입니다. 두 번째가 알찬미 0.70, 세 번째는 미소진미 0.69, 네 번째는 해들 0.61입니다. 300종이 넘는 대한민국 쌀 중에 밥맛평가 2위와 4위가 이천쌀인 알찬미와 해들입니다. 이천쌀 품종이 좋은 쌀이라고 뽐내도 전혀 억지가 아니죠.


모내기

모내는 시기를 말씀드릴 텐데요. 모내기는 해들은 5월 5일이고 알찬미는 5월 25일입니다. 모내기를 적기보다 일찍 하는 경향이 있는데 서두를 필요 없습니다. 제 때에 모내기를 하시기 바랍니다. 특히 알찬미의 모내기는 5월 25일이 적기니 20일에서 30일 사이에 하시면 됩니다. 옆집에서 모내기를 하니 덩달아 따라서 5월 10일에 하시는 분들 많은데 서두르지 마세요. 버스는 시간이 되어야 출발합니다. 출발도 하지 않은 버스를 타려고 서두를 필요 없습니다. 서두르다 넘어지면 아프잖아요.


모내기를 서두를 필요가 없는 이유를 설명하겠습니다. 모내기를 하는 5월은 아직은 밤에 춥습니다. 벼는 고온성작물로서 15도 이상이 되어야 생육을 하며 13도 이하에서는 생육을 멈춥니다. 더 낮은 온도에서는 저온장해를 입기도 하죠. 지난해 모내기 즈음의 온도 그래프입니다. 주황색 막대는 평균기온이고 파란 실선은 최저기온이며 빨간 점선은 13도입니다. 5월 8일 최저기온이 3.6도까지 떨어졌습니다. 알찬미를 5월 25일에 심어도 되는데 굳이 서둘러서 5월 5일에 심는다면 이는 어린 모를 추위에 내몰아서 혹사하는 것과 같습니다. 


기상보고서를 보니 지난 100년 사이에 여름은 19일이나 길어졌다고 합니다. 연세 드신 분들을 느끼실 겁니다. 어릴 적보다 여름이 더 덮고 길어짐을. 벼의 입장에서 보도록 할게요. 벼의 출수기가 달라졌습니다. 2007년을 중심으로 앞뒤 10년간의 출수기까지의 기간을 살펴봤습니다. 2007년 이전 10년간의 모내기 후 벼이삭이 팰 때까지의 평균 기간은 83일인데 이후 10년간의 기간은 80일입니다. 3일이 줄었습니다. 모내기 후 기온이 예전보다 최근이 더 높은 까닭에 벼의 생장이 촉진되어 이삭이 일찍 나온 것입니다. 이 이유 때문에도 모내기를 서두를 필요가 없음을 말씀드립니다.


벼의 주요 생육단계는 이앙기(모내기), 출수기(이삭 팰 때), 수확기인데 기준은 출수기입니다. 출수기를 고정하고 이앙기를 결정하고 수확기를 예정합니다. 출수기를 유지하려면 기온이 올라서 출수기가 앞당겨진다면 이앙기를 뒤로 늦춰서 출수기를 맞춰야 합니다. 예전보다 온도가 오른 상태에서 굳어 모내기를 서두를 필요가 없음을 다시 말씀드립니다.


드문모심기

벼농사의 재배방식도 시대에 따라 변하는데요 모 심는 간격을 넓히는 추세입니다. 예전에는 1평당 70주를 심었는데 이제는 50주만 심으시길 권장합니다. 이를 드문모심기라고 하는데 이는 거품을 걷어내는 것입니다. 모판에 볍씨를 촘촘하게 뿌려 사용 모판을 줄이면 비용과 노동력을 줄이는 것이고, 논에 모 심는 포기 간격을 넓히면 모가 거리낌 없이 더 잘 자라 결국 이익입니다. 


종자소독

모판에 볍씨를 뿌리기 전에 키다리병 등을 예방하기 위해 을 막기 위해서 종자소독을 합니다. 5년 전까지만 해도 종자소독은 '약제침지소독' 한 가지만 했을 겁니다. 키다리병을 제대로 잡기 위해서는 '온탕소독' 후 '약제침지소독'을 하시기 바랍니다. 이 두 가지 소독을 했는데도 키다리병이 생긴다면 '습분의처리'까지 추가하면 됩니다. 습분의처리는 볍씨에 싹이 튼 후 약제를 표면에 버무려주는 겁니다. 

약제침지소독 한 가지만 한 경우 키다리병 방제효과는 74%입니다. 온탕소독과 약제침지소독과 습분의처리까지 하면 방제효과는 99%나 됩니다. 키다리병을 확실히 잡고자 한다면 이 세 가지 소독을 다 하시면 됩니다.


비료주기

벼 생육기간 중 주는 질소질비료의 양은 7~9kg/10a입니다. 일반 품질의 쌀을 얻으려면 9kg을 주고 고품질 쌀을 얻으려면 7kg를 줍니다. 9kg 이상을 주면 벼는 웃자라서 쓰러지기 쉽고 연약해서 병해충에 약하며 쌀의 단백질 함량이 올라가서 밥맛이 떨어집니다. 밥맛은 쌀에 단백질 성분이 많을수록 나빠지는데 단백질은 벼를 재배할 때 질소질비료를 많이 주면 높아집니다. 그러므로 질소질비료를 많이 주면 단백질 함량이 높아져서 밥맛을 떨어집니다. 밥맛을 좋게 하려면 질소질비료를 많이 주지 말고 적정량만 살포해야 합니다. 질소질비료는 10a당 7kg를 주시길 권합니다.

