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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애그 Jan 21. 2024

꿈에 대한 부채의식

90일 90개의 글쓰기 [1]

[1] 꿈에 대한 부채의식


동생이 이사를 했다. 내가 머무는 곳에서는 지하철 - 기차 - 지하철 - 버스를 타는 대장정을 거쳐야 올 수 있는 곳이다. 동생이 차려주는 브런치와 야식, 김밥을 즐기고 요가를 하니 일종의 여행이 따로 없다. 그러다가 발견한 터무니 책방이라는 독립서점. 이름처럼 터무니 없는 곳에 있다. 뚜벅 뚜벅 담을 넘고 걸어 머무는 2일간 매일 방문했다. 이 곳에서 90일 동안 매일 세 편의 글을 써야하는 흥미로운 글쓰기 모임을 발견하고는 무릎을 탁 쳤다. 아, 우리 집 근처에 이런 공간이 있었더라면. 아쉬움을 둘째치고 잊고 있던 글쓰기에 대한 부채의식이 스멀 스멀 다시 올라오기 시작했다.


오래 전부터 갈증이 쌓여오면 좋아하는 공간에 가서 일기를 갈기고(?) 나면 한층 마음이 개운해졌다. 글을 뱉어내는 공간은 자주 바뀌는 공책이 되기도 하고, 블로그 혹은 나만의 메모장, 구글 독스, 일기 어플 등 기분에 따라, 혹은 쉽게 질리는 내 성격을 반영하듯 조각나 퍼져나갔다.


그러나 마음 한 켠에는 이 기록들을 한 곳에, 꾸준히 엮어서 마침내 한 이야기로 풀어내고 싶다! 라는 욕망이 늘 남아있었다. 애써 우선순위의 하위로 눌러내고 있다가 일종의 트리거가 이 곳에서 작동해버리고 만 것이다.


사실 나에게는 이런 식으로 흐린 눈으로 애써 무시하고 있지만 부채의식을 가지게 하는 꿈이 여러가지가 있다. 아니, 아주 많다. 아무튼 대체로 창작과 관련된 일이다. 이 과정을 넘어 한 권의 책, 한 편의 그림, 음악, 영화들을 만들어낸 수 많은 작가들은 어찌되었든 그 시간을 넘어갔고, 그 이후 새로운 세계로 들어갔다.


결국 스스로 해내는 절대적인 시간은 필수적인 것이다.

90일 동안 매일 세 편의 글을 쓰는 꾸준함은 여태껏 살아온 나의 삶의 패턴과는 거리가 멀기에 부담스럽다.

그러므로 90일(에 가깝도록 노력하는) 90개의 글쓰기를 시작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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