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호크니를 떠올리며
데이비드 호크니에 관한 책을 읽었는데, 좋았다. 그래서 소리 내어 읽었다. 읽는 도중에 글자들이 그림이 되어 서서히 구체화되는 것 같았다. 책을 쓴 작가도 호크니 못지않게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세히 적고 싶은데... 아니, 안 그러고 싶구나...)
아무튼, 호크니가 뛰어난 작가라는 생각은 늘 하고 있었다. 책에도 적혀 있지만, 호크니는 오래 보고 열심히 본다. 그는 3차원을 2차원으로 옮길 때 세계는 더할 나위 없이 풍부해지는 과정을 거친다고 믿는다. 위대한 작가만이 이러한 확신을 가질 수 있다. 위대한 작가는 세계의 창조자... 아니, 그건 과장이고, 음, 세계의 남다른 해석가? 정도는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일한 풍경은 똑같은 풍경이 될 수 없다.
호크니는 주도면밀한데, 유쾌하기까지 하다. 이것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가... 내 숙제다. 나로서는 숙제다,라고 적었다가 지웠다. 이 문장은 옳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의미가 더 정확하게 전달된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터널> 연작은 훌륭한 작품이다. 그 작품들을 대하는, 동일한 풍경의 세밀한 다름을 발견하는 호크니의 의지는, 굉장히 훌륭하다. 그래서 나는 오늘 결심을 한 가지 한다.
'오래 보고 열심히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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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그림이다>
저자: 미술평론가 마틴 게이퍼드