이삭거름 주는 시기는 벼 이삭이 패기 25일 전 또는 15일 전입니다. 출수 전 25일에 이삭거름을 주면 이삭수가 증가하여 수량이 증가하고 출수 전 15일에 주면 벼알이 알차게 여물어 품질이 좋아집니다. 조생종을 심었거나 쌀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출수 전 15일에 이삭거름을 살포하시기 권합니다.


물관리

벼는 물이 담긴 논에서 자라는 식물입니다. 자라는 데 있어어 많은 물이 필요하지만 항상 물이 많을 필요는 없습니다. 때로는 깊게, 때로는 얕게, 때로는 아예 물을 떼도 됩니다. 벼 생육시기별로 물관리 요령을 살펴보겠습니다.


활착기에는 논물을 5~7cm로 깊게 대주세요. 모내기 후 일주일이나 열흘간이 모 뿌리가 내리는 시기인 활착기입니다. 물을 깊게 대면 물이 모를 지지하여 봄바람에 흔들리는 모를 붙잡아주고요, 밤의 추위로부터 물이 모를 보온해 주고, 물 밖으로 나온 잎을 줄여서 과도한 증산을 막아줍니다. 모 키의 절반 내지 2/3 깊이로 잠기도록 물 깊이를 조절하면 됩니다.


유효분얼기에는 논물을 2~3cm로 얕게 대주세요. 뿌리를 내린 모는 본격적으로 가지치기를 통해 줄기를 많이 낼 때인데 이때는 온도가 높아야 생장점이 활발히 활동하여 새 줄기를 많이 냅니다. 물이 깊으면 낮에 물이 데워지지 않아 온도가 오르지 않는데 물을 얕게 대면 수온이 잘 올라서 벼 생장점이 새 줄기를 많이 만들어 냅니다.


무효분얼기에는 논물을 완전히 떼십시오. 논바닥에 실금이 갈 정도로 10일간은 논물을 완전히 빼는 겁니다. 이것을 중간물떼기라고 합니다. 벼 생육기 중인 7월 초에 논에 물을 떼면 논바닥에 신선한 공기가 공급되고 벼 뿌리는 땅속 깊이 내려 쓰러짐에 강해집니다. 이 시기는 출수일로부터 40일 전부터 30일 전 사이입니다. 6월 말이나 7월 상순 즈음이죠. 


병해충

벼에 발생하는 병해충은 도열병, 잎집무늬마름병, 흰잎마름병, 깨씨무늬병, 이삭누룩병, 벼물바구미, 혹명나방, 이화명나방, 먹노린재 등이 있습니다. 이들 병해충을 잡는 농약은 있지만 약을 주는 것은 최선이 아닌 차선입니다. 사후약방문이죠. 더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것은 유비무환, 병이 오기 전에 병을 예방하는 것입니다.


도열병은 벼가 연약하면 잘 걸립니다. 벼는 질소질비료를 많이 주면 연약해지죠. 그러므로 질소질비료를 적게 주면 도열병은 예방할 수 있습니다. 흰잎마름병은 세균성 병입니다. 이 세균은 물을 통해 번집니다. 논이 물에 잠기지 않도록 배수로 등을 정비하면 됩니다. 깨씨무늬병은 영양분이 부족하면 발생합니다. 양분이 부족한 노후화논이나 모래논인 경우 유기물을 공급하고 객토를 해서 양분이 부족하지 않게 하면 됩니다.


기본방제는 2회입니다. 모내기를 하기 전 모판에 상자처리제를 뿌리는 것이 1 회고, 벼 이삭이 패기 전에 논에  살균살충제를 뿌리는 것이 2회입니다. 병해충이 일찍 발생했거나 많이 생긴 경우에는 기본방제 외에 추가로 한두 번 더 약제를 살포해야 합니다.



도복

벼가 쓰러진 것을 도복이라고 합니다. 봄여름에 벼를 잘 길렀는데 가을에 쓰러지면 너무 속이 상합니다. 벼가 쓰러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벼가 쓰러지는 직접적인 원인은 비와 바람이지만 간접적으로는 벼가 연약하고 병에 걸렸을 때입니다. 질소질비료를 많이 주면 벼는 연약하게 자로고 키가 크므로 쉽게 쓰러지고, 잎집무늬마름병에 결리면 아랫줄기가 약해저서 또한 쉽게 쓰러집니다. 도복을 예방하려면 이삭패기 40일 전에 열흘 간 중간물떼기를 실시하고 도복경감제를 살포하고 벼가 튼튼하게 자라도록 규산질비료를 주시기 바랍니다.



벼농사교육을 마치면서 세 가지를 다시 강조합니다.

모내기 시기는 서두르지 말고 적기에 하고, 질소비료는 많이 주지 말고 정량만 살포하고, 병해충 방제는 안내에 따라 방제하세요. 올해의 벼농사도 아주 잘 지어서 가을걷이 때 여러분들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지어지길기대하면 벼농사 교육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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